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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74화 - 연결되는 마음, 끊어지는 유대 - 본문
"무슨 소리야, 유키토.... 우리 애인 되는거 아니였어?
보통 애인에게는 그런 소리 하면 안 돼
나야 용서해 주겠지만, 보통이라면 미움을 받을 거야
이젠 용서해 줄테니, 거짓말이라고 해"
"거짓말 아니야, 난 너한테 거짓말 한 적 없어
우린 이제 떠나야 해"
그것만이 유일하게 텐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거니까
"나를 버리겠다는 거야? 나보다 코토네를 고를 셈이야!?
하지만 텐가는 역시 솔직하게 받아주지 않았다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 했고
마치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같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나를, 나만을 좋아해줘!
좋아한다고, 내게 말해줘!"
"텐가..."
그 모습은 몹시 애처롭다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텐가가
내 눈에는 또래의 아이들보다 훨씬 어려보이고 있었다
혹은 이것이 텐가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마도 이 모습을 보고 텐가를 지키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그건 이제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이야
텐가의 부모님은 맞벌이지만, 그것 때문에 항상 집에 없는 것은 아니였다
제각기 애인을 만들고 있으니
집에 안오는 거라고 옛날에 부모님이 빈정거리던 기억이 났다
아이였던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 요 근처에선 나름대로 유명한 이야기였다
텐가에는 확실히 돈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지 않는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애정이 남아 있는 상대에게
꺼림칙한 일을 있다는 자각이 있기 때문에
집에 다가가지 않는 것이라고 어머니는 말하고 있었지만
그 때의 나에게는 감이 오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럼 왜 결혼했어?
서로 좋아서 결혼한거 아니냐고 질문했더니
어른에게는 사정이 여러가지 있다고
적당히 얼버무렸던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때의 나는 치사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어른 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텐가에게 개의치 않았던 그녀의 부모님에 의해
지금의 그녀가 완성되었다
나와 코토네만으로는 그 마음을 채워줄 수가 없었겠지
말만 강하고, 사실은 매우 여리고 거짓말쟁이인, 외로운 여자아이
사람을 모르는 여자애, 그것이 텐가였다
텐가는 분명 사람을 사랑하는 법이라는 것을 몰랐던 거야
그래서 나를 시험했다
내가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는 지 알고 싶었던 거겠지
사랑받는 법을 모르니
다른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
소심해서 남에게 상처를 주어도, 모르는 척 할 수 없다
무의식적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상처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용서할 것이라고
분명 텐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애당초 죄의식부터 없다고 해야할까?
"미안해, 텐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텐가에게 사과하고 있었다
이 생각이 맞는지는 모르겠어
틀릴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엉뚱한 추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나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
나로서는 텐가의 외로움을 메울 수 없었다
텐가의 마음에 뚫린 구멍을 막을 수 없었다
그것이 너무나 억울하군
"나는 텐가와 어울리는 남자가 아니야"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차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고백이 성공했다고 해도
나와 텐가와의 관계는 머지않아 파탄이 났을 것이다
나와 텐가는 처음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였어
"그렇지 않아! 나는...나는... 계속 유 군을! 유키토만!"
"미안해, 하지만 이젠 무리야, 우리 관계는 애당초 틀려 있었어"
원하던 답을 겨우 얻었다
그것은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구원
그리고 그 대가는 한 명의 소꿉친구와의 결별이였다
신은 잔인하다
내가 아닌 텐가의 외로움을 메울 수 있는 녀석을
소꿉친구로 만들어 줬음 좋았을 텐데
"그런 거 절대..."
"...손 좀 이리 내봐, 엉망이잖냐"
나는 쭈구리고 앉아, 텐가의 손에 손수건을 감았다
반창고가 있으면 좋겠지만, 난 그렇게 준비된 남자는 아니였다
이렇게 나이 먹어도 나는 눈치 빠른 것 하나 제대로 못하는 녀석인가...
복받치는 눈물을 억누르며, 나는 텐가에 손에 감은 손수건을 꽉 묵었다
작은 손이였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잡았던 손이였고, 많이 커졌지만
그래도 내 손보다는 작았다
이 손 잡고 같이 걷고 싶었는데, 이젠 그것도 못하겠내...
"유키토... 나... 나 말이야..."
"예전에 이렇게 한 적도 있었지, 그 때의 너는 생각보다 독한 놈이였고..."
완전히 거꾸로 되어 버렸구나 하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것이 소꿉친구로서 텐가에게 다가가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니
조금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우린 여기서 끝이다
텐가와의 만남은 여기서 마지막이다
"그래...그래....나 계속 유 군을 쫓아가고...
유키토는 발이 빨랐으니까... 따라오려고 필사적으로..."
"그래, 그런 적도 있었지, 우린 역시 비슷한 인간이였나 봐"
어지럽게 싸우기도 했다
우리들은 서로 얘들이였으니 말이야
그래서 서로 성장하지 못했던 걸까?
이제 와서야 나와 텐가의 마음이 연결된 것 같았다
"유키토, 나..."
"아, 유키 군, 이제 그만 해"
하지만 그 연결을 끊는 목소리가 그 자리에 울렸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오직 한 사람
"코토네"
"너무 시간을 지체했어, 이러다간 1교시 넘겨서 오겠어"
코토네는 우리를 내려다보듯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나만 쳐다보고, 텐가는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었나..."
"앗, 유키..."
일어서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 보니
9시에 근접해 있었다
생각보다 오래 있었군
이웃에게 보이지 않았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겠내
단순히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았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도 어쩔 순 없네
그저 소문만 나지말길 바랄 수 밖에
수명이 많이 단축된 것 같지만, 지금은 마음이 차분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아수라장을 벗어난 직후임에도, 당황할 건 없었다
"일단 학교 가볼까, 변명하긴 어렵겠지만, 앞뒤를 잘 맞춰서..."
"유키 군, 오늘은 학교 안 가도 되지 않을까?"
코토네는 나에게 다가와 몸을 기댔다
그대로 내 팔을 감아와, 마치 자신인 것마냥
텐가에게 보란듯이...
"무슨 소리야, 교복입고 어딜 갈려고?"
"우리 집 지금 아무도 없어
아빠는 일하러 갔고, 지금 시간이면 엄마도 알바 뛰러 가시니까..."
코토네는 그렇게 말하고 팔의 힘을 강하게 했다
아마 용기를 냈을 것이다
뺨도 붉어 보였다
"유키 군, 우리 집에 와, 무슨 뜻인지 알지?"
누군가의 목이 꿀꺽 소리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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