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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성 연합
알류에노... 아르티아의 몸이 갈라이스트 옥좌에 당도했다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 땅은 자신의 주군을 떠올릴 것이다 누가 이 땅을 발흥시키고 누가 찬란한 문명을 일궈냈는가 누가 이 대륙에서의 패권을 인류의 수중에 넘겼는가 인류신화 아르티아 신앙의 중심지인 왕도는 주인을 맞이하여 본래의 모습을 떠올렸다 왕도는 제도로 돌아가고 시대의 톱니바퀴는 거꾸로 갈 것이다 황금빛 눈동자가 아름다운 색채를 띠었다 "......용이, 거인이, 정령이...." 그녀의 입술이 발하는 것은 노래의 한 구절 현대에는 상실되어 전해지지 않았던 마법이 알류에노의 체구를 거쳐 부활하고 있었다 오래된 노래, 신화 시대의 인류가 지었던 시 ".....사랑스러운 너의 아이를 유괴해 갔노라 너의 아이를 먹고 짓밝고, 뭉개고..
잠시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서 대성교의 성녀와 용사가 함께 궁전에 들어온 무렵 궁전 앞 계단에서 카리아는 은발에 피를 흘리며 다리를 절고 있었다 그녀는 검붉은 검으로 몸을 가누며, 호흡을 골랐다 알류에노에 의해서 탑에 내던져진 몸은 인간이라면 즉사 경추를 포함한 전신의 뼈가 부서져 흩어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리아의 몸 속을 누비는 거인왕의 혈통이 그녀에게 죽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쓰러지는 일도, 패배하는 일도, 절명하는 일도 거인왕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였기 때문이였다 게다가 또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카리아에게 있었으니 "그..... 개년....." 카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갈고 있었다 통상적이라면 거인은 피나 뼈 같은 육체의 상처를 곧바로 복구해 고쳐버렸다 카리아의 몸은 혈액이 활성화되기만 하면 ..
신의 이름을 대라고 한다면 이 대륙에서는 두 개의 이름을 들 수 있다 대성교 주신으로서 통치와 행복을 관장하는 아르티우스 문장교 주신으로서 자유와 지혜를 관장하는 오우후르 그 밖에도 과거의 거인이나 정령 용을 믿는 파벌이나, 인간왕 메디크를 신봉 하는 자들도 있지만 극히 일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르티우스건, 오우후르건 엄밀히 말하면 그들은 신이 아니였다 그들은 다만 힘을 갖고 마의 진수와 원전을 얻었을 뿐이였다 대마로서 신과 같은 힘을 가졌다고는 하나 남들에 의해 지어낸 신에 불과했다 그럼 진정한 신이란 무엇인가 신은 무엇을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인가 그 기원을 탐구했던 것이 분명 살레이니오였다고 문장교 성녀 마티아는 입술을 깨물며 생각했다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었고, 손끝엔 감촉이 없었..
용사 리처드 퍼밀리스의 용모는 아직 젊었을 적의 모습이였지만 그러나 그 눈빛과 목소리는 분명 세월의 노화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그 노회함과 해학을 겸비한 말투를 네이마르는 잘 알고 있었다 ".........." "어이, 입 다물고 있지 말고, 웃어라고 일단 즐기고, 눈물 따윈 다 끝난 다음에 흘리면 돼" "무...무엇을 즐기란 말입니까!" 네이마르는 필사적으로 말을 짜냈다 눈앞의 존재가 더 이상 용사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면서 말이다 몸 안쪽에서 엄청난 피를 토해내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뺨에 주름을 잡고 웃는 모습은 그녀가 아는 노장군이였다 메드라우트 보루에서 헤어진 채 만나지 못했던 리처드와 네이마르는 가까스로 재회했다 그러나 이 짧은 만남은 곧 새로운 이별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
제1장 - 루이 16세를 따라서... 눈을 떠보니 나는 호화찬란한 궁전의 통로를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중에 걷고 있었다 멍하기만 하던 의식이 차츰 풀렸고 이 궁전의 통로는 왠지 낯이 익어 보였다 이유는 여러 번 게임 화면 속에 등장했던 곳이였기 때문이다 "여기는…… 베르사유 궁전?" 베르사유 궁전……. 프랑스가 가장 빛나던 시대에 활약했던 태양왕 루이 14세가 건조한 세계유산 중 하나다 매우 호화롭고 웅장한 곳이며 특히 건물보다 정원에 집중해 건설했다 그것은 프랑스의 압도적인 힘을 외국에 과시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러나, 쓸데없이 만들어 버린 결과 재정이 부족하게 되었다고 하는 에피소드도 있을 정도로 돈을 들인 모양이다 프랑스의 저력을 느끼게 하는 건축물 나는 그런 베르사유 궁전에 있었다 아... 나는 ..
불꽃이 터졌다 홍련의 창이 적에게 달려들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도로 튕겨나갔다 그렇게 여러 번 날라지고, 튕겨나감을 반복했고 이제는 얼마나 그것이 반복되었는지는 본인밖에 모를 것이다 옆에서 보면 수 천번 정도 반복된 것으로 보였다 이를 처리해 보이는 용사도 비정상적이지만 용사와 팽팽한 기사의 모습도 역시 비정상이였다 다만 약간의 실수가 이루어진다면 둘 중 하나의 목덜미는 끊어져버릴 것이다 이따금씩 핏방울이 튀고 있었지만 지금 서로가 노리고 있는 것은 치명상이 될 수 없는 곳 뿐이였다 기사 가르라스는 신음했다 도저히 리처드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자신보다 빠르고, 보다 날카로운 한계가 여기에 있었다 아이러니컬하다고 가르라스는 생각했다 인간에 한계를 느끼고 초월한 마인의 몸을 얻어도 여전히 한계..
흑검이 번개를 만들어냈고 용사의 힘에 호응하듯 우렁찬 천둥이 궁궐의 한 구석을 텨냈다 그러나 아무리 용자가 강인한 존재라 해도 상대편은 인류의 천적인 마인 그들은 보통 사람 정도라면 손가락 하나로 비틀어 내는 존재였다 본래 인류가 이길 수 없는 자들이란 것이다 더욱이 용자는 상처를 입었고 몸 속에 저주마저 자리 잡고 있었다 상황만 놓고 보면 누구의 태세가 더 유리할지 따질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리 할 말이 있는데 리처드 퍼밀리스라는 자는 규격 외의 존재였다 "천둥" 짧은 중얼거림과 동시에 번개가 시야를 가렸다 그걸 마주본 가르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그는 홍련의 창을 옆으로 겨누고 손끝으로 기회를 잡았고 눈 하나 깜빡거리는 틈을 두려하지 않았다 가르라스는 송곳니 같은 창으로 허공을 갈랐다 그..
리처드의 흑검은 번갯불을 만들어냈고 그것은 그를 용자라고 부르게 할 만한 능력이였다 그러나 네이마르가 가진 능력은 무기가 아닌 오히려 그녀는 문관에 가까웠다 그런 그녀가 전쟁터에서 죽는 것은 리처드가 말한 것마냥, 재능을 잘못 활용한 결과였다 애초에 전쟁터에는 처음부터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아무튼 잘못 발을 들인 결과 흑검은 단두대의 칼날 처럼, 네이마르의 목덜미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그 직전 리처드의 일격이 뱀처럼 꼬부라졌다 그는 순간적으로 칼날을 돌려 전혀 다른 곳에 맞췄던 것이였다 한 번이 아닌, 두 번, 세 번, 네 번 이상으로 다툼은 계속되었고 죽을 뻔 했던 네이마르, 주변의 군사들, 심지어 가르라스까지 당황했다 리처드에게 날아왔던 열선은 창문을 깨고 주변의 벽을 관통했음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202X년 도쿄 "으아아아아아아!!!" 오늘도 오후 11시 30분까지 밤을 새우고 나서야 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외벽에 약간의 균열이 생긴 누더기 아파트, 이것이 우리집이다 내일이 휴일이긴 하지만 최근의 야근이 어깨의 통증을 유발시킨 참이였다 월급에 그만큼의 야근비가 추가되므로 게이밍PC에 필요한 부품값 정도는 벌고 있지만 그래도 몸이 요즘 비명을 지르는 듯한 느낌이다 전철로 20분, 차로 40분, 도보 2시간… 야마노테선 안쪽에 있는 대기업이 나의 직장이다 요즈음 회사내에서 기획이나 프레젠테이션이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어서, 바쁘지 않는 부서가 없다 우리 부서는 사무를 맡고 있지만 이러한 성수기에 들어가면 서류 같은 것에 엑셀이나 워드가 꽉 차 있는 상태로 있는 것이 다반사였다 하... 블랙 기업 ..
시간을 잠시 거슬러 올라가 아직 햇빛과 어둠이 서로의 칼날을 주고받고 있던 무렵... 기사와 용사가 궁궐을 유일한 전쟁터로 삼아 서로 겨루고 있었다 자신이 믿는 자를 위해 적의를 넘치며 한 발짝도 물러서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거듭될 때마다 굉음이 주위를 휩쓸었다 홍련과 흑검 어느 쪽도 한때 아군이었던 주저함 같은 게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용자 리처드 퍼밀리스는 궁전 앞 계단을 발로 밟으며 말했디 "네가 배신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 적이라면 밀고 나가겠어" 천둥소리가 공중을 지나갔다 리처드가 걸음을 내디디면 가르라스와의 사이에 있던 공간이 날아가 버렸다 순간 궁궐로 통하는 문이 강렬한 힘에 짓눌려 튕겨 나갔다 벽돌은 파편이 되고 유리는 파편이 돼 흩어졌다 궁전은 그렇게 아수라장이 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