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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51화 - 대악을 죽이는 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0장 혼란도시 필로스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51화 - 대악을 죽이는 자 -

개성공단 2020. 5. 2. 23:04

본래는 말에 힘이라는 것은 없었다

 

물건을 움직일 수도 없고, 세계는 커녕 얇은 가죽 한 장도 바꿀 수 없었다

말이란 결국 소리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가, 그런 것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확실히 존재핶다

 

피에르트가 그걸 알려줬었나

 

그렇다면 한번 해보이고 말고

눈 앞에 창을 휘두르는 그들, 도시병은

한번쯤 로조의 말 따이에 머리를 움켜쥔 인간들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위에서부터 사상을 발라서 하면 된다

그저 쏟아 부은 열의는 악의에 가득찬 열광에 짓눌리는 법이니까

 

"아르티우스 같은 것이 만능 구제신이라..

참 옳게 만드는 신앙심이야

멋져, 홀딱 반해버릴것 같은 걸?

하지만 그런 허언이 통용되는 것은, 고작 대성당 뿐이겠이, 로조"

 

나는 마치 그것이 역연한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

어깨를 움츠리고 코웃음을 치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는 듯이, 상대의 의지할 곳을 때려눕혔다

 

사람을 효율적으로 속이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였다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미소를 지었다

 

필로스 도시병의 눈은 분노라 보기엔, 경악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필로스라는 작은 도시 속에 살아온 인간이다

설마 당당히 유일신 아르티우스를 헐뜯는 인간 따위

주위에는 없었을 것이니

그렇다면 그것을 파고들어야 했다

 

"신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를 위해서 있는 말이겠지

악덕의 루기스, 자비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부끄러운 줄 아는게 어때?"

 

로조는 당당한 행동을 보이며 말했다

 

라르그도안은 옆에서 불안한 듯 눈동자를 흔들고 있었고

나는 그냐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 말은 그대로 돌려주고 싶군

로조라고 했나? 부끄러운 것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상관없다

아르티우스가 만능이라면, 어떻게 나는 지금 산채로 있을 수 있겠는가

만능신을 거역했다면, 벌써 죽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로조의 말을 비웃듯이

마치 명백한 사실을 알려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남을 속일 때 무엇이 중요한가

 

그것은 자신도 그 거짓말을 믿어버리는 것이였다

행동도, 말도, 표정도, 그 일체를 거짓말에 맡겨버린다

엉터리 사상에 따라 나를 일그러뜨리면 된다

그래야 사람을 속이기 쉬운 좋은 조건이 되는 것이다

 

"신은 사람에게 시련을 주는 법이다

고난 속에 신앙을 맡기는 자를 구원하신다

네놈은 말하자면, 신의 시련으로서, 우리에게 준 것"

 

시련이라, 쟤네들은 정말 시련 참 좋아한다니까

 

"정말 그런 것을 믿는건가, 로조

대성교의 가르침으로는 본래 배덕자에게

즉석에서 천벌이 내려질 터였다

하지만 어떤가, 본래 대성교의 무리이면서도

문장교에 이른 내가 이렇게도 잘 살고 있다"

 

뭣하면, 어릴 적에는 대성교 교회를 드나들였다며

그렇게 덧불이며 말했다

배덕자, 라는 말에 주위 사람들의 눈이 흔들렸다

 

자, 녹여주겠다

먼 하나님의 말씀보다도, 더 가까운 대악의 말씀으로

네놈들의 심장을 잡아주마

 

"시련이란게 아니야, 로조

그저 아르티우스는 나를 죽이지 못한거 뿐이야

대성교에게 침을 뱉고, 그 교의를 짓밟았다는데

대성교 군사를 쓰고도, 내게 피 하나 흘리지 못했잖아?"

 

사실은 전쟁터에서 실컷 피를 흘린 셈이였지만

별로 이 정도 과정은 생략해 주도록 하자

남에게 말을 들려줄 때는 허세를 좀 부리는게 중요하니까

겸손과 정직은 미점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의 가치를 폭락시키는 결점이기도 하다

 

나는 입을 연 채, 시선이 향하는 곳을 로조가 아닌

주위의 도시병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너희들을 누구를 죽이겠다는 건가?

대성교의 군세조차, 신조차 나를 죽이지 못했다

그런데도 너희가 나를 죽일 수 있다는 말이냐?"

 

난 두 팔을 벌리고. 나를 향한 창을 맞아들이는 모습으로 말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걱정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보이기 위해서

나는 일체의 망설임이나, 동요가 없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실제로는 심장이 폭우를 맞은 것처럼 출렁이고

겨드랑이에서는 한기 같은 것이 기어가고

등줄기에 이르러서는 차가운 땀이 흝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도시병이 단 한명이라도 우렁차게 외쳐서 창을 휘두르면

그것으로 끝나는 연극이 시작되고 있었다

 

현재 문제는 필로스 도시병들이 문장교에 적대하는 이유

그것은 로조의 말에 이끌려서, 광적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였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없애기 위해, 다른 것으로 치환해주면 되는 것이였다

예를 들면, 공포라던가, 무서움이라던가 그런거

 

"...허튼 소리 하지마라

대악스러운 자여, 하느님은 네놈의 최후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리라

네놈이랑 필로스 트레이트 같은 자가 

어떻게 죽을지 참으로 궁금해 지는 구나!"

 

그 거친 목소리에 어깨를 살짝 움츠렸다

 

그런가, 필로스 트레이트 또한 민회의 압력에 굴복해서

문장교의 손을 놓았는가 하고도 생각했지만

오히려 반대로 우리와 동맹을 맺음으로서, 반역자로 몰린건가

 

뜻 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정말로, 이 세상은 정의로운 것이 진흙을 뒤집어 쓰고

허언이 모든 것을 덮게 되는 세상인 것이였다

 

나는 입술을 일그러뜨리면서, 도시병 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을 진정으로 구하려고 했던 것은

필로스 트레이트나 다름없을 텐데, 운이 없다고 해야 하나

허언에 넘어가다니 참으로 불쌍할 지경이다

 

나는 로조의 거칠어진 목소리를 튕겨내듯이, 입를 열었다

 

"아 그래?

그럼 아르티우스여

지금 나를 여기서 죽여 보아라

끔찍한 만능의 힘으로, 나의 심장을 관통해 보이란 말이다!!"

 

나는 위를 보고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공중에 아무리 말을 던졌다고 하더라도

날씨는 쾌청 그 자체, 사납게 돌아가는 기색 조차 일절 없었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기분 좋게 술을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걸

 

귓전에 마차가 달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이것은 필로스 도시병이 울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차와 군마의 발굽소리, 그것들이 혼합된 소리를 내는 것은

대개 용병들이 내는 목소리 일 것이다

언젠가 합류한다고는 들었지만, 기막힌 타이밍이군

 

그렇다면 조금은 모양을 갖추어 두는것이 좋겠지

오랜만의 친구와의 만남이니까

나는 어깨를 움츠리고 가슴을 펴고 말했다

만약 착각이였다면 개망신이겠지?

 

"그래서 누가 나를 죽여줄거냐?"

 

주위 모든 것을 향해 손을 뻗은 채, 그렇게 말했다

말굽 소리가 바로 등 뒤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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