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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화 - 남자의 긍지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1장 죽음은 만남을 알리고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화 - 남자의 긍지 -

개성공단 2020. 10. 21. 12:19

여동생은 꼭 하고 싶다고 주장하며 나를 공원으로 데리고 갔다

사형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밖으로 외출하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부모님은 말했지만

위험하다고 안에서 움추리기만 한다면

제대로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나의 설득에 간신히 외출을 허락받았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사형수는 내 방에 있으니까 괜찮을 텐데 말이야

 

"오빠, 고마워"

 

"공원의 놀이기구로 파쿠르 같은 건 

절대 무리라는 걸 알려주려고 말이야, 뭐 기분 전환도 할 겸"

 

공원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와 아이가 여러 쌍, 노인이 한 쌍 있었다

인구밀도는 더할 나위 없고, 외부의 전망도 좋기에

갑자기 사형수가 덮쳐온다 해도, 도망 갈 수 있었다.

 

물론 구속의를 아직 벗지 않았기 때문에 시즈쿠가 덮쳐 올 일은 적다

나는 대체 왜 할 필요가 없는 걱정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나는 안쪽에 있는 구름 사다리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일단 저거부터 해봐"

 

"저거?"

 

"파쿠르의 '파'자도 모르는 주제에... 저거도 못한다면 그냥 포기하라고"

 

덧붙이자면, 일단 나는 가능하다

하지만... 조금 힘이 많이 든다

수평으로 되어 있는 것이라면 몰라도

저것은 산형으로 되어 있기에

중앙으로 갈 수록 완력이 세야 했다.

 

그리고 딱히 관련은 없지만, 장시간 잡고 있으면 손이 아프다

 

"오빠, 지금 날 바보 취급 하는 거야?"

 

사랑하는 여동생을 어찌 우습게 볼 수 있겠는가

하지만 파쿠르 같은 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말야

통과의 시련 같은 거라고 생각해줘

 

파쿠르가 뭔지 한번 동영상을 봤었다.

확실히 인간이 쉽게 배울 수 있는 동작은 아니다.

 

"오빠 잘 봐, 여유롭게 끝낼 테니까"

 

"응, 그래, 응원할께"

 

기대는 하지 않았다

드물게 의욕에 넘쳤던 여동생의 표정은

곧 최초의 손잡이를 잡은 시점으로 절망의 표정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오빠"

 

"응?"

 

"무리야"

 

"벌써!?"

 

루우는 구름 사다리에서 도망치듯 이쪽으로 달려왔고

봐달라는 듯 자신의 손바닥을 내밀었다

딱히 다친 곳도 없고, 붉은 빛깔도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무슨 반응을 해줘야 하는지 당혹감에 흽싸였다.

 

"...음, 아무 이상 없어 보이는데"

 

"손이 좀 아픈 거 같아, 주물러줘"

 

"그런건 지압사 한테나 부탁하라고, 근처에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야"

 

무뚝뚝하게 뿌리쳤지만, 역시 귀여운 여동생의 부탁은 거절할 수 없다

나는 예전에 배웠던 단순한 지식을 총동원해서 루우의 손을 주물러주었다.

 

못할 것 같다고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빨리 포기할 줄이야

뭐야 이 빈약함은...

 

"너 혹시 반에서 괴롭힘 당하는 건 아니지?"

 

"... 그냥 반에서 공기 취급이야, 그림자랄까"

 

"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뭐, 눈에 띄게 행동하지 않아서, 

무해한 것으로 인식된다는 걸로 알아먹으면 되는 거야?"

 

루우는 자학적인 웃음을 지으며

손은 이제 됐는지, 조금 거리를 두고 옆자리에 앉았다.

 

"혹시라도 괴롭히면 말 해, 내가 혼내줄테니까"

 

"나는 오빠를 안 믿는데, 오빠는 날 믿어?"

 

허언벽의 존재 자체가 허언이라니...

지금은 시즈쿠 이외에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

나로서는 정말로 학대 받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하지만서도

루우로서는 내가 학대받고 있다는 거짓말이 진실임을 믿고 있다든 것이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상황은 세계 어딜가도 없겠지...

 

그래서 신경이 쓰였을지도 모른다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하나 뿐인 남매잖아, 네가 힘들 땐 무조건 믿어주는게 오빠의 몫이야

그게 거짓말이든, 과장이든 상관없어"

 

"...만약에 아빠, 엄마도 내 말을 믿어주실까?"

 

"믿게 하려면, 일단 상의 부터 해야 할꺼야

당장 소리부터 지르는 건 역효과를 부르게 될 것이고

분명 나 처럼 거짓말쟁이 취급을 받아버릴 걸"

 

물론 나의 경험담이다

 

나의 경우, 나를 괴롭히던 자가 죽어버렸기 때문에

일단 진실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 자체를 상실했다

그리고 결국,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어처구니 없는 나머지, 생각만 해도 크게 웃고 싶었지만

심히 걱정하는 루우 앞에서 취할 행동은 아닌 것 같다.

 

"...오빠는 거짓말쟁이일지도 모르지만, 옛날부터 변하지 않은거 같내"

 

"옛날의 나는 어쨌는데?"

 

물론 옛날의 나라면 사형수를 보호하거나 하지 않앗을 것 같지만 말이다

 

"오빠는 예전부터 나한테 자상했었어

그러고보니 예전에 장래희망에 오빠의 며느리가 되고 싶었단게 기억나내"

 

"하하하, 하지만 전혀 반하지 않았는걸?"

 

"그건 미안하내요"

 

잠시 동안 잡담의 끝에

루우는 원기를 회복했는지 벌떡 일어서며 입을 열었다

 

"파쿠르 연습하자"

 

"포기한거 아니였어?"

 

이상하게 끈질긴 여동생에, 나는 반쯤 질려 있었지만

막상 집에 돌아가도 딱히 할 일은 없었기에

그녀의 무모한 도전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이번에는 오빠가 아래에서 발을 받쳐주는 거야"

 

"구름다리에서 포기하게 만들려 했는데.... 그래, 자 해보자"

 

 

 

 

 

 

 

 

 

일단 처음에 말한대로 습격당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나 말고는 그걸 알 길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남매는 손을 잡고서 무사히 귀가했다.

 

설득에는 무너졌지만, 걱정하고 있던 부모님은 귀가하자마자 껴안았다

... 물론 루우를

 

"무사히 돌아왔네~ 목욕해야 겠어, 땀에 흠뻑 젖었다구!"
 

"정말 납치됬으면 어쩌나 하고 생각하던 참이야!"

 

부모의 나를 바라보는 눈은 나를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았고

오히려, 납치를 해갔으면 하는 바램을 담고 있었다.

 

이들의 이런 행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에 말한 대로 이 두 사람은 나를 피하고 있다

식탁에 모였을 땐, 일부러 시선을 피한다던가

밖으로 같이 외출 했을 땐, 외면을 한다던가 말이다

 

이제와서 개선될리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내 방으로 돌아와보니 이불 사이로 시즈쿠가 삐죽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어서 와, 나를 내버려 두고 어디로 갔던거야?"

 

"내러려 두다뇨!? 저도 생각해서 한 행동이라구요

너무 방에만 틀여박혀 있으면, 그야말로 의심을 받을 행위잖아요"

 

"뭔 뜻인지는 알겠어, 하지만 너 없는 동안 얼마나 지루했는지

그나저나 나 밥도 못 먹었어"

 

"...앗!"

 

완전히 잊고 있었다

나나나기 시즈쿠가 아무리 극악의 사형수라고 해도

그녀 또한 인간이였다.

배도 고프고 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리라

 

얼버무리고 있을 때가 아냐

나는 생각보다 먼저 마루에 머리를 내리치며, 무릎을 꿇었다

 

"정말 죄송합니다아아아!"

 

"어이쿠, 오버스런 리액션이내

하지만 난 별로 화나지 않았어, 난 말이야... 침대로 와봐"

 

그녀는 유일하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양손을 사용하여 

침대로 나의 상체를 끌어당겨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게 했다.

 

두 얼굴의 눈동자가 마주치자

나는 순간적으로 알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혔고

나의 전신은 곧 마비되어 버렸다

 

"죄... 죄송합니다"

 

"안 돼, 안 봐줄거야, 너는 나를 껴앉는 배게가 되어주어야 겠어"

 

"음... 하지만 일단 밥이랑 목욕을 하셔야겠죠?"

 

"아, 그것도 그렇군

그럼 일단 식사 좀 부탁할게

아, 그래! 목욕 같이할까?

몸을 못 움직이는 나 대신에, 나 좀 씻겨주겠어?

구석구석까지.... 공들여서.... 네가 만족할때까지 말야..."

 

서로의 숨이 느껴지는 초근거리에서 

이렇게 유혹해오는 여성이 있었던가

남자로서의 이성이 슬슬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시즈쿠는 나의 이런 반응을 보면서

 

하반신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구속복으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그녀가

이 구속복이 떼어 내졌다면 어떻게 됬을까

공포 이상으로 흥분이 멈추지 않았다

 

"...저를 죽이실 건가요?"

 

"그럴리 없잖아, 난 너의 노예니까, 으흐흐..."

 

그저 굳건히 유혹만 하는 나나나기 시즈쿠

 

 

 

 

역시... 이거, 내가 노예인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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