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루이 16세로 전생 프롤로그 본문
202X년 도쿄
"으아아아아아아!!!"
오늘도 오후 11시 30분까지 밤을 새우고 나서야 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외벽에 약간의 균열이 생긴 누더기 아파트, 이것이 우리집이다
내일이 휴일이긴 하지만
최근의 야근이 어깨의 통증을 유발시킨 참이였다
월급에 그만큼의 야근비가 추가되므로
게이밍PC에 필요한 부품값 정도는 벌고 있지만
그래도 몸이 요즘 비명을 지르는 듯한 느낌이다
전철로 20분, 차로 40분, 도보 2시간…
야마노테선 안쪽에 있는 대기업이 나의 직장이다
요즈음 회사내에서 기획이나 프레젠테이션이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어서, 바쁘지 않는 부서가 없다
우리 부서는 사무를 맡고 있지만
이러한 성수기에 들어가면 서류 같은 것에
엑셀이나 워드가 꽉 차 있는 상태로 있는 것이 다반사였다
하... 블랙 기업 같은 곳에 들어가는 게 아니였는데
"인수인계를 전력으로 해도, 곧 이직해버리니 원...."
내 직장은 월급은 높지만, 잔업이 매우 많다는 게 특징
한마디로 말하면, 블랙기업이라는 것이다
이직률은 1년에 40퍼센트...
2명 중 1명은 반년만에 회사를 나간다는 말이다...
올해는 국립대를 갓 졸업한 학생이 들어왔는데
입사한 지 두 달 만에 갑질 때문에 사직해버렸다
게다가 그 사직한 녀석 때문에
일을 떠맡긴 다른 녀석은 전철에 뛰어들고 말았다
우리 회사는 해도해도 너무 한 것 같다
대형 편의점, 대형 광고대행사마다 블랙 기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어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비난을 받고 있는 회사였다
"나도 그만두고는 싶지만....
이제와서 도중에 입사할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이런 회사 그만두면 좋겠다고 생각은 한 적이 있지만
슬프게도 나에게는 다른 기술이 별로 없었다
가진 자격증도 운전면허증과
학생 때 시험 삼아 딴 간호 자격증
이 회사를 그만두면 간호직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동정으로서 독신...
덤으로 나이도 서른을 넘어버렸다…
이런... 외롭구만... 괴로운 현실이야...
"젠장할... 일단 샤워하고 나서 밥이나 먹자"
나는 입고 있던 옷을 세탁기 안에 던져 넣고 샤워기를 틀었고
샤워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을 받으며
샴푸로 머리를 중심으로 쓱쓱 씻어냈다
이런 뜨거운 샤워도 요즘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샤워를 마치고 난 후
소파에 앉아 멍하니 방에 놓여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아아... 벌써 배터리가 다 닳아버린건가?
역시 싸구려 숍의 물건이란 쉽게 닳아지는 군"
100엔 숍에서 산 지 얼마 안 된 시계인데
얼마 안가 바늘이 움직이지 않아 버린 것이였다
역시 싸구려는 안 돼
몇 천엔 하는 디지털 시계를 사는 게 낫겠어
움직이지 않는 시계를 보고 있으면 의식이 희미해져
어딘가 날아가 버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맞다, 저녘 안 먹고 잘 뻔 했잖아
"흠... 저녘 준비라도 해볼까
근데... 재료가 있었나?"
이 아파트 근처에는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술집이 있지만
오늘은 집에서 마시고 싶은 심정이었다
공들여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고 싶기 때문에
간단한 냄비 요리를 만들기로 했다
이 정도라면 뱃속에 집어넣을 수는 있겠지
자 냄비 요리 시작이다
슈퍼마켓에서 68엔에 팔리는 봉지에 담긴
1인분의 소바를 삶는 동안
그릇에 미리 봉지로 판매되는 1인용 소바 국물을 준비
삶은 소바를 체에 찬물에 식힌 후 그릇에 넣으면 가케소바가 된다
하지만 난 이것만으로 만족하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토핑을 좀 더 하기로 했다
먼저 건조미역을 한 움큼 넣은 뒤
튀김 찌꺼기를 아낌없이 그릇에 얹었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 식혀 둔 팩에 포장된 파를 단번에 투하
메밀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파로 다 채운 것을 확인하고 술을 준비
오늘의 술은 따끈하게 식힌 보드카를 베이스로 한 콜라
러시아 콜라라고도 불리는 높은 도수의 술이다
젓가락을 준비하니
눈 깜짝할 사이에 냄비 요리가 완성되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나는 메밀 국수를 한 입 후루룩 거렸다
음, 건조하면서도 양념이 잘 되어 있군
이어 국수, 미역, 파, 튀김 순으로 입속에 쑤셔넣고
술잔을 집고는 술을 위 속에 쑤셔넣었다
튀김 찌꺼기와 파의 아삭아삭한 느낌이
소바를 한층 더 맛있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술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소바가 들어 있던 덮밥이 텅 빈 것을 깨달은 것은
날짜가 바뀐 오전 0시 20분쯤이였다
".......뭐야, 아직 0시 20분인가...
게임이나 조금 하다가 잘까..."
좀 취한 것 같지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덮밥과 젓가락을 싱크대에 놓고
살짝 씻은 후 의자에 앉아 게이밍 컴퓨터를 켰다
요즘 나는 역사 시뮬레이션에 빠진 것 같다
근세부터 현대까지
실제 역사에 등장한 국가가 즐기는 역사체험 시뮬레이션 게임
'하드 오브 블로우 포스(Hard Of Blow Force)' 줄여서
'호브프(HOBF)'라는 게임을 즐겨 하고 있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플레이하고 있는 것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게임이였다
32GB 분량의 메모리를 소비하는
무시무시한 게임이지만
그 만큼 사실에 근거한 이벤트나
경제·군사 상황 등을 자세하게 지시할 수 있는 게임으로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과 국가 운영 게임의 양쪽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 게임 덕분에 근세 유럽의 정세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었고
그럭저럭 나는 이 HOBF를 평일에도 2시간
쉬는 날은 반드시 5시간 이상 플레이하고 있었으므로
누적 게임 플레이 시간이 그저께로 1000시간을 넘어섰다
자, 오늘 플레이 할 것은 근세의 프랑스 왕국...
이것을 왜 정했냐고?
글쎄, 아까부터 마우스 커서가 프랑스말고 움직이지 않더라고
프랑스 왕국으로 하드 플레이하라고 시키는 거야 뭐야?
아니면 그저 내가 취해서 그러는 걸지도?
어쨌든 프랑스 왕국 이외에는
마우스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으니까
이대로 진행해보자
게임 개시 시각은 근세로...
나머지는 랜덤 이벤트 모드를 선택…….
근데 마우스는 제대로 움직이려나?
이 게임은 국가를 선택하면
그 국가에 관한 설명 등이 나오는데
마침 프랑스의 국가(國歌)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국가를 듣는 동안 점점 졸음이 밀려왔다
이런 취기가 벌써 밀려오는 건가
나는 파도에 흔들리는 배 안에 있는 듯
흔들거리는 의식 속에서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알 수 없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고
말투도 톤도 별로 높낮이 차이가 없는 듯했다
"말려들게 해서 미안하지만...
프랑스 왕국을 구해주지 않겠어?
나에게는 남긴 일이 있고, 그것을 당신에게 맡기고 싶어
아무래도... 도저히 미련을 떨칠 수가 없어서 그래... 부탁이야..."
흠...
이것은 분명 잠든 직후에 꾸는 꿈이겠지?
아니면 동영상 사이트를 잘 못 건든 것일지도
술에 취해 있었으니까, 그 정도 실수는 할 수 있었겠지
그렇게 생각한 직후
나의 의식은 흰 빛 속으로 싸여갔다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건
아마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게임
하츠 오브 아이언(Hearts of Iron)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즐겨하는 게임이거든요
다만 이 게임은 제2차 대전 시기를 다룬 게임으로
근세는 아마 빅토리아(Victoria) 시리즈 일 겁니다
요번에 3이 나온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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