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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23화 - 이 햇빛 아래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9장 서니오 전투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23화 - 이 햇빛 아래 -

개성공단 2020. 4. 3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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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교군과 대성교군의 충돌이 서로 맞물리가 시작했다

 

특히 최전방에 이르러서는 여러 개의 창이 살에 얽혀

피가 흥건하게 땅을 더렵혔다

과연 어느 것이 전우의 피이며, 

어느 것지 적병의 눈알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이를 깨물면, 쉽게 피가 베어나왔고

입안에는 피비린내가 가득했다

물로 입을 헹구는 것 조차 할 수 없었다

 

과연 이것이 바로 전쟁터라는 건가

스스로 자원하려 머리에 열을 띄운 놈들이

머리를 깨부스는 원시적 투쟁... 이것이 바로 전쟁터다

 

남자가 죽고, 여자가 쓸려가고, 아이가 짓밟힌다

완전히 야만적이고 구역질이 나는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인간이란 놈은 도무지 전쟁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것은 전쟁터라는 놈이 때로는 지독히 고혹적이기 때문 일 것이다

여하튼 이 곳에서는 일체의 일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

행복도, 불행도, 증오도, 애정도 여기엔 없었다

그저 평등한 죽음만이 가로지어 있을 뿐...

 

그러니까 분명 누구도 전장에서 눈을 떼려해도 해도

계속 응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였다

 

나는 팔을 흔들며 보검을 내리치며 소리를 냈다

말 위에서, 보검을 어떻게 휘둘러야 하는 지는 알고 있었다

바보스럽기 짝이 없었지만, 검이 마치 나의 몸이 된 것처럼

내 팔을 재촉해서 올바른 궤도로 이끌어주었다

 

'차킹'

 

보검이 빛나며, 적의 투구를 양단하여, 그 뇌장을 휘저었다

피도 채액도 아닌 것이, 주위에 흩날려서 하늘을 더렵혔다

 

나는 그 충격에 팔을 견 수 없다는 듯이 꿈틀거렸고

그 고통에 나도 모르게 눈을 찡그렸다

 

아까부터 보검에 팔이 끌려갈 쌔마다, 신체 어딘가가 삐걱거렸다

마치 어린 시절 제대로 들지도 못하는 장검을 휘둘렀을 때와 같은 느낌

검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아닌, 휘둘러지는 그런 감촉이였다

 

이런 상태로 영웅이 되려고 했다니

신이 보면 코웃음을 치려나 

 

"루기스님, 정면이 조금 비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투구, 지휘관 중 한명을 깨뜨린 영향일까

대성교의 전선이 느슨해지는 것을 보었다

물론 그것도 아주 잠깐이만 말이다

어쨌든 상대는 뒤에서 우르르 병사가 솟아오는 것 같았고

경장보병이라 움직임도 매우 빨랐다

 

물론, 상대가 조금 누그러지고 있다고는 해도

무너진 상태에서는 이쪽도 지지 않을 수 있었다

아무튼 벌써 전선은 난전 상태로 변했고

어느 하나 제대로 진을 치고 있는 곳이 드물었다

 

창끝을 붉게 만들며, 내 대답을 기다리는 한 병사에게

나는 우렁차게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물론 절대적인 공격만이 있을 뿐이야

우리가 나서지 못한다면, 뒷전원이 모두 위험할꺼야

주변에 움직일 수 있는 놈들은, 모두 돌격 준비를 시켜라"

 

그렇고말고, 지금 나와, 주변 수백 수천의 병사들이

창과 날을 휘두르고 있는 것은, 전장 중앙의 최전선

 

문장교는 승리를 위한 전술로서 중앙부의 한 점을 깨뜨리는 방책을 세웠다

가능한 한 많은 군사를 쏟아 붓고, 그리고 피해를 입더라도

더 나아가게 하는 그런 전술이였다

 

라르그도 안은 이 계책 외에는 철수 밖에 없다며

매우 비통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이룰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뺨과 마디마디 생긴  상처가 축축하게 아팠다

품에 쑤셔 넣었던 씹는 담배를 한 순간만 입에 머금으며, 아픔을 조금 달랬다

머리가 조금 맑아지는 느낌이 오는군

 

"어이, 쉽게 죽지마라, 살아 돌아오면, 좋은 창관에 같이 가주마"

 

그렇게 주위 병사들에게 말해 주었더니 갑자기 약간의 웃음이 들려나왔다

내 주변에 붙어 있는 사람들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최전선에서 죽을 임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너나 할것 없이, 다음 모습을 보았을 때는

대부분 이 땅에 피와 뼈를 흩뿌려 놓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주위 백명 정도의 병사들이 깊은 호흡을 하며

돌격 준비를 완료하였다

 

"피에르트, 너는..."

 

이 일격을 시작하면, 너는 후위로 돌아가려고 그럴 작정이였다

어쨌든 피에르트는 귀중한 마법사 전력이니까

 

후위로 되돌려서 쉬게 하면, 만일의 경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판단으로선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나, 나만 왕따야? 너무 심술궂은데?"

 

가로막은 그녀의 말에, 나는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피에르트가 말하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녀와 함께 전선으로 향함에 있어서,

피에르트 또한 당연한 각오를 하고 여기에 왔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는데 용건이 끝났다면서, 돌아가버리라고 하는 것은

그녀에 대한 모욕 이외의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상관없겠군

 

잘못했다며, 등 너머로 말하자

피에르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듯한 기색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나중에 좋은 창관을 가르쳐 준다는데, 기대하고 있을께"

 

목덜미 바로 옆에, 날카롭고 단단한 목소리가 지나갔다

 

병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 위해서였지만

피에르트에겐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거였나

 

주위의 병사들이 피에르트의 말에 한 번더 웃음을 자아냈다

이봐, 친구들, 이건 웃을 일이 아니라고

 

아무튼 나는 가볍게 어깨에 힘을 빼면서,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이제 거의 휴식은 없을 것이다

단지 한 번에 어디까지의 적을 물리 칠 수 있을지

순간적으로 주위의 병사들을 둘러보며, 피에르트에게 신호를 보냈다

 

정면에선 대성교 병사들이 이제야 겨우 대비 태세를 가다듬고 있었다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선 저곳이 좋겠군

 

"휘저어라!"

 

피에르트의 목구멍에서 목소리가 아닌 목소리, 마법의 숨결이 울렸다

 

순간 탁류가 평야를 뒤덮었다

 

평야에서 본래 있을 수 없는 물

갑자기 나타난 물에 적병들은 휩쓸려서 땅 위에 임에도 불구하고

물에 빠져 익사하는 해괴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덧붙여 물의 압력은, 쉽게도 사람의 몸을 이리저리 날려 주었다

 

이로써 피에르트의 전장 마법은 세번째

그녀는 태연한 듯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정말로 그녀는 거의 한계 그 자체 일것이다

 

그럼 이제 내가 보여줄 차례군

 

적진에 휩쓸린 탁류가, 조금씩 옅어지는 것을 보고 말했다

 

"적을 짓밟아 뭉개자, 총원 돌격!!"

 

병사들의 함성이 전쟁터에 울러펴졌다

혁혁한 햇빛 아래 병사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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