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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94화 - 믿어주는 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5장 가자리아 내전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94화 - 믿어주는 자 -

개성공단 2020. 3. 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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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돌격하라!"

 

마티아의 목소리가 주위를 울렸다

 

아군이 보답하듯, 포효했고,

사기가 떨어진 적군을 찢어대기 시작했다.

 

이쪽의 전선을 지탱하는 것은

문장교도의 기사들과 소수의 엘프병...

합치면 겨우 150명이 될 것 같았다

너도나도 창과 검을 손에 쥐고,

천이 넘어 보이는 적을 향해 덤벼들었다.

 

이제 이렇게 된 시앙

엘프도 인간도, 성녀 마티아의 호령 아래

혁명의 기치를 살려 적군의 정예를 억누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마지막 주어진 기회였다

 

자신도 모르게 한 숨을 내쉬었다.

 

지난 세계에서 피에르트가 비와 폭풍을

불러들여서 전술의 하나로 썻던 것을 알고 있었다.

작은 규모였긴 했지만, 위력은 실로 엄청났다.

하나의 날씨가 커다란 역사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이런 홍수를 내다니

이것은 지난 세계에선 본 적이 없었는데

 

역시 피에르트 볼고그라드... 천재로 불릴만 해

그렇다고 적들이 완전 무너진건 아니였지만

 

지금 전장은 굉장히 어지러웠다

적군은 많은 병력을 정문으로 이동시켰지만,

측면의 방어가 대단히 허술했고,

전선은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곳곳이 산산조각나 있었다

 

이 점을 극복한다면 승기가 있었다.

반대로, 여기서 적에게 밀린다면

일격에 아군은 붕괴의 길을 걸을 것이다.

 

지금 아군은 필사적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압도적인 적군의 기세에 눌리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며 덤벼들고 있었다

 

하지만 숫자가 너무나도 적은게 큰 흠이였다

 

나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엇기에

전선 끝에 있을 왕국을 눈여겨보며

두 다리에 조금 힘을 주었다.

 

오른손은 망가져 있음이 틀림없었지만

왼손은 여전히 움직임을 알 수 있었다.

 

깊은 호흡을 조금씩 내쉬면서

보검을 왼손으로 움켜 쥐었다

 

"설마, 네놈.

그렇게 저 안으로 뛰어들 생각인거냐?"

 

어깨가 꿈틀하고 흔들렸다.

카리아의 조용한 목소리 였다.

 

"무..물론이지. 이 손으로도 빵은 먹을 수 있다고"

 

통증은 익숙한 일이라며,

상처가 가득한 오른손을 보여주며 말했다.

 

도저히 전력이 된다고는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전장의 모습을 방관하려 하진 않았다

 

"게다가 카리아, 너는 왜 가만히 있는 거야?

네가 무슨 나를 호위라도 하려는 거야?"

 

피에르트가 날씨를 좌우하는 천계의 주인이라면

카리아는 전쟁터의 주인임에 틀림없었다.

 

그녀가 장검을 휘두를때마다

적군의 신체를 여지없이 절단해 나갔고,

전장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은 

누구도 그 모습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는 나를 호위하는 전력이 아니야

그리고 호위는 가치 있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붙어있는 거라고"

 

말을 듣지 않는 오른손을 흔들면서,

카리아에게 말했다

 

그 다음에 돌아오는 말은, 바보 같은 놈 이려나?

아님 매도가 가득한 말이겠지 뭐

그리고 함께 전장으로 향해 주겠지...

 

하지만, 실제로 돌아온 것은 매우 다른 것이였다.

 

"부탁이니까, 그렇게 무리 하지마

제발 몸을 상하게 하는 짓은 그만둬"

 

카리아가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나는 그 뜻밖의 말에

아연실색하여 아무 말도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부탁? 저 여자가 나에게 부탁을?

남에게 명령밖에 할 줄 모르던 저 여자가?

 

발끝에서 머리 끝 까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몰려왔다.

 

"...네놈은 여기 남아라

내가 저기로 뛰어들어서,

네놈이 그토록 원하는 승리라는 것을 가져와 주겠다"

 

카리아의 그 어조는

언제나 쓰던 명령조로, 오만함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은 맹세하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반드시 승리를 가지고 돌아오겠다

그러니까 네놈은 여기 가만히 있어라"

 

카리아는 나를 믿으라고 부탁하면서

나에게서 몸을 떼었다

 

아아, 그런가

여기 있는 카리아는

지난 세계와의 다른 카리아 인가...

 

그녀의 속삭이는 말에

나도 모르게 땅에 주저앉듯이 다리를 무너뜨렸다

 

"...미안해. 더 이상 다리가 움직일 수 없나봐

그러니까...음... 그래, 부탁 좀 할께"

 

슬쩍 시선을 돌리면서 나는 그렇게 말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익숙할 것인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왠지 민망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카리아는 왠지 웃음을 참는 것 같았다

 

"알겠다. 보고만 있거라

네놈이 충분하다고 할 만큼의 승리를 가져오겠다"

 

전쟁터로 향하는 그녀의 등은 묘하게 믿음직스러웠다

이건 마치 영웅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같지 않은가

 

카리아라면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가 칼로 내리친 그 끝에는 반드시 승리가 있었다.

 

"...그래 믿는 거야"

 

그녀의 등이 전쟁터로 사라진 순간

소리 없이 가슴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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