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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3화 변경 요새 코리덴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장 카리아 버드닉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3화 변경 요새 코리덴

개성공단 2020. 2. 7. 16:41

은빛 머리의 소녀는 눈을 깜빡이며 말과 말 위의 인간을 절단하고,

피를 적신 채 검붉은 빛으로 얼룩진 칼으로 다시 목을 베었다

 

그것은 기막힌 기습 이였고, 피한 것은 겨우 1명 이였다. 그는 뒤돌아 보지 않고 도망하여 빠져나갔다

그의 뇌 속을 뛰어다니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였고, 동료들의 목을 벤 그림자들은

마치 배웅하듯이 그를 쫓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행동이 그를 더 섬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살아남은 그는 후에, 검붉은 악마와 은발의 마녀에게 습격 당했다고 떠들고 다녔다

 

 

*

 

 

익숙하지 않은 말의 진동에 흔들리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생각했다

 

목숨은 겨우 건졌지만, 몸속 곳곳이 베인 상처투성이에 온 몸이 욱신 거렸다

 

덧붙여 머리카락까지 내려온 과즙이 시간이 지날 때 마다 강렬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악취에는 익숙하지만, 이렇게나 달콤한 냄새가 과한 것도 고문이다

 

"네놈 말이다 모험자 보다는 암살자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냄새를 못 참겠듯이 코를 몇 번이나 벌렁 거리고 있는데, 바로 눈 앞에서 말고삐를 잡고 있는 카리아 버드닉이 

돌아보며 그렇게 말했다.

 

크게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놀리는 말이 아니다. 기습 같은 공격도 상당히 요구하는 바가 많다. 네놈의 움직임은 상당히 훈련 받은 듯 보였다"

 

그녀는 마치 호기심에 가까운 고양이 같은 모습 이였다

 

"......모험자 따위 일을 할 때마다, 정면 충돌 보단 뒤를 노리는게 편해서 터특한거 뿐이에요"

 

손이 갈 수 있을 만큼 만의 과즙만 닦아내고, 동시에 피도 털어 내었다. 말 위에서 하느라 길가에 흩날리게 되었지만,

그대로 두면 피비린내와 달콤한 냄새가 뒤섞여 바보가 될 것만 같았다

 

"그것보다 한명 놓쳐 버렸으니, 여기서 쫓아온다면 상당히 귀찮아 질겁니다. 다음엔 이렇게 잘 될리가 없잖아요"

 

"알겠다. 하지만 말도 없는 땅개가 기마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은가?"

 

이 여자는 후퇴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 아님 겁을 상실한 것인가

무슨 조상이 먼 옛날에 있었다던 거인도 아니고 말이야(...)

 

카리아 버드닉이 고삐를 죄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응하듯 허리를 잡았다.

뒤에서 보아하니 그 모습은 영락없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는 모습이였다. 

나는 왠지 이 여자 역시 다른 여자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버렸다. 불가사의한 위화감과 함께

 

"하지만 이런 벌건 대 낮에 덮칠 줄이야. 국가치안도 엉망진창이다. 기사로서 매우 한심할 지경이야. 기사단의 시야에는 왕도와 그 주변만이 국가로 보이나봐"

 

그것은 연민과 반성을 담은 듯한 말이였다.

 

이 시대의 치안이 매우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던 것은, 방금 습격자 같은 무리들이 들끓면서 나라 전체가 흔들리고,

동시에 국가가 황폐화 해지졌기 때문이다. 내가 과거에 겪었던 지식 중 하나 이다.

 

그러했기에, 이번 세계에서도 그런 일이 최소 한번은 일어 나겠지라는 생각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나다

 

아까 그 두목으로 보이는 자가 끼고 있던 각인이 담긴 반지를 혼란을 틈따 손가락에서 빼놨었는데

그것을 슬며시 주머니에 넣은 채, 카리아 버드닉에 말에 동조하는 척하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코리덴 요새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유물이다.

 

건축왕의 이름을 가진 선왕대에는 많은 보루와 관문, 방벽을 다시 지어 정비하였는데, 그 중 막대한 재산과 세금으로 이루어진 대사업이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코리덴 요새 이다. 당시에는 무리한 공사라며 비난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세 번의 이민족의 침략과 두 번의 외적의 침략을 막아낸 것은

다름아닌 코리덴 요새 였다.

 

산악을 등진 그 지형 덕분에 지키기 쉽고 공격하기 어려운 곳이다. 역사적으로 서방과의 써움에서 여러 차례 거론되는 보루였지만, 서방 연합국과의 관계가

우호 관계로 돌아서면서부터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고 있다.

 

이제 이 곳으로 발령 받는 것은 그냥 좌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말을 다루는 솜씨가 좋으시던대요. 다만 말재주는 여전히 최악이지만"

 

그렇게 우리는 피눈물과 과즙에 젖은 누더기 차림으로 입성했다

 

안은 밖에서 본 광경대로 돌과 찰흙으로 만든 보루가 있었고, 면회실인데도 분위기는 상당히 어두웠다. 

거의 쓰이지 않았던 곳인가? 아니면 우리에겐 이 정도 방이면 충분하다는 건가?

 

나의 가벼운 농담에도 카리아 버드닉은 여전히 긴장한 표정으로 입술을 움직였다.

 

"......그래? 아무튼 무례하게 굴지 않도록 예의를 갖추도록 하라 편지는...?"

 

품에서 꺼낸 편지는 구겨짐과 동시에 과즙이 스며들어 있어 편지라고 부르기에는 뭐하고 넝마라고 하는 것이 더 알기 쉬울 것같다

 

카리아 버드닉은 편지를 빼앗으면서도 여전히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이 작자는 왜 이렇게 긴장해 있단 말인가?

그저 편지만 전하면 되는거 아니였나? 나는 그저 문지기나 초소의 지킴이에게 편지를 맡기고 돌아가면 끝인 줄 알았는데

 

...라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녀는 온 몸을 경직시키고 있었다. 나는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녀 역시 이 일에 용건이 있어서 나랑 동행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편지는 그녀와 관계되었다고 봐도 틀림없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냥 돌아가도 좋을거 같은데, 전혀 상관없는 모험자를 여기에 놔두고 뭐하자는 것인가

 

'끼이이이이익'

 

나무문이 심하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한 사람이 튀어나왔다

 

험상굿은 눈매와 오른눈의 상처, 사치스럽지는 않으나 서민의 것과는 다른 옷, 화려하지 않을 정도의 장식품을 차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허리에 버금가는 금세공을 한 검과 칼집, 거기에 만들어진 문장.... 틀림 없어, 이 인물은

 

"오랜만입니다. 아버지"

 

카리아 버드닉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다소곳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그녀를 따라해서 돌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공직에서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을 건데. 카리아"

 

틀림없다. 이 인물은 카리아 버드닉의 아버지

 

버드닉 가문의 당주, 바벨리지 버드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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