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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35화 - 가희와 수호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7장 베르페인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35화 - 가희와 수호자 -

개성공단 2020. 3. 24. 10:46

아직 밤도 아니였지만

커튼으로 둘러싼 실내는 묘한 어두움이 있었다

촛불도 없고 햇빛도 들어오지 않았기에

방은 마치 불빛을 거절하는 듯한 모습이였다.

 

알류에노는 초대받은 방안을 둘러보다

자신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다.

 

"죄송합니다. 성녀님

몸도 편찮으시던데 이런 자리까지 오시고..."

 

방의 주인인 베스타리누는 무릎을 꿇고

호사스러운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언제나 그녀의 당당한 모습밖에 보지 못했던

알류에노에게는, 뭐라고도 신기하다고 할까

봐서는 안되는 것을 봐버렸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아무튼 베스타리누가 너무 소침한 모습으로 있자

알류에노는 의식적으로 볼을 가다듬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신체 마디마디가 굳어 있는 것을 보아하니

분명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솔직히 나도 상태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아직도 두통은 계속되고 있었고,

걸으면 다소의 휘청거림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후보라고 해도, 일단은 성녀였다

고민하는 이끄는 것과 자신의 성녀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압도적으로 전자가 중요했다.

 

그것이 성녀가 되려는 자의 의무이고,

여기에 존재하는 의의일 것이다.

알류에노는 베스타리누를 진정시키듯이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저는 성녀가 아니라 후보일 뿐이니

그냥 알류에노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의자 위에 앉아있는 베스타리누의 모습은

큰 체구에 걸맞지 않게, 그냥 주눅든 아이처럼 보였다

시선을 마주치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알류에노는 애써 입을 열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10초 정도의 침묵이 흘렀을까

베스타리누는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조금 느슨해졌을 볼을 어색하게 움직였다

 

베스타리누는 고민이 있더라도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깨버리는

그런 견고한 성격을 가진 자 처럼 보였지만

 

알류에노가 다시 한번 바라보니

그녀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고민하고

치들치들 떨고 있었던 것이였다.

 

"알류에노님... 혹시..."

 

그렇게 내뱉은 말은, 무언가 서툴렀다

필사적으로 말을 다듬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알류에노는 말을 재촉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으로 믿었던 존재에게 의심이 든다면,

그 때 저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존재를 믿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베스타리누의 말이 밑으로 가라앉았다

마치 어둠 자체가 목소리를 삼켜버린 듯 했다.

 

베스타리누의 말이 사라짐과 동시에

알류에노의 황금색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

 

 

 

 

"...베스타리누의 모습은 어떤가?"

 

모르도의 목소리는 틀림없이 비통을 포함되어 있었다

종자인 토르가는 주인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는 듯이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 지금은 성녀 알류에노님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모르도는 그 성녀 후보라는 소녀가

자신의 딸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손가락을 빙빙 굴리고 있을 뿐이였다.

 

호들갑스러운 한숨이 모르도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그는 혼자 생각하듯 눈꺼풀을 감았다

 

누가 딸에게 정보를 줬는가

누가 브루더 게르아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이였다

 

모르도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잇는 것은

의식적으로 불필요한 감정을 결여시키는 것이였다

 

용병 시절은 나날이 전쟁터에서 생활했었기에

그곳에서에 묘한 감정을 흔들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죽을 수 있는 큰 원인이

되어 주기도 했었다

 

그래서 모르도는 한 가지 특기를 익혔다

그것은 필요한 감정 이외에

즉, 욕망 이외의 모든 것을 사고로부터 분리하는 기술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서서히 무의식적으로

수 많은 비통한 감정에 시달려도

몰도는 한숨 한 번 내쉬는 것으로 그것들을 버릴 수 있었다

 

어쨌든 지금은 시급히 밝혀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었다.

브루더 게르아 정보의 출처...

그 이름을 아는 자가 이 도시에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엄청난 위기이기도 했다

 

그 이름은 모르도에게 가장 귀에 익은 이름이였고

동시에 자신이 가장 꺼려하는 이름이였다

그래서일까, 베스타리누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자

감정을 분리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무심코 눈동자를 흔들어버리고 말았다.

 

베스타리누가 알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인가

얼마나 확신하고 있는가

누구로부터 그 정보를 얻은 것인가

모두, 조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모르도는 자신의 가슴속에

예전 용병시절의 차가운 심정이

되돌아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모르도 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문득 그 말에 모르도의 굵은 손가락이 움직였다

분명, 오늘은 더 이상 올 사람이 없을텐데

성녀 알류에노에서 시작해서

이렇게도 예정이 없는 손님이 오는 것은

좀 처럼 드문 일이였다

 

종자의 말을 들어보니

손님의 신분은 귀족...

그렇다면 그냥 돌려 보낼 수는 없다

 

"그래, 그 분의 이름은 무엇이라고 하던가?"

 

고개를 숙이는 하인에게 묻자

그는 살짝 입술을 꿈틀거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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