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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33화 - 성전 전야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33화 - 성전 전야 -

개성공단 2021. 5. 6. 01:13





흐르는 듯한 모습으로 양피지에 단어와 이름이 적혀 갔디

기록된 이름은 성녀 알류에노
그 이름이 의미하는 바를 읽은 엘디스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래, 그 얘... 참 골치아픈 놈이로군"




엘프국가 가자리아의 여왕
핀 엘디스는 그 이름을 적으며 노래하듯 불렀다

이름을 듣고 생각나는 것은
프리슬라트 대신전의 그 괴물
신령 아르티아라고 하는 이물질

엘디스 역시 그 모습을 슬쩍 훔쳐봤다
존재 자체가 실수 같은 상대였다
원래대로라면 가장 관계가 되고 싶지 않은 상대이지만

하지만 그 상대가 루기스의 연인이라면 별개일 것이다

하필이면 뭐 저런 걸 좋아하다니
그 답다고 하면 그 다울지도 모르지만

그 사실을 엘디스는 루기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은 것은 아니였다
엘디스가 진좌하는 루기스보다 훨씬 먼 갈라이스트 왕국이였다

그녀는 단지, 읽었을 뿐이였다
그가 뭐라고 지껄이는 지를...



엘디스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먼 곳으로 환영을 보내거나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정령술에도 한도라는 것이 있었기에 말이다

하지만 루기스는 엘디스가 만든 군복을 항상 입고 다녔고
그리고 보다 그 몸이 마성에 가까워졌다
이제 엘디스의 동족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몸이, 손가락이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계속 집중하면 움직임을 읽고 대화를 들여다보는 정도는 쉬울 것이다



그 사실이 엘디스에게는 반가웠다
그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닌, 마성의 곁이다
아무리 기억이나 이성이 돌아왔어도
그 몸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루기스가 마인으로 변하면서
엘디스가 그에게 뿌린 씨앗이 싹텄다
앞으로 조금씩 성장을 이루면
그러는 동안 그는 인간도 아니고 마성도 아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돌아갈 곳은 단 하나

마침내 깃털펜을 내려놓고
엘디스는 의자에 몸을 맡겼다
그녀의 어깨에서 힘이 쭉 빠져나갔다





"마티아 자식, 뭐가 정치 얘기란 거야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도 아니잖아
이래서 인간이란 건 질색이라니까"





그렇게 내뱉고 나서
엘디스는 몇 번 양피지에 써진 알류에노의 글씨를 베꼈다
마티아도 그렇지만, 지금은 이 여자가 더 문제였다

살며시 이름을 향해 가벼운 주술을 시도해 보았다



공감주술
그자와 관계가 있는 물체나 이름을 이용하여
축복이나 피해를 주는 마법이였다
머리나 손톱을 이용해 저주를 내린다는 고전적인 방법도
원래는 공감주술에 속하는 것이였다

이름은 소유자에 가장 가까운 것
덧붙여, 엘디스는 알류에노의 모습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마 충분할 것이다

눈을 부릅뜬 채 몇 마디를 엘디스는 중얼거렸다
대정령의 이름 아래 저주가 그 못브을 드러냈다

순간 엘디스의 손가락 끝이 고통을 호소했다
양피지를 보면 알류에노라고 쓴 부분만이 변하지 않아 있었다




"엘디스 님...!"


"괜찮아, 발레트 불에 데지도 않았어, 그저 튕겼을 뿐이야"





시녀 발레트가 얼른 식힌 천을 가져와 엘디스의 손끝을 았다
발레트는 엘디스 이상으로 신중한 성질이였다
주군이 다치는 것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 같았다




"주술의 반사요? 엘디스 님의 저주를 받아치는 자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놈이 신령이란 것은 거짓말이겠군
그렇다면 수단은 선택할 필요가 있겠어"




어쨌든 루기스가 그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나오느냐를 떠나서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게다가 마침 그녀는 적이다
그렇다면 보다 수단을 더 좋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발레트, 가자리아로 가보도록
아직 마성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어
긿을 잃는 이가 생기지 않기 위해, 중진들에게 타일러야 겠어"


"잘 알겠습니다
사용할 원고를 내일 아침까지 준비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발레트는 깊숙이 고개를 숙이고
그대로 엘디스 방에서 양피지를 펼치기 시작했다

발레트는 아직 왕도에서 움직일 수 없는 
엘디스를 대신해 몇 차례 가자리아로 갔다
그것도 대리가 아니라 엘디스의 모습을 빌려서 말이다

거울의 정령술을 사용하는 발레트는
일정 기간 동안 엘디스의 모습을 사용했다
그 모습으로 발레트는 중진들에게 지령을 내렸다
물론 믿을 만한 중진들에게는 그 사실을 전하면서 말이다

가자리아라고 반드시 반석은 아니다
오랫동안 엘디스가 자리를 비워버리면
좋지 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타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

대리가 아닌 여왕 본인으로 귀국시키는 것은
엘디스가 발레트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증거였다




"아, 그리고 문장교에 몇 명이든 상관없으니 사람을 보내고 싶은데"


"네, 그럴 줄 알고 이미 구해내 놧습니다"


"고마워, 성녀 마티아의 소행과 감시를 햇으면 좋겠어
아마도 그녀도 같은 짓을 하고 있겠지만 말이야"





바레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나서
엘디스는 볼을 가볍게 풀었다
그녀는 정말 우수해, 임무를 수행한다는 능력만 놓고 보면
분명 자신보다 꼭 필요한 인재를 갖추어 줄 것이다

엘디스는 더욱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양피지를 향해 펜을 잡았다
그리고 몇 명의 이름을 적었다

루기스에게 보다 가까운
그리고 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을 그녀들

이름을 손가락으로 몇 번 덧썼다
다만, 공감주술을 쓰는 짓은 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럴 만한 때가 아니기에 



하지만 언젠가 우리들끼리 전쟁을 할 것이다
사랑은 전쟁과도 같으니 말이다

엘디스는 이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카리아와도, 피에르트와도, 그리고 성녀 마티아와도
평상시에는 말을 주고받기도 하고 친분을 쌓기도 했다

세력으로서도 갈라이스트 왕국과 가자리아
그리고 앞으로는 볼버트까지 포함한 보다 긴밀한 관계가 될 것이다

하지만 뒤로는 서로 견제하며 한 발 앞서려고 늘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엘디스는 마티아의 행위에 대해 싫다고
그렇게 말했지만 진심은 아니였다
필시 나도, 그 기회가 있으면 같은 짓을 하겠지

마티아를 나무라진 않겠어
전쟁은 어떤 수단을 동원하든 것이니까 말이야




"루기스, 너는 나를 경멸할까?
하지만 네가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이라면
나는 모든게 어떻게 되어도 좋다고 생각해"





미소지듯, 노래하듯 엘디스는 말했다






비록 동맹관계에 있던 문장교와 가자리아는
밀월 사이였지만 뒤에서는 항상 말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후세에는 기록되어 있다

그 요인이 분명하게 드러난 사례는 없지만 
인간과 엘프라는 종족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고
성녀 마티아와 여왕 엘디스의 개인적 갈등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아마도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대립을 한 것 같다는 것이 추론이였다

하지만 이 시대의 기록은 정직하게 말하면 혼돈한 것이 많다
수많은 기록은 남아 있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허위인지 가리기는 어렵다

아마도 대재해와 수많은 전역에 의해 야기된 혼란에 의한 것일 것이다
이 시대는 대혼란의 시대였다

마침 볼버트 왕조에서의 대마전 역할을 마친
루기스가 갈라이스트 왕국으로 귀환했을 무렵에야
이 시대는 이렇게 불렸다





성전 시대



마성의 현현을 앞에 두고
인류는 결코 손을 잡지만은 않았다고, 그렇게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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