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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68화 - 인간의 자식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5장 매장된 청춘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68화 - 인간의 자식 -

개성공단 2021. 12. 30. 03:31

 

어떤 것도 풀리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호우스케는 본체를 찾아낼 수 있는 이익을 위해

그 대가로 자신의 죽음의 위험을 짊어지고 있었다

 

뭐랄까... 손익의 구분이 무너져 버렸다고나 할까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익숙해졌다

이제까지 죽음의 위험을 몇 번이나 떠안겼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짊어진 것은 호우스케였고

우리도 그를 죽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날 수는 없었다

 

 

 

"사마귀가 나는 곳이 무작위일까……"

 

 

 

신경의 80%를 청각에 집중시켜 걷는 도중

느닷없이 아야코가 의문을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아무래도 좋겠지만

이 이상한 긴장감에 마음이 막힐 것 같아서

나는 의기양양하게 그 화제에 올랐다

 

 

 

"만약 가슴에 난다면... 아니, 생각하고 싶지 않아

대체로 기분 나쁠게 분명해

그래도 좀 더 귀여운 모양이였다면, 봐줄 만 했을텐데"

 

"귀여운 사마귀라니, 그건 그것대로 기분 나쁘잖아

여자는 이럴 때엔 불리하구나"

 

"무슨 소리야, 너도 갑자기 무작위로 사마귀가 생기면 어쩔건데?"

 

 

 

무작위.....?

만약 급소에 사마귀가 난다면...

 

 

호우우스케는 아직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지만

만약 거기서 사마귀가 난다고 상상하자니

그것은 아프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보통은 바지에 닫혀 있기 때문에

사마귀는 아무래도 압박을 받아 버릴 것이고

압박당한 사마귀는 그 안에 터져서, 묘한 액체를 튀길 것이다

 

용변을 보려고, 소변기의 앞에 서면...

소변이 아닌, 사마귀의 액체가 나올 것이고...

 

 

 

"아야코, 그만둬!"

 

"응? 호우스케에게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어

무슨 일이야!?"

 

"단순히 기분 나쁜 것은 질색이야

소설 쓰다가 이 이야기가 생각나면 어떡할 거야?"

 

"그래, 나도 동감이야, 그건 그만둬"

 

"대체 둘 다 무슨 생각을 했길래..."

 

"아무튼 야나기마, 내가 선두로 가면서 생각할 동안

너는 아야코를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해줘"

 

 

 

 

호우스케가 울음소리를 듣고 영향을 받아 버린 지금

아야코를 확실히 지킬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다

 

 

 

 

 

"흠... 그러고보니

나 혼자 울음소리를 듣긴 했지만, 이건 곤란해

유명한 소문은 어느 정도의 정보가 모이는 반면에

이것은 빌어먹을 마이너니까, 정보 따위가 없어"

 

"핸드폰도 권외군"

 

"흠... 더 뭔가 써먹을 정보가 없으려나...

아까 그 사냥꾼이나 병자가 했던 말 중에..."

 

 

 

갑자기 호우스케는 뒷걸음을 치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오두막이라든가... 풍경이라든가... 그리고 뭐냐..."

 

"병자도 오두막이라는 말을 한 것 같았어"

 

"그래, 오두막!

내가 약속을 잡기 전에 가볍게 조사한 바로는

옛부터 이 산속에 오두막이라고 할까....

사람이 살면 안 되는 곳이 있다는 것 같아"

 

"사유지라서 그런거 아니야?"

 

"만일 사유지라면, 그 주인은 상관없겠지

암묵적인 규칙이라는 것인데

이 산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불행해진다고 들었어

그렇다면 이 산 속에 오두막 같은 것이 있을 수가 없잖아?"

 

 

 

슬며시 주위를 둘러보려 했지만

우거진 녹음이 시야를 가려 전망이 좋지 않았다

 

헬리콥터나 무엇인가로 상공으로부터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훌륭하게 가지 잎을 단 큰 나무에 방해받을 것이니

실제는 안을 걸어다니는 것이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오두막을 찾으면 돼

그리고 울음소리가 들리면

그 방향으로 가장 가까운 오두막을 찾으면 되는 거지

뭐 이 경우는 영향을 받은 내가 솔선해서 움직이면 될 것 같지만..."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피리소리?

 

 

 

아니, 피리보다는 매끈하고

새소리라고 부르기에는 이상하고…

혹시 이것이 산새의…!

 

 

 

"그래, 이거야! 너희들 들렸겠지!?"

 

"서쪽? 동쪽? 방향을 모르겠어!"

 

"방향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어!

들리는 대로 가는거야, 야나기마!"

 

"저기, 저기!

들렸다는 것이 무슨 소리야?

난 아무것도 못 들었..."

 

 

 

 

"그냥 일단 달려!"

 

"...아, 알았어!"

 

 

반쯤 자포자기한 아야코를 데리고

우리들은 울음소리가 난 방향으로 달렸다

 

당연한 듯이 길은 없어졌고

우리는 무릎까지 뻗은 풀을 헤치며 나아가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헨젤과 그레텔은 아니지만

정규도로를 벗어나 걷는 것은 위험행위나 다름없다

 

초보자가 아니라도 조난을 당할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죽을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되돌아간다는 선택지는 이중적인 의미로 존재하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야코에게 들리지 않아서

나에게 들린 것과 어긋남은, 영향의 유무를 여실히 알리고 있었다

 

혹시라도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손을 놓았지만

아야코는 우리들 중에서 가장 발이 느려

그야말로 전속력으로 달리니,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호우스케, 속도 좀 줄이지 않을래?

아야코가 따라잡을 수 없어!"

 

"그럼 난 이대로 갈테니까, 네가 붙어 있어 줘

먼저 기다리고 있을게!"

 

"자...잠깐, 나도 영향이...!"

 

 

 

가버렸다

 

호우스케는 덩치가 크고, 운동신경이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나까지 버려두고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길은 매우 험해보였지만

호우스케는 무난히 달려갔고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녀석 같이 있으면 영향이 갈거라며

떨어져 있으라더니, 이젠 붙어 있으라고...?

 

 

한번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지만

그는 무의미한 발언을 할 사람이 아니다

 

분명히 지금 한순간에 무엇인가를 깨달았던 것이다

아마 영향의 효과 범위에 대해서...

 

 

"있잖아 야나기마

너는 소리가 들린거야?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아도 돼?"

 

 

 

 

떨어져야 있어야 한다

그 발상은 만일을 고려한 호우스케의 말

 

그가 일부러 나에게 아야코를 맡긴것은

어느 정도의 정보로부터 그 생각이 뒤집혔다는 증거였다

 

 

 

"아니, 괜찮아

아마 접촉 감염은 되지 않을거야"

 

"왜?"

 

"힌트는 처음부터 주어져 있었다

 

 

 

 

오두막에서 들은 첫 울음소리

 

우리에겐 들리지 않았지만

호우스케와 조우자에게만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지금은 나와 호우스케한테만 들렸고

야아코에겐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도출되는 결론은 단순명쾌

 

 

 

"소리가 들리거나, 들리지 않는 이유는

산새의 힘의 범위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야"

 

"...한 사람씩 밖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거야?"

 

"그런 것 같아

한 번 들리면, 계속 들리는 것 같고

그러니까 사마귀가 난다면, 적어도 다음 소리겠지

적어도 사마귀의 발생 조건은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같으니까

오두막에 있던 사람은 수없이 많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근데 넌 사마귀가 어디에 났어? 급소?"

 

"그런 소리 하지마, 오른손이야"

 

 

 

내가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자

도저히 주먹에 들어갈 수 없는 사마귀가

가운데에서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호우스케가 팔뚝, 내가 손바닥

 

사마귀의 출현장소는 무작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머, 급소가 아니여서 다행이네

손바닥이라면 부디 괜찮을 거야"

 

"무슨 소리야?"

 

 

 

정말이지 재수가 없군

내 몸에서 난 사마귀이지만, 정말로 얄미웠다

 

어쨌든 이만큼 큰 사마귀가 있으면 주먹을 쥐는 것은 고사하고

물건을 잡는 동작……무엇을 들어 올리는 동작, 누르는 동작

당기는 동작....

 

손과 관련된 온갖 동작을

한 손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흥미있는 듯이 사마귀를 바라보고 있던 아야코였지만

무엇을 생각했는지 갑자기 검지를 방패 삼아 툭 건드리기 시작했다

 

접촉 감염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이런 물체를 직접 손으로 만지다니...

나라면 도저히 못 할 것이다

 

 

 

"아... 저기 말이야

목소리가 조건이라면

호우스케는 두 번째가 나오고 있는게 아닐까?"

 

 

 

달리기 직전의 그의 등을 떠올렸다

 

 

 

"적어도 뒷면은 아니겠군

뭐... 합류하면 알겠지, 합류할 수 있다면 말이야"

 

 

 

그렇게 둘이서 5분 이상 달렸고

다리의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겨우 그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왠지 달리는 것을 그만두고 서 있었고

그의 앞에는 어떤 간판이 있었다

 

 

 

"어이, 호우스케"

 

"새는 있었어?"

 

 

 

 

호우스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기쁜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오, 완전히 멀어진 줄 알았는데

간신히 따라잡는데 성공했구나

아야코도 무사한 것 같고 말이야"

 

"뭐야, 두 눈으로 확인하면 되는거 아냐?

그렇게 폼 잡지 말고..."

 

"폼? ...아무튼 괜찮은 것 같으니까 넘어가고

일단 이 간판을 읽어주지 않겠어?"

 

 

 

 

호우스케는 몸을 뒤로 돌렸고

 

 

 

 

 

 

 

 

 

"한쪽이 쓸모가 없어졌어"

 

 

 

 

 

 

 

 

 

 

 

정면으로 돌아선

그의 왼쪽 동공에는 작은 사마귀가 안구를 뚫고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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