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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97화 - 새겨진 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5장 가자리아 내전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97화 - 새겨진 말 -

개성공단 2020. 3. 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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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의 가슴속에 떠 있는 것은

틀림없는 향략이였다

 

몸 안쪽에서 기어나오는 힘은 끝이 없었고,

사지에는 살을 에는 듯한 정기가 넘쳐나왔다

지금까지 없던 고양과 만능감이 온몸을 덮고,

이제 그 몸은 마수라는 틀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공허함이 있었다

 

힘의 끝자락을 조금씩 휘두르는 것만으로

눈 앞의 사냥감은 곧바로 모습을 흐트러냈다.

손가락 끝을 팅기면 피를 튀기고,

손으로 누르면 뼈를 부러뜨리고 절명했다.

 

너무나 어이없는 사냥감들의 존재에

그 마수는 불만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눈 앞의 사냥감은 다른다

 

은발의 검객은 자기가 힘을 발휘하면

달아가기는 커녕, 힘으로 맞서려고 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묘미란 것인가

사냥이란 보람을 느낄 수 있기에 쾌감이 있는 것이다.

힘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이 사냥감은 쓰러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손재주를 부려볼까

 

마수의 손등이 대지에 내동댕이 쳐지고,

대지의 파편이 산탄이 되어 전장을 날아다녔다

엘프가 맞는 다면, 몸이 부서질 정도의 위혁

 

은발의 검객은 당연한 듯이, 파편을 요격해 나갔다

커다란 파편만을 겨누고 검을 한번 휘두르듯이

그대로 눈 앞의 공간이 헐벗겨졌다

 

그리고 동시에 그 검객은

자신을 향해 또 다시 검을 휘둘렀다

 

'키이이잉'

 

마수의 손 끝에 뭔가 딱딱한 것이 닿았지만,

상처는 어느 하나 생기지 않았다

 

사냥감은 나를 더 공격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계속 발버둥 치고 있다

이쪽의 공격을 어떻게 그 가는 검으로 처리했을까

눈 앞의 검객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즐거운 시간이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다

 

인간의 체력은 뻔하다.

 

조금전까지만 이쪽의 일격을 튕겨냈던

그 힘도, 지금은 매우 약해졌다.

 

그럼 이번 공격이 끝이겠군

마수의 손가락 끝에 강력한 힘이 깃들었다

 

즐겁게 해준 사냥감에는 그에 상응하는 예가 있다.

이 마수에는 본능적으로 그런 의식이 있었다

 

그것은 괴로움에 시달리지 않도록

단지 일격으로 그 심장을 도려내는 것

 

마수는 자신의 손을 크게 힘주어 들어올렸다

 

 

 

 

*

 

 

 

 

카리아는 은발을 흔들며

휘황찬란한 눈동자로 원숭이를 바라보았다

 

카리아의 몸은 한계에 다다른 것만 같았다

이제 더 이상 칼을 들 수가 없었고,

강제로 다리를 움직이면서

손목을 억지로 돌리고만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승리를 바라긴 힘들어

 

패배의 쓴맛 따위는 입에 담기 싫었다

마수에게 패배를 당하다니

자신의 긍지가 이를 허락할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에겐 이것 하나 뿐이였다.,

 

자기 인생에서 자랑할 만한 것을 꼽으라면

틀림없이 카리아는 검술을 입에 올릴 것이다.

그것이랴말로 그녀의 영락없는 자부심이자

인생의 한 토막이었다

 

그래서 만약 자신이 여기서 패배한다면,

루기스는 분명 나에게 실망하고, 버려버릴 것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아아, 그것만은 싫어

 

카리아의 눈동자에 의지의 등불이 반짝였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저 원숭이를 토벌하는 것 뿐...

 

과거엔 루기스의 도움으로

멧돼지 마수를 토벌한 전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 루기스는 없다.

 

루기스라면 뭐라고 할까?

마수를 깊게 관찰하고, 습성을 판별하라고 했을까

 

사지에 대한 공격이 헛된 것임은 이미 깨닫고 있었다

그럼 어디를 끊어야 이 녀석을 죽일 수 있지?

 

문득 카리아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냥 도박을 해보자

루기스처럼 그냥 운에 맡겨 보는 거야

확룰은...음... 알수가 없군

 

마수의 포효가 울러 퍼지고,

그 크게 치켜 올라간 손에 힘이 실려 있는 것을,.

카리아는 싫어도 알 수가 있었다

 

기회는 이제 한번 뿐이다

자신의 몸 속에 남아있는 체력을 모두

쥐어짜서 일격을 줄 것이다.

이제는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할 수 있어.

그래, 망설일 필요는 없어

 

카리아는 한 순간도 그 마수에

눈을 떼지 않았다.

 

이 마수의 최대 특징은

입이 두개 있었다는 것이다.

 

일반 원숭이 처럼 얼굴에 난 입이 하나

그리고 배에 있는 커다란 입이 하나

 

그러고보니 저 원숭이 마수는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배에 있는 커다란 입에 넣었다

 

마수의 사지는 전부 그 큰 배를

지키기 위해서임이 틀림이 없었다.

 

그렇다면 왜 본래의 입은 왜 남아있었던 건가

 

카리아는 혹시 원숭이가 마수로 변하면서

저 얼굴만을 그대로 한 채,

마수로 변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저 얼굴이 본체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확실한 증거라고 보기엔 어려웠지만

그녀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원숭이 마수가 손바닥으로 내리치기 위해

고개와 허리를 숙여서 대지에 앉는 순간,

 

카리아는 그 자리에서 도약해서

마수의 안면으로 뛰어 올랐다.

 

카리아는 지금 죽음의 경계를 뒤흔들고 있었다.

 

한 발자국이라면 틀리면 죽는다

한 순간 빨라도, 늦어도

지금 내 몸은 안면은 커녕

마수의 뱃살에 박혀버릴 것이다.

 

다행이 마수의 얼굴에 올라탄 카리아는

마수의 입에 칼을 겨누며

단 한가지의 말을 생각해냈다.

 

"근거라면 있지"

 

마수의 안면에서 섬광이 빛났다

 

"당신이 카리아 버드닉이기 때문이야"

 

그 후, 마수의 입가에서는

은광이 빛나면서 엄청난 피가 전장에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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