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3화 - 흔들리는 마음 - 본문
목 언저리에 카리아에게 옥죄인 자국이 남아 있지는 않나
그렇게 목을 쓰다듬었지만,
감촉으로서는 아무것도 느껴지는 건 없었다.
휴우, 하고 한숨을 쉬며
불안과 초조를 삼키듯 에일을 목구멍으로 흘려 보냈다
카리아는 입술에 손을 올리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때때로 시선을 이곳으로 돌리기도 했다.
용서해 달라고. 이제 내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없단 말야
"소꿉친구 때문이란 말이지?
그거 때문에 달군 쇠 위를 걷고 잇었던 거군?"
몇 번 고개를 끄덕이면서 카리아는 자신을 납득시키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뺨에는 미소가 살짝 묻어 있었고, 나는 그냥 납득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 이였다.
모든 것을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정체 모를 그림자와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진지하게 했다간
순식간에 정신병자 취급 받기 십상 이였다.
하지만, 그 외에는 모두 이야기 했다.
알류에노의 일, 모험자로 대성을 이루고 싶은 것, 여기서의 소동 등등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얘기 했다.
아, 헤르트 스탠리에 대한 질투 같은 것은 빼고
이것이 내가 카리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였다.
그녀는 나를 동료서 믿고 함께 있으려 하고 있다.
지난 세계의 그녀와는 완전히 별개의 그녀 였다.
그렇다고, 순전히 이용만 한다고 하는 것은
그녀의 태도에 대한 것으로서 적합하지 않다.
그 기대에 부응하려면 당연히 나도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예의도 학식도 없는 그냥 시궁쥐에 불과 하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고귀한 자의 의무다, 예절이다 그런 것에 따르는 것이 아닌,
단지 나의 긍지를 위해 보여주기로 했던 것이다.
카리아는 그제서야 얼굴으 붉히며, 고개를 깊이 끄덕였다.
"대성당에 있는 소꿉친구, 알류에노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문장교도 놈들에게 대놓고 본의를 드러낼 수도 어떻겠지
음, 네놈은 겉보기엔 여러 개의 카드를 들고 있었던 것 같지만,
실제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한정되어 있었던 것이군"
왠지 자신을 납득시키는 말이 많은것 같았다
하지만, 그 표정을 보면 엷은 미소를 띄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허리춤의 장검을 흔들며
카리아는 테이블의 에일을 단숨에 들이키며
나와 시선을 맞췄다
서로를 끌어 들일 것 같은 시선 이였다.
우리 둘은 이 고요한 순간이 이상하게도 길게 느껴졌다.
"알겠다. 나는 자위 조직에 접촉해 보겠다.
나는 의외로 연극은 못하지만, 사교계는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카리아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말을 이었다
"너의 부탁대로 움직여 주겠다.
단, 거기에서는 오직 나의 판단과 이성 하에서만 움직이겠다.
불만은 없겠지?"
물론,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으면 나 또한 곤란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카리아의 가죽을 쓴 인형이 아니라,
카리아라는 인간을 갖고 싶은 것이다.
이성을 발휘하고, 현장에서 판단하고, 최선의 답을 구한다.
그런 자랑스러운 기사, 카리아를 원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니
카리아는 하얀 뺨을 붉게 물들였다.
그것이 에일에 의한 것인지, 감정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입을 잘 놀리는 구나. 하지만, 좋다.
결코 너를 실망시키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네놈... 아니, 우리가 최고가 될 때까지 움직여 주마"
도중의 연락 수단에 대해 말하려고 할때,
그녀는 이미 시선을 돌린 채,
밖으로 나가 버렸다.
자, 그럼 나도 준비를 해야겠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카리아에게 의지만 한다면
나는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없어
카리아가 단숨에 에일을 들이킨 것처럼,
루기스도 에일을 단숨에 목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캉'
테이블에 용기를 올려 놓는 소리가 울린다.
천천히 입가에 손을 넣어서, 소리 지를 것 같은 감정을 억제 했다.
그 감정은 쉽게 말하면 '환희' 그 자체 였다.
카리아가 오늘 보여준 모습은 틀림없는 '집착' 이였다.
그것은 죄라고 부를 정도의 강력한 집착 이였고,
그것을 헤르트 스탠리도 아닌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끈끈한 감정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만둬, 아직 기뻐하기엔 이르다고
저건 카리아야. 지난 세계에서 나를 괴롭힌 바로 그 카리아라고!
약자를 괴롭히고, 냉철하고, 편견을 버리려고도 하지 않는 여자.
아아, 하지만
이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환희라는 감정을
어떻게 숨길 수 있다는 것인가
*
카리아는 자신의 붉어진 뺨을 감추는데
온 힘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녀의 가슴은 콩닥거리고, 눈가에서는 감정이 넘칠 것 같았으며,
온몸의 혈류는 활력을 얻은 듯 머리에서 발끝까지 뛰어 다녔다.
얻고 말고, 이 마음에는 활력을 얻었다.
너무 커서 가슴을 터지게 할 지경이야
이렇게까지 감정을 얻은 것은 처음일지도 모른다고
카리아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치아가 서로 겹쳐 삐걱거렸고, 아예 깨뜨려 버릴 정도의 압력이였다.
루기스가 알류에노라는 여자의 이름을 드러냈을때
그 놈의 표정은..
이제까지 내 앞에서 전혀 보여주지 않는 표정이였다
어디까지나 따뜻한 감정을 포함한
그녀는 몹시 분했다,
주위를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시궁쥐는
카리아가 발하는 분위기를 두려워 하듯 도망갔으며,
흔들거리는 은발 앞에 장애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입속에서는 수많은 말들이 나올것만 같았지만,
카리아는 어금니를 깨문 채 입술을 굳게 다물며
필사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감정의 격류는 멈추지 않았다
"좋다, 루기스 네놈이 그렇다면야 지금은 따라 주겠다.
하지만 말이다. 결코 뜻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카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가 미소를 지은 얼굴의 옆모습은 묘하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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