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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1화 - 제 멋대로인 사람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장 카리아 버드닉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1화 - 제 멋대로인 사람 -

개성공단 2020. 2. 10. 13:47

"이래뵈도 변두리 술집에서는 그런대로 로미오라고 불린 적도 있는데 말이야"

 

그 말은 카리아 버드닉에게는 비꼬는 듯한 말로 들렸다..

부자연스럽다고 해야될까, 연극 같은 말투였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창틀에 발을 건 루기스를 바라 보있다.

 

"네놈... 어떻게 이곳을... 아니 여기 왜 온거지?"

 

카리아 버드닉이 동요 했음은 분명했다. 은빛의 눈동자는 당황한 기색을 잘 보여주었다.

그녀는 벌벌 떨면서 열쇠로 창문을 열었다.

 

"공주님이 갇혀있다면야, 구하러 오는 것은 로미오의 몫이겠죠? 공주가 아니라 기사인가?"

 

루기스는 몸에 붙은 나뭇가지를 털어내고 당연하단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카리아는 어이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나는 잡혀 있는 것이 아니야. 내가 원하기 때문에 이러고 있는거야"

 

그것은 틀림없는 거짓말 이였다. 그것도 순수한 거짓말

 

사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여기서 그의 손을 잡아버리면

아버지에 대한 불의를 저버리는 꼴이 되어버리게 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카리아 버드닉의 자부심에 묻은 얼룩은 컸고

그녀는 지금 그 얼룩을 지우기 위해 여기에 연금 당해 있는 상태 였다.

 

"게다가 네놈 같이 보잘것없는 놈에게 도움 받을까 보냐, 당장 돌아가라"

 

"뭐랄까... 제멋대로 인 분이내"

 

그의 말에 카리아 버드닉은 대꾸했다

 

"제멋대로 라니? 네가 할말 이야? 

요새에서의 제멋대로인 니 행동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것은 마치 화풀이 같은 가시를 드러낸 말이였다.

 

"당신도 제멋대로 내 목숨을 살리고, 제멋대로 기사단을 탈퇴하고, 제멋대로 여기까지 온거 잖아요?

나보다도 더 한 수 위구만?"

 

그의 말에 카리아 버드닉이 분노를 터뜨리려는 순간

순간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그의 투박한 손에 쥐어졌다.

그 감촉에 무심코 분노와 함께 내뱉을 카리아 버드닉의 말들이

다시 목구멍 속으로 돌아갔다.

 

아무리 기사 계급일지라도, 상류층 인간에게는 이러한 손이 있는 인간은 없었다.

기사단 중에서도 자랑할 만한 훈련의 흔적은 있지만,

이렇게 투박한 손을 쓴 사람은 없었다.

군데군데 상처가 남아서 부드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곳곳에 굳은 살이 박혀 있었다

남자 답기 보다는 삶을 위해 닳고 닳은 손이 였기에, 마치 짐승의 손 같은 위화감이 있었다

 

그녀는 이제까지 손을 잡히고도, 이렇게까지도 감정이 고조된 적이 없었기에

 

한번 더 그의 손을 다시 잡았다

그녀의 하얀 뺨에 무의식적으로 주홍 빛깔이 물들였다.

 

"그러니까 나도 마음대로 하기로 했어.

나는 너를 이 저택에서 강탈하겠어, 알겠어?"

 

루기스는 카리아 버드닉에게 더 이상의 경어를 쓰지 않은 채,

그녀의 팔을 강하게 잡아 끌었다.

 

"그래... 마음대로 하도록 해라 이 종자놈아... 

나를 강탈하려고 하다니,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 보군?"

 

"예예 공주님, 아무튼 시간이 없으니까 저를 따라서

바깥에 있는 마차에 타 주시겠습니까?

공주님? ,,, 아니 기사님?"

 

그 즉흥적으로 만들어 냈을 악당의 대사가 너무나도 웃겨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볼을 느슨하게 풀었다

 

"공주도 기사도 아니다. 나는 그냥 카리아다.

루기스 어떠한가? 네놈은 이 카리아의 편인가?"

 

그녀는 자신을 자신의 가문명인 버드닉을 뺀 카리아로 칭했다

 

"예... 물론이죠"

 

루기스는 그녀의 그런 반응에 당황한 듯, 입술을 천천히 떨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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