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653화 - 이것은 소녀의 아련한 사랑 이야기 - 본문
이해란 그 현상을 지배하는 것이다
힘을 완전히 아는 자는 힘을 지배하고
불꽃을 아는 자는 불꽃을 지배한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알류에노는 생각했다
알류에노에게 있어서
행복은 언제나 도망쳐 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부모는 그녀를 우물에 버려버렸기에 보편적인 행복은 상실했다
고아라는 신분을 얻고서 얻게 된 행복은 어느 정도 였던가
"아하하하하"
그런 게 있었을리가
처음 보살펴 준 언니는
어느 날 창관 앞에서 쥐처럼 죽어버렸다
생활비를 보내준다는 오빠의 편지는 반년도 못 돼 끊어졌다
양부모인 나인즈조차
머지않아 자신에게 손을 내밀 수 없게 되었다
고아라는 신분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다음날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아들은 머지않아 둘로 분류되게 되었다
지금만의 가냘픈 희망을 보게 되느냐
진흙처럼 무기력해지느냐다
아뤼에노는 후자였다
어떻게 보면 다행인 것 처럼 보이겠지만
그러다 보면 어느새 또 흙탕물에서 죽는 것이였다
뭐 어때
인간에게는 분수에 맞는 것이 있다
남의 비웃음을 받고, 조소를 받고
그렇다고 일어선다는 생각을 안해도
그저 살아서 그냥 죽는 것도 인생이란 거니까
맞아, 그랬을 텐데
그가 말했다
"알류에노... 잠깐만 조용히 있어봐"
달과 별들에 비친 넓은 대지와 하늘 아래
골목길에서만 보던 졻은 것이 아닌...
너무 넓은 하늘과 지평선 너머로 이어져 가는 찬란한 별들
빛바랜 세상에 채색을 입히고
황금빛 눈동자에 첫 빛을 입힌 광경
"어때, 나쁘지 않지?
나는 언젠가 모험자가 되어
이 거리를 떠날거야, 반드시 말이야"
루기스가 먼눈으로
그렇게 말한 것을 알류에노는 기억하고 있었다
오직 그만이 진흙탕 같은 과거를 보고 있지 않았고
저 멀리, 마치 지평 앞을 응시하듯 말한 것이였다
알류에노는 그 때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행복하기를 바랐다
지금 이 때의 행복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랐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다
이 여행길이 아무리 추악한
피와 진흙과 죽음의 악취에 찌든다고 해도
몸에서 쏟아질 만큼의 잘못을 거듭하고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은 소녀의 아련한 사랑 이야기
그것이 소녀 알류에노의 시작이자
루기스의 여정의 시작이었으니까
"원전해제"
알류에노는 부드러운 입술을 가지고 말했다
옥좌 사이는 피로 넘치면서도 아직 끝은 나지 않았다
단 한마디의 호통에 혼신의 마력이 깃들었고, 무대는 갖추어졌다
알류에노의 소망은 모두 이때를 위한 것
거인 영웅 프리슬란트
천공 영웅 브릴리간트
정령 영웅 제브릴리스
인류 영웅 아르티아
모두 시대를 통괄하고 상징한 영웅들이였다
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신이 선정한 세계의 장치였다
시대는 이들에 의해 견인되고 숙성되어 결국 멸망할 운명이였고
그들의 영혼이 있는 한 세계는 영웅들의 역사로 봉해지는 법이였다
생각해보면, 카리아나 피에르트, 엘디스 등이
여기까지 도달한 것도 운명일 것이라고 알류에노는 생각했다
과거의 영웅들을 계승하는 그들이기에 아르티아에 대적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필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영웅은 사라졌다
원전을 잃고 원초의 악에 죽음을 당하고
차세대의 영웅인 헤르트 스탠리조차 사라진 것이였다
이젠 이 세계엔 장치 따윈 없다... 그렇다면...
자, 운명과 세계에 혁명을 해보는 거야
알류에노의 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오랫동안 쌓여온 마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고
왕도가 맥동하면서 그녀를 위해 모습을 변화시켰다
오래된 환상
아르티아 신화시대의 왕도
이제는 더 이상 멈출 수 없었다
루기스뿐 아니라
피에르트와 엘디스까지도 눈을 의심한다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눈 앞의 모습에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본 적 없는 빛이 알류에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극한으로까지 집약된 빛의 다발은
맥동하면서도 그녀 안에 소용돌이치고 있었으니...
하지만 이제 그녀 안에 들어가는 마력은
조금 전까지의 비할 바가 아니게 되었다
원인은 당연했다... 세계가 변화하고 있었으니까
"알류에노, 너...!"
루기스는 자신도 모르게 할 말을 잃었고
내뱉은 말이 목구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루기스, 난 그리 큰 걸 원하지 않아"
알류에노는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결코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닌
감동의 눈물을 눈동자에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였다
"그저 너와 행복하고 싶었을 뿐이야
모든 것을 망쳐서라도 말이지..."
순간, 알류에노의 원전이 울리면서
시대가 장치를 잃고 역류해 가기 시작했다
역사가 새로 쓰여져 가고 있었고
제도로 등극한 왕도는 마력의 범람을 일으키며
주위를 삼키기 시작하고 있었다
"대화가 어떻게는 되는 상대였다면
적어도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텐데"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자, 엘디스"
엘디스와 피에르트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알류에노가 보고 있는 것은 단 한 사람 뿐
나머지는 신경도 쓰고 있지 않고 있었다
"우리에겐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였을까?
루기스, 난 말이야, 처음부터 모든게 잘못됬다고 생각해"
서로 고아였던 일, 불우한 생애서
로에게, 맞지 않는 입장에 있던 일
비록 한순간의 교류가 있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파국이 오고 말았다
그와 그녀의 운명은 결국 깨져나갈 운명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류에노는 생각했다
그런 결말밖에 없다면 그것은 세계 그 자체가 망가진 것
운명 그 자체를 고쳐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아득한 과거로부터 말이다...
그래서 알류에노는 기도했다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달라고...
세상을 과거부터 짓뭉개더라도
자신이 바라는 행복의 현현을 빌었다
다른 모든 것을 멸망시켜서
우리가 마지막 생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복에 집착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약탈하며
모든 행복을 속박해버리는 거야, 그것이야말로 지배이니까
"모든 것을 지배하고 행복해지는 거야
나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다가 죽자, 루기스"
"의도는 기쁘기 그지 없는데
과정이 마음에 안 드네, 알류에노?
난 내 방식대로 널 행복하게 해주겠어"
루기스는 날카로운 두 눈을 한 번 감았다가 금세 떴다
이제 두 다리는 땅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 한순간에도 세계는 먹혀들고 있었다
소녀의 어렴풋한 소망에 의해 잉태된
원전이 세계를 먹어치우고 있었던 것이다
"앗! 루기스!"
외친 건 엘디스였다
그녀는 루기스를 휘감을 뻔한 빛을 검은 주술로 바로잡았고
이에 당연히 피에르트도 반응했다
세계를 증오하는 저주와 만물을 약탈하는 괴물은
소녀의 사랑을 용서하지 않았다
악의와 적의를 서로 맞물리면서 마력이 터져나갔다
그것이 셀 수 없을 정도로 계속되어, 세계를 구워 가기 시작했다
장렬한 광경이였다
이 한 장막만 잘라내도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목격하는 것만으로
절명할 수 있는 마력의 여파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기묘한 일이었다
확실히 알류에노의 힘은 장렬했고
대영웅의 계승자는 원전이 세계를 마실수록 힘을 더해갔으며
신위의 칼은 더욱 더 그 위광을 현란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설령 그 힘이 위대하다고 해도
그녀는 성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마녀와의 투쟁을 거친 마법사와
용사와 상대한 엘프의 여왕이 그렇게 쉽게 길항을 허용할 리 없었다
무엇보다 대영웅과 칼을 맞댄
루기스가 한 번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였다
뭔가 요인이 있다
"피에르트, 엘디스"
루기스가 순간 마검의 끝을 끌며 중얼거렸다
그 자신이 상처받지는 않았지만
주변 공간이 점점 더 그 이상함을 더해가고 있었고
결국 이것에 짓눌릴 것이라고 직감한 것이였다
요컨대, 앞으로 나가아가야 한다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죽지만 말아줘"
그는 그 말을
아직도 자리에 누운 채 있는 카리아에게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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