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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60화 - 양부모의 마음을 몰라주는 자식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3장 대재해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60화 - 양부모의 마음을 몰라주는 자식 -

개성공단 2021. 3. 14. 01:32

 

 

 

 

 

고요한 공기가 지나가면서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그저 고요한 공백이 흘렀다

 

그런 중에 나인즈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녀석 지금 뭐라 하는거야?'

 

 

과거에 키웠던 아이, 루기스에게 시선을 돌린 채

나인즈는 보라색 눈을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생각이 가득 차 있던 머리가 급속히 식으면서

등뼈마저 그대로 얼음이 되어 버린 듯한 감촉이 느껴지는 그녀

 

그녀는 무엇인가를 말로 하려고 헛기침을 내면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 사이에도 루기스의 말이 나인즈의 사고 속을 누비고 있었다

 

알류에노를 잊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마음도 일단락 짓지 않았다는...

 

 

"...루기스, 너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 뜻은 알고 하는 말이겠지?"

 

 

나인즈는 신중하게 말을 골라 입술을 움직였다

혹시 자신의 말투가 나빴던 것은 아닐까

의미를 따지면 오해가 풀리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런 나인즈가 품고 있던 일말의 기대는

루기스의 답에 쉽게 때려잡히고 말았다

 

 

"알고 있어요

문장교 사람은 대성교의 성녀와 관계를 갖을 수 없단 말이잖아요"

 

 

모두 잘 이해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듯한 루기스의 말

 

나인즈는 그 말을 듣고, 하나의 확신에 이르렀다

 

이 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자신의 입장도, 한 말이 무얼 뜻하는 지도

 

아무것도 변할 것이 없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

 

행복인지 불행인지, 알류에노와 루기스의 위치는

고아원에 있을 때보다 크게 달라졌다

 

 

한 쪽은 대성교의 성녀 후보

한 쪽은 문장교의 영웅

분명 그들은 서로 극과 극의 위치에 서 있다

누가 봐도 서로 맞닿을 위치에 서 있지는 않았다

가능하다면, 소꿉친구라는 사실조차 숨기고 싶을 정도였다

 

하물며 루기스가 아직도 알류에노를 그리워하며

손을 잡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등

문장교 내부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됬다간...

 

문장교라는 세력이 둘로 갈라지는 수가 있을 것이다

 

잠시 감옥에 있었다고는 해도

나인즈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아니였다

오히려 갈라이스트 왕국에서 활동할 때에는

정보 임무를 도맡아 하기도 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문장교 내부에 루기스를 못마당하게 여기는 무리들은 아직도 많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은 문장교의 상층에 속하는 자들

 

그들은 굳이 불만을 대놓고 표출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임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루기스에게 적대한다는 것... 그것은 곧 성녀 마티아에게 적대한다는 것

당당하게 말을 할 수 있을리가

 

그러나 그것은 불만을 토로할 계기가 없어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막힌 불만은 계속 계속 쌓여...

 

 

만약 그들에게 뭔가 명분만 생긴다면

그들은 쉽게 불만을 토로할 것이고

불만은 언제나 혐오로, 혐오는 박해로, 박해는 적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적대는 곧 분열로 모습을 바꾼다

세력이란 것은 상상 이상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많은 조직, 세력, 국가는 과거에 그렇게 많은 분열을 거듭해 왔다

문장교라고 예외가 없을 수 없지

 

신자들에게 교의는 하나지만, 신앙의 형태는 하나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지금 문장교가 분열한다면, 그 앞에 있는 것은 명확한 파멸 뿐

 

나인즈는 현기증조차 날 지경에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변했구나, 아니... 성장했다고 해야 할까"

 

 

루기스는 말뜻을 짐작하지 못한 채, 어깨를 짓누르며 고개를 비틀었다

그 모습 자체는 일찍이 루기스의 어렸을 때 모습이였다

가볍게 손목을 비트는 버릇도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은 크게 변했다

 

나인즈가 아는 루기스라는 아이는 다소 고집이 세긴 했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자신을 숙이는 일이 많은 아이였다

 

좋게 말하면, 똑똑하고 이해력이 있는 소년

나쁘게 말하면, 기대라는 것을 갖지 않는 소년

 

할 수 없으니 하는 수 없다

그러한 말을, 어렸을 때부터 달고 달았던 소년

그러한 소년을, 나인즈는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 시절의 루기스라면, 금방 포기하고 말겠지

알류에노의 손을 잡아줄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이 녀석은 달랐다

나인즈는 복잡한 것들을 머리에 않은 것처럼

머리를 꽁꽁 싸매며, 루기스와 시선을 맞췄다

 

그 눈에는 예전과는 다른 깊은 자아를 느끼게 하는 것이 있었다

마치 혁혁한 긍지를 같은 자의 것

 

그것은 분명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아대로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나인즈는 자신의 자식의 성장에 부모 같은 마음을 느꼈다

 

 

하지만 안 좋아

 

이것이 문장교와 

아무런 관계 없는 성장이라면 모르겠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해

좀 더 나은 곳에서 발휘해 주었으면 좋으련만

 

루기스는 마치 새끼가 어미새를 따르듯 알류에노를 흠모한다

아마도 내 앞에서 한 그 약속을 이 아이는 아직도 굳게 가슴에 품고 있는 것

 

그러면 안 돼

아무리 발버둥처봤자, 최악의 결과만 맞이할 뿐이야

말하자면 스스로 가시 돋친 피밭에 굴러드는 격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인즈는 루기스를 향하던 시선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돌렸다

그의 등 뒤에는 세 명의 그림자가 보이고 있었다

 

전장의 처녀로 유명한 카리아 버드닉

볼버트 왕국의 마법사 피에르트 볼고그라드

통치자 필로스 트레이트 

 

모두 어느 정도 루기스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나인즈는 그렇게 들었다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 올리는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그 자들의 눈을 자세히 눈을 들어다 보며

나인즈는 살짝 볼을 실룩거렸다

 

불꽃처럼 눈초리를 휘둘루는 사람

조용히 눈을 찌푸리는 사람 등

3명 모두 각자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모두 솔직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

말로 하기가 꺼려질 정도의 감정을 루기스에 대해 갖고 있다는 것

루기스는 그걸 눈치 챘을련지...

 

 

화상 입지 않을 정도 하라구

 

 

나인즈는 아까 자신이 내놓은 말을 비웃듯, 속으로 생각했다

그 꼴을 보아하니, 도저히 그런 일은 없겠지

나인즈는 속으로 한숨 쉬듯 중얼거렸다

 

세 사람이나 이런 사람을 만들어버리다니

내가 키운 자식은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

스스로의 과거에 후회조차 생길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관없다

차라리 그 편이 나아

그들이라면 루기스를 연결해줄지도 모르니까

 

나인즈는 정적이 계속되는 실내에서, 말을 고르며 소리를 냈다

가능한 한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도록 말이다

 

 

"루기스, 잠깐 그녀들과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말인데

여자들만의 얘기니까, 잠깐 나가 있겠니?"

 

 

루기스는 자신을 몰아세우려는 줄 알았는지

당황해하는 표정으로, 뒤의 세사람에게 시선을 주었다

 

동시에 나인즈 역시 세 사람에게 호소하듯 시선을 맞추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도록

 

세 사람 역시 당황한 것 같았지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루기스에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나인즈는 침을 삼키며 흐뭇해했다

그녀의 영리한 눈이 지금 단 한 가지의 목적으로

형형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너의 행복을 위해서야 루기스

진정한 기쁨은 의외로 타인의 몫임을 알려주겠어

 

 

루기스가 방을 나간지 얼마 뒤

나인즈는 입을 열었다

그녀의 표정엔 부드러운 미소가 춤을 추고 있었다

 

 

 

 

 

 

 

오랜만에 게임 관련 번역만 하다가 소설 번역 하려니 어색하내요

다른 번역 하시는 분도 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바쁘신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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