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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4화 -허언일지라도-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1장 죽음은 만남을 알리고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4화 -허언일지라도-

개성공단 2020. 10. 14. 02:47

미사카기와 유우네가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재난의 도래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 현장을 보고 있었다면 그녀는 범인을 알고 있었단 말이 되는 것이고

동시에 그 범인에게 협력한 나까지 알고 있다는 말이 된다.

 

"자... 어떻게 할까요. 그 녀석의 입을 막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진정하라구, 너는 너무 서두르는 타입인거 같아"

 

"서두르다뇨?"

 

"너의 가정이 맞다면, 그 아이... 미사카기와 유우네는 심문 따위가 아니라 널 규탄해야 했을거야

그것이야말로 확실하게 널 몰아넣을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고작 심문에 그치고 말았지

애초에 봤다면, 네가 현장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아무래도 좋잖아?

내가 생각하기엔, 네가 날 데리고 돌아간 다음에 시신을 목격했다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뭐, 과연...."

 

나이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서도, 정신적인 성숙성은 더 말할 나위 없었다.

사형수로 여겨질만도 하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공포나 초조라는 감정이 없는지도 모른다.

 

"너무 초조해 하지는마, 경찰이 사정청취를 하러 온 것도 아니고 말야

그런 일로 허둥대다가는 금세 꼬리가 잡히고 말거야"

 

"...절 죽이실건까요?"

 

솔직히 두려움으로 흽싸여 있었다. 

구속복을 입은 채라 해도, 두 팔이 자유롭기 때문에, 나를 죽이는 일 따윈 어렵지 않겠지

 

내가 겁을 먹은 것을 알아차렸는지, 시즈쿠는 목소리를 바꾸면서 내 귀를 끌어당겼다

 

"내가 무서워? 하지만 걱정하지마, 난 너를 믿어"

 

왠지 엄마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목소리에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침착해졌다

 

"나를 지키려고 해준 것은 네가 처음이야, 그런 사람을 죽일까보냐"

 

"...아"

 

"아?"

 

"절 사랑하시나요?"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사형수에게 사랑을 받는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냐

 

하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

 

누구든 아무에게나 사랑받고 싶다

 

"...호호호, 그래 사랑해"

 

 

 

 

 

 

 

 

 

 

"오빠, 점심은 먹었어?"

 

 

 

 

 

단축 수업이라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집에서 점심을 먹는 것은 몇년만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휴일이 아닌 평일에서 식사하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였다.

왠지 몰라도 신선한 기분이였다.

 

"...근데 오빠, 진짜 애인이 생긴거야?"

 

"응?"

 

"응?"

 

"정말?"

 

휴일도 아닌 평일에, 온 가족이 식탁을 둘러싸고 있었다.

 

모두 나나나기 시즈쿠의 덕이랄까

TV에서는 탈주한 사형수인 나나나기 시즈쿠의 정보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거짓말쟁이인 네가 여자친구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

 

"맞아, 여자얘들은 성실한 사람들에게 끌리거든"

 

부모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발언이군...

 

무카이자카 카즈노리, 무카이자카 세이사키 부부는 장난기스러운 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지극히 진지한 이야기를 하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정말 왜 우리한테서 태어났는제 거짓말쟁이인걸까?"

 

"사실은 우리 얘가 아닌가 싶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

 

허언증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런 농담 아닌 농담은 다반사가 되었다.

전혀 못느끼는 것일까

 

다반사까지 되면 상대가 상처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그건 큰 잘못이다

두 사람의 아이가 아니라고 할 때마다,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게 되어버린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 나는 여기에 있어도 되는건가

 

무카이자카 야나기마는 살아 있어도 좋은 존재인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 같아 슬펐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밥을 억지로 집어넣고 감정을 죽였다

입에 밥을 물면 울 틈 따윈 없어지니까

눈물도 은근히 감출 수 있으니 말이다

 

"...오빠"

 

루우가 자신의 접시로부터 튀김을 하나 나누어 주었다.

가족의 구성원이라도 감사의 말을 하는 것이 도리이건만 울음을 참는 바람에 목 언저리가 세게 묶여 있었다.

입을 열었다간 분명 눈물이 터져 나올거야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여동생은 나를 보며 위로하듯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오빠는 오빠니까, 너무 신경쓰지마"

 

그것은 반항기에서 들려오는 상대적인 목소리였다해도 기뻤다

 

여동생은 잠시 회제를 돌렸다

 

"있잖아, 오빠 애인은 어떤 사람이야"

 

"아, 그건 나도 알고 싶은데"

 

"나도 조금  신경 쓰이는 걸"

 

"그건... 뭐, 언젠가 제대로 소개할께, ...것보다 너도 뜬끔없이 그걸 물어보는 이유가 뭐야?"

 

"응, 어젯밤에 오빠가 방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어서 말야"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시즈쿠와의 대화일 것이다.

어젯밤이라고 하면, 초조와 동요로 미칠 지경으로 당황하고 있던 나를

그녀가 타이르고 있을 시점이겠지

 

"그런데 어떤 사람?"

 

"...음, 미인이고 상냥하고 따뜻하고, 가슴이 크고, 허리가 잘록하고, 속세를 떠난 매력이 있는 여성이야!"

 

"...오빠 거짓말 너무 못한다..."

 

"시끄러! 그리고 거짓말도 아냐!"

 

"오빠 체육제 보러 갔을 때 반에 그런 애 없었어"

 

"반 친구가 아닌걸!"

 

"그럼 절대 말이 안되잖아, 오빠는 외출을 싫어하니까 만날 상대가 어디 있어?"

 

"...루우, 거기짜미나 해라... 허언증 환자는 스스로 거짓말인지 참말인지 구분을 못한다구

가엾게도 야나기마는 자기 이상형의 여자친구를 만들어내고 잠깐의 행복에 젖어있단다..."

 

그러고도 부모인거냐! 조금은 아들의 행복을 빌어달라고!

 

솔직히 나는 전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

시즈쿠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거짓말이라느니... 너무하군

 

"오빠랑 친했던 여자애라고 하면, 사쿠라 씨 정도밖에 몰라"

 

"...절교한지 오래라구"

 

"화해 안할거야?"

 

"신경 쓰지마, 어짜피 내 거짓말 때문이니까"

 

누구나 인생에 있어서 몇 번은 거짓말은 한다

일단 이 이야긴 나중에 하는 걸로

 

텔레비전에서는 아직도 나나나기 시즈쿠의 이야기로 꽉 차 있었다.

드라마를 송출하는 방송국을 제외하면 모든 채널이 그녀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심지어 본인이 TV를 보고 있는 가정하에 연예인이 설득하려는 프로그램까지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직 안 잡혔구나, 그 사형수"

 

"무서워, 게다가 야나기마의 같은 반 친구가 살해당했지"

 

"...아"

 

"...오빠도 조심해, 언제 저런 변을 당할지 몰라"

 

이 가족 중 내 방에 나나나기 시즈쿠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 무조건 졸도 할 것이다.

 

특히 그녀가 내 이상형이라고 말한 여자 그 자체라는 사실 또한 말이다...

 

"걱정마, 이 거짓말쟁이는 밖에도 안나가니 습격당할 걱정은 없어"

 

그런가요, 하지만 나나나기 시즈쿠는 이 안에 있습니다만

 

"뭐, 우리와는 상관없어, 경찰이 알아서 하겠지"

 

나는 도주 방조죄(아마도 죄는 어둡겠지) 혐의가 있다

 

 

 

 

 

"네, 나나가기 시즈쿠는 반드시 붙잡고 말겠습니다"

 

 

무심코 TV를 바라보던 어머니는 어깨를 들썩였다

 

"얘, 말야 장난 아냐, 경찰의 수사 협조를 하는 여고생이래요"

 

"너무 탐정 드라마를 많이 본거 아냐?"

 

"모르는거야? 실제로 경찰이 많이 의지하고 있다니깐

경찰이 여고생에게 수사 협조를 부탁한다는 소문은 전부터 있었지만, 정말일줄이야!"

 

어머니의 칭찬이 자자한 이 소녀의 이름은 오기와라 유우코

탐정 같은 것은 아니지만, 나나나기 시즈쿠의 체포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보아 협력하고 있는 것 같다

 

기여고 뭐고 듣자하니 자수를 한 것으로 들었는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활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난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그저 추정할 수 밖에

 

"이 마을에 온다면 사인 한 번 받아볼까?"

 

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고 싶지만, 살인사건이 일어나버렸으니 확실히 오겠지

그것은 나에게 있어 일단의 고비임을 느끼게 했다.

 

"오빠, 그러고보니까 저 여고생 스타일 되게 좋지 않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글쎄, 마을에 온다면 함 물어보지 그래?"

 

루우도 스타일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본인은 불만일 것이다.

TV에서는 그 여고생은 인터뷰에 취미가 파쿠르라고 답변하고 있었다(뭐하는 여고생이야)

 

"...오빠"

 

 

 

 

 

 

"나 파쿠르 한번 배워보고 싶어"

 

"그만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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