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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645화 - 과거를 아는 것이란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최종장 신화혈전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645화 - 과거를 아는 것이란 -

개성공단 2021. 7. 30. 05:58

알류에노... 아르티아의 몸이 갈라이스트 옥좌에 당도했다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 땅은 자신의 주군을 떠올릴 것이다



누가 이 땅을 발흥시키고 누가 찬란한 문명을 일궈냈는가
누가 이 대륙에서의 패권을 인류의 수중에 넘겼는가

인류신화 아르티아
신앙의 중심지인 왕도는
주인을 맞이하여 본래의 모습을 떠올렸다
왕도는 제도로 돌아가고 시대의 톱니바퀴는 거꾸로 갈 것이다

황금빛 눈동자가 아름다운 색채를 띠었다




"......용이, 거인이, 정령이...."




그녀의 입술이 발하는 것은 노래의 한 구절
현대에는 상실되어 전해지지 않았던 마법이
알류에노의 체구를 거쳐 부활하고 있었다

오래된 노래, 신화 시대의 인류가 지었던 시




".....사랑스러운 너의 아이를 유괴해 갔노라
너의 아이를 먹고 짓밝고, 뭉개고 갔노라....."




쾅, 하고 꺼림칙한 소리가 울렸다
그것은 악의가 마력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였다

그것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청렴하고 맑았고
투명한 반짝이는 물이 알류에노 주위를 뒤덮는 것처럼 보였다
그야말로 순전히 마력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러나 피에르트는 이를 보고 이를 갈았다고
몇 초 동안 의식이 끊겨벼렸다




순수한 마력을 발하는 술식은 있을 수 없다
마법도 술식도 본래는 혼탁한 것

둘 모두 마력이라는 소재에
계약이나 술식을 혼합하고 속성을 넣어
자의적인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였다

때로는 파괴, 때로는 연소, 때로는 방어
엘프가 사용하는 주술이나 축복도 성질이 다소 다르지만 근본은 같다

그럼 왜?
대체 왜 마력을 가공하려 하는 것인가?
그에 대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순수한 마력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방향성이 없고 제어가 불가능하며 대상을 정하는 것도 어려움
오발을 반복하는 대량의 화약이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이다

마법사나 술식사의 수완은 어떻게 가공을 하는가의 것

그러나, 알류에노가 사용한 그것은 달랐다



옛 시절부터 다시 현대에 기어나온 것 같은 일그러짐으로
그녀는 순수한 마력 그대로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피에르트는 심장이 강하게 쑤시는 것을 느꼈다

알류에노가 발하는 마는....
단지 마성을 멸종시킬 의지만을 가지고 있는 마였다...



"카리아"


"알고 있어, 가자고!"



 
피에르트의 입술은 무의식적으로 카리아를 부르고 있었다
엘디스에게도 동시에 눈짓을 했고
브루더와 아가토스가 목소리를 내는 것도 보였다

한 발을 내딛는 순간 피에르트는 생각했다

정말이지 여기에 루기스를 데려오지 않길 잘했다
상처받은 그를 치유한 후 잠들게 하길 잘했다
그는 분명 이 일에도 정면으로 맞서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악의는 왔다




"우린...... 그 녀석들을 결코 용서할 수 없어"




알류에노는 옥좌에 앉은 채 마력을 용솟음치게 했다
그것은 조금씩 형태를 바꾸어 그것들은 침입자들에게 다가왔다

그것은 많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반드시 만지는 것만으로 마성을 죽일 수 있게 할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영락없는 악의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분명 고시대 아르티아가
온갖 마성을 엎드리게 한 것은 이 힘이었으리라고 피에르트는 직감했다

마성을 죽인 것.... 즉, 인류의 악의...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짓밟히고 강탈당해
연명하던 생명은 어느덧 증오마저 초월한 악의를 갖기에 이르렀다
마성의 가축이었던 시절 인류는 계속 생각한 것이였다

그들을 멸망시킬 방법은 어디에 있는가
그 괴물들을 멸종시키는 자가 어디에 있을까

용사도, 인간왕도, 대영웅도 그 의지의 끝에 생겨났다
인류가 마성에 대항하기 위해 원해서 그들은 만들어진 것이였다

아르티아는 그 의지의 현현자
스스로 일어나, 스스로 의지를 완수한 것
그녀의 몸을 가진 알류에노는
인류신화, 인류의 악의를 다시 체현해내는 것이였다




"흐.....으으읔"




눈앞에 다가온 마력은 수많은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마성에 가로막혀 온 수많은 영웅, 수많은 용
즉, 인류의 역사 그 자체였다

피에르트는 수탈의 마안으로 마력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극히 순수하고 끝을 알 수 없는 힘에 압도당할 것만 같았다




"과거가 현재의 우리에게 덤비겠다고?
현재를 사는 우리의 고난 따윈 알지도 못하면서!"





인간의 소용돌이가 터지고
피에르트는 신음하듯 이를 갈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저들을 그냥 둘 수는 없다
내가 무력해진다면, 이 자리에 선 의미가 없다
피에르트는 그런 결의마저 품으며, 두 눈을 부릅떴다

곧 체내의 마력은 포화를 일으켰고
육신이 삐걱거리며 마력에 침범당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혼마저 마의 압력에 찌그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피에르트에겐 굴복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내장이 충격을 받은 탓인지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도 계속 눈을 부릅떴다




"루기스를 구하지 못한 당신들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요
당신들은 현재만을 보며,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면서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과거를 떠올리려 하지 않는 거겠죠"




무서운 일이었다
알류에노의 말 하나하나가 악의에 차 있었던 것이였다

증오와는 다르다, 비웃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녀는 더럽지 않은, 순수한 악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것은 반드시, 단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현재를 사는 너희들의 고난?
루기스의 마음도 모르면서,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 건가?"




알류에노가 말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마력이 피에르트의 영혼을 침식시켰다
눈이 욱신거렸고, 마력을 수탈하고 있어야 할 눈이
다른 광경을 보고 있었다

아... 그런 것인가
피에르트는 한 가지 사실을 알아챘다

이 마력도 완전히 순수하지는 않다
알류에노를 통하는 거니
그녀의 영혼이 섞여 있는 마력인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알류에노가 보았던 것



신기했다
마치 환상이 떠오른 것 같았다
그녀가 마치 무수한 기억을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알류에노의 기억 속에서 역사는 탁류처럼 흘러갔다
찬연한 빛을 가지는 일도 있는가 하면
더럽혀짐으로 가득 찬 역사도 있었다

소나기 같은 슬픔도 있고, 빛 같은 기쁨도 있었다
아아, 세계는 얼마나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는가
그런 감회마저 갖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피에르트가 본 것은 이 뿐만이 아니였다



알류에노의 기억 중 가장 많았던 광경은 루기스의 모습이였다
그의 시선은 늘 그를 쫓아다니고 있었고
이것은 그녀가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행복도, 애정도, 모든 것이 거기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피에르트는 루기스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알아챘다
영락없는 그의 모습, 다소의 차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피에르트를 바라보는 눈동자만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랐다

공범자로서 모종의 친밀감마저 보이는 얼굴이 아니였다
생사를 같이한 관계의 시선 또한 아니였다
서로 신뢰한 동료도, 또 함께 곁에 있던 것을 보는 눈빛이 아니란 것이다

그것은... 마치 증오할 적이라도 보는 것 같았다




싫어, 싫어, 싫어, 아무 말도 하지 마, 눈도 감겠어
무서워, 메스꺼워, 추워, 꺼림칙해, 거짓말이지?
그럴리가 없어, 그래 이건 그냥 저주야, 그만해
무너져 버릴 것 같아, 목을 쥐어뜯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야

무덤처럼 고요한 밤 속이었다
모닥불에서 불꽃이 튀었고, 그는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표연한 모습만이 지금과 다르지 않은 것이였다




"적어도 나는... 당신같은 인간은 좋아할 수 없을 것 같군, 마법사 씨"




피에르트는 진심으로
이 자리에 루기스를 데려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옛날에 번역 초기에

만약 히로인들이 루기스의 이전 세계에 있었던

자신들의 행실 같은 것을 알게되면 어떻게 될까...? 라는 게 많았었는데

미쳐버릴 거다 뭐 이런게 많았죠

 

현재까진 거의 등장하지 않다가

카리아만 정확히는 모르고, 루기스는 이전에도 자신과 만난 적이 있었다

딱 그 정도만 유추하고, 날 쏘고 가라 대충 이렇게 끝내긴 했는데

카리아나 엘디스 한테도 이런 장면이 비춰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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