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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76화 - 에필로그 유키토 : 하늘의 꽃(天の華/텐가)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2장 거짓의 대가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76화 - 에필로그 유키토 : 하늘의 꽃(天の華/텐가) -

개성공단 2020. 12. 24. 20:06

 

 

 

 

 

 

펑, 펑, 펑 

벌레 소리 외에는 조용한 밤에는 어울리지 않게

화려한 소리가 울려 여름 밤하늘에 꽃을 만들었다

 

거기에 의문을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밤의 하천부지에는 이 꽃을 보러 온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없이 오가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웃고 있었다

 

축제에는 역시 웃는 얼굴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우리 동네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날이다

날씨는 쾌창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이였다

 

그것은 해가 진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19시가 넘어 폭죽이 터지고 있는 지금의 이 하늘의 스크린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 한 때의 비일상적인 공기에 빠져 있었다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큰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감탄사가 대비를 이루며

어떤 종류의 환상적인 공간을 이루고 잇는 것 같았다

 

 

"예쁘다, 유키 군"

 

 

옆에 있는 것은 내 소꿉친구로

현재는 연인인 하야마 코토네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감회가 새어 나오는 듯한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코토네는 지금 벛꽃색의 유카타를 입고 있다

축제에 나갈 때는 매번 유카타를 입었었는데

가볍게 땋아 올린 머리와 아래로 평소에 숨어 있던

목덜미가 살짝 드러나 있어 색달랐다

 

왠지 모르게 시선을 돌리고 싶어지는 것은

역시 좋아하는 여자의 요염한 모습 때문일까

 

청초한 분위기에서 약간 배어 나오는 코토네의 여자로서의 색기는

내게서 이성을 골똘히 빼앗아 가는 것이였다

 

 

유카타차림에 정신을 빼앗겨 버리고 있었지만

포장마차의 불빛에 비춰져, 코토네의 얼굴이 홍조를 띠고 있는 걸 깨달았다

 

조용한 코토네가 흥분하는 모습은 드물지만

그녀는 원래 판타지 같은 책을 좋아하는, 이른바 문학소녀

 

일상과는 다른 이 순간이

코토네 나름의 이야기성을 찾아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글쎄... 참 예쁘다"

 

 

하지만 코토네가 더 이뻐... 라는 구린내 나는 대사는 물론 말하지 않았다

 

장소의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은 당연할지라도

그런 말을 했다간 난 침대위의 이불을 덮어쓰고 

이불킥을 날려버릴 것이다

 

코토네는 분명 진솔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이건 틀림없이 흑역사 확정이라고...

 

무엇보다 그런 말을 못하는 이유가 또 있었다

 

 

 

"금붕어 뽑기다! 슈팅건이다! 제비뽑기다!"

 

"제비뽑기는 대체 왜 하는 거야?"

 

 

히어로의 가면을 쓰고 솜사탕을 한 손에 들면서

껄껄 웃는 동급생 소녀, 스나하마 미쿠리와

그녀의 곁에서 시중을 드는 내 친구인 니시노 코타도

함께 이 장소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우리 넷이서 이 불꽃놀이를 보러 왔다

 

 

역 앞에서 만나, 가볍게 포장마차를 돌고 난 후

마침 잘 비어있는 장소를 찾은 우리는 

여기서 불꽃을 감상하고 있는 중이였다는 것이다

 

아무튼 친구 앞에서 그런 흑역사를 보일 정도로

나의 이성은 여름의 더위로 증발하지는 않았다

 

 

"미쿠리는 축제를 만끽하고 있네

운치는 잘 못 느끼는 것 같지만 말이야"

 

"당연하지! 이게 내 나름의 축제를 즐기는 방법이니까!

중학교 때부터 계속 이랬는걸? 그렇지 코타?"

 

 

내 말에 뺨을 부풀린 미쿠리는 니시노에게 말을 건넸다

 

말을 건네받은 니시노는 변함없이 상쾌한 꽃미남 페이스로 미소를 바꾸어

미쿠리의 말에 수긍했다

 

 

"그래, 미쿠리는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해, 응 좋아"

 

"봐, 코타도 이렇게 말하고 있잖아!

나는 옳아! 코토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어? 응? 그런가?"

 

 

니시노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쿠리는 코토네에게까지 화제를 뿌리며, 긍정을 촉구했지만

코토네의 반응은 별로 그다지 였다

 

나는 코토네의 반응을 곁눈질로 보면서, 니시노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조금 진정시키는게 낫지 않겠어?"

 

"음... 하지만 실제로 그게 진심이니까

그리고 미쿠리는 웃는 얼굴이 더 어울리잖아"

 

 

가볍게 수줍어하면서 뺨을 긁는 니시노

사실 나는 남몰래 이 친구의 사랑을 빌고 있었다

 

 

니시노는 사실 이미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상대는 이제와서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바로 미쿠리

 

중학교 동창으로, 리얼충으로 변하고 싶은 계기가

겉모습만이라도 어울릴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사춘기의 남자다운 것이였던 것이였다

 

뿌리는 나와 같았을지 몰라도

좋아하는 상대를 위해 스스로 변하는 길을 택했다니

역시 나와는 다른 인종이였다

 

나도 처음부터 바뀌는 길을 선택했다면

텐가랑도... 아니, 그만두자, 이런 생각은 코토네에게 실례야

이미 다 끝난 일이잖아

 

 

여튼 완벽한 초인이라고 생각했던

니시노의 일면을 본 나로서는

더욱더 이 친구에게 호감을 가져

이번에는 내가 발벗고 나서려고 코토네에게도 상담한 결과

미쿠리를 꾀어, 오늘을 맞이했다고 하는 속사정이 있었다

 

...뭐, 무엇보다 별로 효과는 없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오늘 데려오길 잘 한거 같아

미쿠리는 여름방학 전까지 도통 기운이 없었거든"

 

"...미안, 그거 분명 내 탓일거야"

 

 

미쿠리가 기운이 없었던 이유,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텐가일 것이다

 

나와 코토네가 학교를 쉰 다음날

텐가는 자랑하던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학교에 등교했다

 

물론 그 모습에 모두가 놀라 사정을 따졌지만

막무가내로 입을 열지 않고, 그대로 지금까지 이르고 있었다

그래서 분명, 미쿠리도 책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건 아니야, 유키토만의 탓은 아니라고 생각해

제3자인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만은, 분명 어쩔 수 없는 일이였을거야"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게도 책임은 있었어"

 

 

니시노는 표정을 흐리게 하는 나를 보며 위로했지만

나는 솔직히 말해서 그것을 받아들일 순 없었다

 

텐가의 갑작스런 변모에

전날 텐가와 함께 학교를 쉬었던 내가 당연히 의심받았지만

그녀는 나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들 사이에 완결된 이야기를, 제3자에게 말해선 안된다

탠가는 그런 심정이였을까

사실 그녀 입장에서는 언제라도 우리를 몰아넣을 수 있는데 말이다

 

 

 

미쿠리는 지금도 적극적으로 텐가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지만

반응은 그닥 좋은 것 같지 않았다

 

그녀의 주위에 몰려있던 추종자들도

이제는 말을 거는 것을 사양하는 듯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인기가 떨어졌나 하면, 그런 것은 아니였다

 

오히려 갈수록 텐가의 인기는 치솟고 있었다

 

지금의 근심어린 표정과 헤어스타일을 바꾼 차이가

남자들의 심금을 울렸는지,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것 같았다

 

 

주위는 어리둥절하면서도 텐가의 변화에 일희일비하고 있었지만

진실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받아들이는 방법이 전혀 달랐다

 

 

나를 잊지 마라

 

텐가는 그런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다

 

 

잊을까 보냐...

 

 

 

이제와서 너의 존재를, 내 안에서 지울 순 없어

 

나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하고, 좋아했던 사람

 

소중했던 소꿉친구

 

 

그런 존재를 버린다니... 나는 결코 하지 않아

잊는 일 따위 할 리가 없어

 

 

텐가의 존재는 반드시 언제까지나, 내 안에 계속 남아 있을 거야

 

 

"얘들아, 너네 둘 다 남자끼리만 대화하는 거야?

이렇게 미소녀가 둘 이나 있는데도?"

 

"아, 미안 미안"

 

"이야 미소녀라고 직접 말하는 거야?

물론 코토네는 미소녀가 맞긴 하지만"

 

"에에, 유키 군 뭐라는 거야"

 

 

그렇지만 조금만... 일상에서 벗어나보자

 

 

"코토네"

 

"응? 왜 그래, 유키 군"

 

 

나를 올려다보는 코토네는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아니, 사귀고 나니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나 앞으로 잘 할게, 평생 너만을 바라볼게"

 

"에...에....에...!?"

 

 

이 정도면 분명 흑역사는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중에 이불킥 정도는 할지 모르지만 그 때는 그때가서 생각하자

 

나는 코토네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

생각한 것을 그대로 솔직하게 전하고 싶었다

 

 

"우와, 유키쟝 대담하네, 우리들은 보이지도 않나 봐?"

 

 

주변의 따가운 시선은 무시하자

지금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니 말이다

 

 

"그러니 잘 부탁해, 코토네"

 

"...응"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는 코토네와 그것을 바라보는 나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듯 밤하늘에 새로운 꽃이 피어 있었다

 

 

 

그렇게 나와 코토네의 관계는 계속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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