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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7화 - 진실된 살의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1장 죽음은 만남을 알리고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7화 - 진실된 살의 -

개성공단 2020. 11. 13. 21:50

"유우네가 날 원망했다고?"

 

"응, 유우네는 어제 일어난 일을 전부 야나기마 탓으로 돌렸어

반드시 후회하게 할거라면서, 의욕 또한 넘쳐보였어

야나기마, 어제 유우네에게 무슨 일 있었어?"

 

"뭐? 어제 너 없었어"

 

"있었어 하지만, 원망해야 한다는 건 우리라고 생각해

야나기마를 원망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야"

 

확실히 정론이다

나를 원망하는 것은 매우 잘못 짚은 것이다

애당초 덤빈 쪽은 유우네인데다가, 구경꾼의 시선을 돌린건 나지만

실제로 스트레스를 그녀에게 준 쪽은 구경꾼이였다.

 

"...그러고보니 너는 그 심문회에 참가했었어?"

 

마리아는 머리를 조금 갸웃거리며 도시락을 열었다

그녀의 도시락은 초라한 내 것에 비해, 매우 화려해보였다

 

"...멈추려고는 생각했어, 범인을 찾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잖아?

그저 경찰에게 맡기면 되는 건데... 다들 신나 보여서 멈출 수 없었어"

 

나는 내 도시락 뚜껑을 열며 입을 열었다

 

"성모... 아 별명으로 불러서 미안,

뭐 어짜피 난 별로 신경 안써, 누구든 탓하지 않을 거야"

 

"...모두들, 너를 거짓말이로 생각하고 있는데도?"

 

"이제와서 변명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어?

사실 나도 몇번은 거짓말을 한 적이 있었어

뭐, 악의없이 매번 참견하는 것보단 몇 배 낫겠지"

 

나는 젓가락으로 반찬을 몇 번 집어먹다가

오늘도 맛이 없음을 깨닫고, 도로 집어넣었다

 

"아무튼 야나기마, 오늘은 그냥 집에 가는게 좋을거야

유우네가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몰라"

 

"충고 고마워, 그런데 이런 걸 왜 나한테 알려주려는 거야?"

 

마리아는 내 말에 갑자기 젓가락을 놓더니,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뭔가 말을 하려는 것 같았지만, 원체 내뱉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나 시즈쿠의 체포 영상을 봤어

그 때의 눈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갑자기 무슨 소리야?"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잔인한 눈

유우네가 네게 원한을 털어놓았을 때의 눈동자와 너무 비슷했어"

 

나나나기 시즈쿠의 눈동자에 특별한 것을 느끼는 기분은 알지만서도

그것은 분명 기분탓 일 것이다.

나는 공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설마 기분 탓이겠지

사형수랑 일반인이 똑같다고?

아냐 아냐, 틀림없이 네가 잘 못 본 것일거야"

 

시즈쿠와 시선이 마주치게 되면 꼼짝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감정은 분류하자면, 사랑과 공포의 중간이란 감정이며

그리고 내가 매일 그녀를 보면서 맛보는 감정이였다

 

설마 마리아도 그렇게 느끼리라고도 생각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유우네가 시즈쿠와 같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쾌활하고 선한 유우네와 시즈쿠는 서로 극과극의 위치에 있다

 

아...선하다는 건, 어디까지나 성질의 이야기

내 입장에서도 보면 매우 악한 소녀다

 

"...그런가?"

 

"그래 당연하지

단순하게 생각해서 사형수와 같다는 것은 즉 사람을 죽인다는 거야

하지만 그 녀석이 사람을 죽일 정도로 악당 같은 건 아니잖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나도 그렇게 까진 생각하진 않아"

 

"게다가 나나나기 시즈쿠는 역사상 유례없는 연쇄 살인범이 아닌가

한 무리의 조직도 아닌, 개인이라고"

 

유우네와 시즈쿠는 다르다

유우네는 남을 선동하거나 심문하는 성격이라면

시즈쿠는 그딴거 없이 고문하거나 냉큼 때려 죽일 성격이니까

 

"...음... 그런가? 기분 탓 이겠지? 고마워 야나기다

내 고민을 들어줘서"

 

"고맙다면, 반찬 좀 나누어 주겠어?"

 

마리아의 시선이 내 도시락통으로 향해졌다

그녀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단축수업이 싫다

왜? 점심을 안주니까

때문에 이런 미적지근한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

 

뭐... 오늘은 마리아와 대화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만족했다

늘 선동 당하는 구경꾼들을 싫어하는 인간도 있음을 확인했고 말이지

보통 남자라면 얼떨결에 연락처 교환이라도 했겠지만

시즈쿠에게 엉뚱한 오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것만은 꾹 참았다

 

나는 아무튼 수업이 모두 끝난 후

신발장에 처박혀 있던 편지의 내용에 따라

한 눈도 팔지 않고 쓰레기장으로 향했다.

 

중간에 동급생의 노래방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

사형수가 서성거린다니까 단축수업을 한건데

완전히 생각 없는 녀석들이였다

 

쓰레기장에 가는 사람은 보통은 없었다

빠른 발걸음으로 도착한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

 

단순한 장난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근거는 없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해서

장난을 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여기에 올 수 없는 것일까

이쪽은 무슨 용건이든 들을 각오가 됬는데 말이다

 

삼십분 동안 제자리에서 대기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나의 예상은 그저 빗나간채 장난이라는 것으로 사실상 짙어졌다

나는 핸드폰에 집중하며 그렇게 30분 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왜 내가 돌아가려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편지의 협박이 진실일 가능성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였다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자살할 수 있듯이

큰 단점일 수록 염두에 두고 생각하는 성격이였다

만약 내가 떠났다간, 모든 사실이 공개되어 버릴 수도 있기에

 

그것이 무서워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시간이 경과했다

 

그만 돌아갈까

어딘가의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내가 얼마나 기다리나, 하고 시간을 재고 있는 거겠지

 

후우, 속았군, 이만 돌아가자

 

 

 

"죽어"

 

축 늘어진 어깨를 들어올리고

몸을 뒤로 젖히는 순간

나는 누군가에게 머리를 후려맞고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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