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70화 - 저주는 일방통행으로 - 본문
집들이 모여있다고 해도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동네와 비교하면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고 할까
마을의 집들은 하나하나 줄을 선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하나하나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고
계획적으로 지어진 것이 아닌
뭔가 갑자기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왠지 기분 나쁘지 않아?"
"뭔가 귀신이라도 느끼는 거야?"
"그게 아니라... 사람이 있다면 생활음 같은게 들리겠지만
불빛은 희미하게 보여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잖아"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이곳은 매우 조용해
낮잠을 잘 수 있을 만큼, 너무 조용했다
외진 마을이라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인데 말이다
"이건 안 좋아..."
"뭐가?"
"아니, 단정은 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정보로만 보면..."
"어이 호우스케, 너 답지 않아!
데바라 공포증을 조사할 때는, 뭐든지 들이닥쳐 봤잖아!
역시 이번에도 직접 확인하는게 제일 좋을거야"
"그 때는 아야코가 실금하고, 많이 울었기 때문이야
사실은 옳은 판단이였어, 내가 죽을 뻔 했으니까 말이야"
"아, 그거 그만해! 내 흑역사잖아!"
너무 조용한 산에 들리는 소리의 내역을 분석해보자
기분 나쁜 바람 1할, 내 목소리 3할, 호우스케 4할, 아야코 2할
쇼토쿠 태자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동시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조용하면 특수 스킬이 없는 녀석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례합니다!"
어쨌든 정보를 얻기 위해 나는 가옥의 문을 두드렸다
소리 지르며 문을 두드리는 모습은 마치 빚쟁이처럼 보였다
여기는 어둡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 쪽인가 하면 단순한 수상한 사람이라던가
아니면 집을 착각한 취객처럼도 보일 것이다
어라, 갑자기 어둡네?
문득 하늘을 쳐다보니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성장한 가지 잎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풍부한 숲이라면 있을 법한 말이지만
이것은 그것과는 매우 달랐다
마치 동굴처럼 나뭇가지들끼리 얽혀
완전히 바깥세상을 가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같이 올려다본 아야코도 그것을 곧 깨달았다
"호... 호우스케, 하늘이...!"
"어? 그건 이미 알고 있었어
조금 전에 드론을 날렸을 때는
이 산을 통과했지만, 이런 곳은 보이지 않았었거든
그렇다면 우리는 제대로 산새를 쫓고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느낌이 안좋다고 생각했는데..."
호우스케의 시선이 가옥으로 옮겨졌다
"아무것도 안나오는 건 의외인데"
"실례합니다! 밖에서 왔는데, 길을 가르쳐 주세요!"
어쩌다 같이 말려드는 것으로 협력자가 생길 수 있었다
이 이상 응답하지 않는다면
이 집은 아무도 살지 않는 것일 것이다
산 속에서 살 수 없다는 내 가설이 맞은게 분명해
대답은 없다, 그냥 빈 집이다
"좋아, 열어볼까"
"기다려, 야나기마, 열지 마"
호우스케의 경고는 한 발 늦었다
문을 여는 순간 삽을 든 남자가 뛰어나오자마자
내 목을 붙잡고 문답 없이 조이기 시작했다
"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야나기마?"
"어디서 왔어! 어떻게 여기로 온 거야!?"
"야, 야나기마에서 떨어져!"
안 돼, 아야코, 자극하면 안 돼
멀리하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힘으로
목이 졸리는 바람에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었다
낼 수 있는 모든 힘으로 저항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스탠건이라든가 최루 스프레이라든지…
그런 무기가 없으면 안되겠지
"돌아온다! 저주가 돌아와! 죽어라!
너희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을거야!"
목에서 손이 떨어져 살아난 것도 잠시
삽의 날카로운 일격이 정수리를 직격해
나는 그 자리에 혼절 할 뻔했다
무기로 다루기엔 부적합하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금속은 금속이라는 것인가
"아직 안 죽었나! 죽어라! 저주가 돌아온다!"
"내 가장 친한 친구에서 떨어져!"
카캉
듣도 보도 못한 파괴음이 울려퍼졌다
예기했던 공격은 끝내 오지 않았다
호우스케가 어디선가 가져온 굵은 나뭇가지를 풀스윙한 후
남자의 무릎은 검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악!"
"호우스케! 방금 건 역시 과잉..."
"과잉방위라고!?
멍청아 이 녀석의 눈을 잘 봐
이미 오래 전부터 틀려먹었다고!
야나기마, 것보다 괜찮아?"
나는 두 사람의 손을 빌어 겨우 일어섰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는 표현은 지금 써야 할까
아무래도 물리적인 공격이였는데 말이다
"괜찮아....가 아니야
무지 아파, 혹 난거 아냐?
피를 흘렸을지도... 굉장히 아픈걸"
"미안, 무기를 찾느라... 피는 안났으니 안심해"
"야나기마, 걸을 수 있어? 어깨 빌려줄까?"
"아니, 괜찮아
그것보다 너, 사람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던거야?
아까 열지 말라고 했었잖아, 어떻게 알았어?"
"불빛이야, 벽에서 조금 새고 있었어
분명 이 남자는 집에 있으면서 없는 척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아무도 없다고 안심시키고는, 매복해서 죽일 생각이였을 거야"
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남자에게 쏠렸다
무릎이 부서진 남자는 숨이 넘어가고 있었다
얼굴에는 부리 모양의 사마귀를 내며 말이다
헉헉거리던 소리가 사라진 것은
사마귀가 목을 틀어막혀 소리를 못 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입안에 사마귀가 찌그러져서
나온 액체에 질식한 것일까?
너무 징그러워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기분 나빠……"
"저주한 것을 예전부터 남에게 보여서는 안된다고 했으니까..."
"근데 왜 저주한 것을 알려주면 안되는 거야?"
소박한 의문이였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모르겠다
나는 어느쪽인가 하면
저주를 걸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주를 걸었다고 해도
당사자가 그 사실을 모르면
그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행복하게 살 것임이 분명하니 말이다
저주를 당했다고 알려주는게
당사자를 하루하루 불안에 떨게 하지 않을까?
아야코의 질문에 호우스케는 바닥에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왼쪽이 행하는 자, 가운데가 수단, 오른쪽이 표적이야
저주는 오른쪽과 가운데를 연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다음에는 왼쪽과 가운데가 이어져야 성립돼
근데 오른쪽과 왼쪽이 만나버린다면....?"
오른쪽과 왼쪽이 연결되어 하나의 원이 태어났다
"저주는 일방통행이여만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저주의 흐름이 순환되어 버려
즉, 행하는 자에게도 저주가 통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거지
나는 적어도 이렇게 생각해"
"좀 더 확실하게 말해 줘"
"확실하게 말하라고 해도
이게 적용되는 것은 오래된 저주고
요즘의 새로운 것은 조금 달라서 말이야"
"쉿...!"
호우스케의 안색이 갑자기 돌변했다
누가 움직인 것도 아닌데, 손을 벌리며 움직임을 제지했고
쉿쉿, 하면서 조금씩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뭐야? 무슨 일인데?"
"너무 시간을 끈 것 같아
긴장감을 조금 더 가졌어야 했는데
저 멀리서 사람이 오는 것 같아
아마 이 녀석의 동료일거야
나도 여러 어른을 상대하는 건 무리야"
"어떡하지?"
"침착해, 아야코
왼쪽 수풀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자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니까
아무도 우리 위치를 알 수 없을거야"
아직 아픔의 잔재는 남아 있지만
차분히 이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호우스케의 호위에
우리들은 천천히 덤불 속으로 들어갔고
발이 풀에 맞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네 발로 엎드려 시체를 중심으로 상황을 살폈다
"대화는 무성음으로 부탁해
그리고 장난은 금지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니까"
우리가 조용해지고 나서
귀 기울일 것 없이 여러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불소리는 횃불일까
시대에서도 뒤떨어진 곳일지도...
현대라면 휴대 전화의 라이트가 실용적이고
광원으로서도 우수하다
굳이 횃불을 선택하는 것은 어떤 의식적인 의미일까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새소리이
번 목소리는 다른 어느 때보다 컸고
위치는 특정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근거리에서 들렸다
"아, 안 돼!"
"아야코!"
이번엔 어디에 사마귀가 날까?
그런 의문이 들기보다도
나는 등뒤에 쓰러진 아야코에게 손을 뻗었다
물론 사마귀가 나지 않은 쪽으로 말이다
그것은 경솔한 행동이라기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였다
발밑에 드리워진 어둠으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가 숨었던 덤불은 약간의 벼랑에 나 있었다
하지만 그걸 안다고 해도, 이미 늦어버렸다
자세를 무너뜨린 아야코는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으니 말이다
"꺄아아아아아악!"
"아야코!!"
다행히 아래가 수풀인지라, 다행히 충격은 적었지만
진짜 문제는 그것이 아니였다
확실히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여럿 왔을 때
그녀가 소리를 지르고 만 것이였다
"저주를 볼 수 있다고?"
"외지인이다!"
"반드시 죽인다!!"
생각보다 빠르게 몸은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통증 따위는 잊고 일어섰고
아직도 일어나려고도 하지 않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아야코, 당장 도망쳐야 해!"
"호...호우스케는? 위에 혼자 있잖아?"
"그 녀석이라면 괜찮을 거야
어쨌든 지금 도망가지 않으면 안 돼!
지금은 어딘가에서 숨어있어야 한다고!
어서 내 손을 잡아!
좋아하는 사람이 어쩌고 저쩌고 할 때가 아니야!"
"아니야, 못 일어나겠어
내가 떨어진 것도 그게 원인이고
내 발을 좀 봐!"
"발?"
수풀 속에 숨은 건강한 살이 보이는 다리를 들어올리면
특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문득 무심코 발끝 쪽으로 시선을 주니...
"피리 소리 같은게 들리고 나서 갑자기 자랐어..."
아야코의 발바닥에 부리 모양의 사마귀가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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