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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7화 - 사리 분멸 못하고, 어리석고, 모험주의적인 남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7화 - 사리 분멸 못하고, 어리석고, 모험주의적인 남자 -
개성공단 2020. 2. 10. 10:22고아원 운영자 나인즈 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문자를 맞이했다.
보라빛 눈동자는 궁금한 눈치를 감추지 못했다
"루기스 어쩐 일이야? 알류에노도 없는 이곳에 올 줄은 몰랐는데"
고아원을 나간 아이가 여기 오는 것은 추억을 회상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오는 거 뿐이다"
루기스는 대꾸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양부모가 자식을 경계한다니.. 이거 너무하지 않나요? 나인즈 씨?"
"뭐야 애송이. 나한테 어리광이라도 부리러 온 얼굴은 아닌거 같은데..."
나인즈 씨는 일단 나를 안으로 끌여 들였다. 그의 이마에 빛나는 땀과 상처를 보면
루기스가 아무 이유 없이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해 주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게 보통이 아니라죠? 강도떼들고 늘어나고 있고...
어떤 소문에서는 구교도들이 지방 사제를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한다나 봐요
북서부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요"
"뭐야 그 말은. 내게 하느님의 게시문이라도 가르치려 하는 거야?
그렇다면 헛수고 하는 거야. 나는 신교도 니까
"뭐 아무튼 말입니다. 긴히 부탁이 있어서... 나인즈 씨, 동쪽의 자유도시에 연줄이 있죠?"
*
그날 술집은 시끄럽고도 쾌활한 소음이 울리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든 그 들의 손에는 와인과 희석되지 않은 에일이 있었고, 그들은 새로운 통을 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심에는 루기스가 있었다.
"오늘은 내가 한턱 내는 거니까 좋을대로 마시라고!"
"돈벌이가 잘 되나봐? 좋은 일거리라도 찾은거야?"
크게 웃으며 어깨동무를 하는 친한 동료들, 단지 술을 마시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들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점점 더 띄우고 있었다.
이 술집에 몰리는 사람들은 선량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개 절도범, 사기꾼, 모험자들로 구성 되어 있었다.
당연히 루기스도 이들 부류 중 하나 였다. 그들의 동료들은 돈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 지 했으며,
어쩌면 루기스가 쓸 수 있는 최대의 인력이기도 했다.
"야, 루기스! 이렇게 한턱 낸거 보면, 좋은 일거리를 잡기라도 한거야?"
"그래, 우리도 좀 알려주라고, 너 혼자 독차지 하지말고!"
그들은 돈 냄새를 맡은 듯,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기다려봐... 내가 곧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올테니까"
루기스는 곧 치를 작전을 위해서 몇번이나 술자리를 열면서,
자신이 쓸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
버드닉 가문은 과거 북서부 전역의 지배자이자,
국가의 중요한 귀족으로서 광대한 영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전쟁으로 인한 몰락으로 인해, 전쟁 책임에 관한 부채를 전부 강요받으면서,
그 영지의 대부분이 매각당하거나 박탈당한다. 기사 계급으로서도 현재 가진 영지는 광대하다고는 할 수 없다
북서부의 시골도시 트릭시를 중심으로 몇 개의 소규모의 거리와 마을을 영토로 만들 뿐 이였다.
"아가씨,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시면 절 불러 주세요"
"알겠다. 내려가도록 하라"
지금은 몇 안되는 버드닉 가문의 하인 중 한명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카리아 버드닉은 홀로 자기 방에 틀어박혔다.
자기 방이라고는 해도, 방 안에 있는 것은 딱히 없다
검도 갑옷은 당연히 없고, 흥미도 없는 시집과 조각같은 고물만이
방안에 즐비할 뿐이였다.
"심심하군..."
그런 혼잣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였다
여기서 연금되서 하는 짓이라고는, 그저 갖춰진 식사와 잠만 자는 생활 뿐 이였다.
기사단 시절처럼 위험한 모험과 시원한 성취감을 느끼는 일은 전혀 없었다
물론 기사 계급 같은 귀족층의 생활이란 곧 이런 것일텐데 말이다.
최근에 벌어진 일이라면 근처에서 중규모의 도적떼가 영지 내에서 일어난 정도랄까
영주 대행의 동생이 사병을 데리고 나갈려 할때, 자신도 동행을 신청했지만
아버지의 명령 때문인지, 당연히 기각당했다.
그때 억지로라도 따라갈껄 그랬나
도망쳐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검도 방패도 없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얼마 안가서 왕도의 병사들에게 잡혀 버릴 것이다.
결국 나는 여기서 언젠가 아버지가 다른 남자와 정략 결혼을 시키고
나는 아이를 낳고 얼마 정도 살다가, 생을 마감하겠지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하다가 한숨을 쉬면서, 문득 그 남자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바보 같은 남자였다. 대형마수에게 닥돌하는가 하면, 윗사람에게 대놓고 말을 한다든지 말이다.
하지만 과감하기도 하였다. 이제까지 아버지에게 그토록 정면에서
말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손에 꼽을 정도 였다. 그런 사람은
카리아는 그 남자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알 수 없었다
이것은 호의를 담은 감정일까 아니면, 경의를 담은 감정일까?
어떤 것이든 그에게 나쁜 마음은 들지 않는 것이였다.
"칭호를 붙인다면 글쎄... 사리 분별 못하는 루기스?, 모험주의자 루기스?... 아니아니, 어리석은 루기스가 더 낫나?"
"...이왕이면 더 멋있는 이름으로 해주면 안되겠나, 아가씨?"
창가에서 들릴 리 없는 목소리가 들렸고,
카리아 버드닉의 시선은 창가로 향했다.
"이래뵈도 변두리 술집에서는 로미오라고도 불렸는데 말이야.."
거기에는 있을리가 없는 사람인
사리분별 못하고, 모험적이고, 어리석은 인물인 루기스가 창가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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