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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53화 - 레이 라키아도르家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5장 배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53화 - 레이 라키아도르家 -

개성공단 2021. 4. 17. 04:38







볼버트 군 본진의 중앙
마스티기오스 같은 장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지휘소와는 별도로 엄중한 천막이 하나 쳐져 있었다

그것은 마인 라브르가 몸담고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원래는 왕족들이 출진할 때만 사용하는
천이나 침대가 빽빽이 장막 안에 놓여 있었다
그 어느 것도 라브르가 원한 것은 아니였고
독극물 쥬네르바 같은 마성들에게 무릎 꿇은 귀족들이 마련한 것이였다

거기엔 현란한 물건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진열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라브르에겐
고급품이나 귀금속의 종류를 감상하는 취미는 없었다
인간이 쌓아올린 문화 위에 만들어진
귀중품 따위는 흥미가 없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거의 손대지 않은 채인 귀금속과
라브르는 무서울 정도로 조화로웠다
그 자체가 만들어진 정교한 인형 같았다


라브르는 미려한 호박색 눈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먼저 들은 말을 떠올렸다

보석 아가토스가, 이 몸을 죽이러 온다고...

그걸 볼버트 군이 어떤 의도로 자신에게 전달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기에 큰 의미는 없는 것일까
아니면 마인끼리 서로 잡아먹으라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아예 다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라브르에게는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녀는 인간의 생각에 관심은 없었다
사고의 깊숙한 곳에 있는 것은 단 하나



라브르는 질 좋은 침구에 누우며, 천천히 두 팔을 울렸다

그녀에게서 쏟아지는 것은 맑고
그렇게 환호성을 울리는 듯한 웃음소리

라브르는 자신 속에서 생겨난 커다란 감정을 토할 줄을 몰랐다
그래서 그저 웃음으로 내보내고, 그 목소리는 바깥에 발산되었다
그것은 마치 밖의 인간들을 조롱하는 것과도 같았다




"보석 아가토스... 신화시대의 생존자인가..."



그녀가 볼에 지은 미소는 냉소적이지만 어딘가 그리움을 띠었다
증오해야 할 적일지라도 아는 자도 거의 죽어 버린
이 시대에는 향수에 가까운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게다가 라브르는 자기 시대의 모든 것을 제쳐두고 연명하고 있었다
살아 있는 세월을 생각하면 아가토스도 아기 같은 것
뭔가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있었다

그녀는 어딘가에 있을 아가토스를 향해 중얼거리듯
거의 독백 같은 목소리를 내뱉었다




"나를 추악한 존재라 했는가, 뭐 죽기 전에 못할 말이든 없겠지
좋아, 아가토스.... 어짜피 네 운명은 내게 있어, 즉각 없애주도록 하지"



그것 또한 나의 신... 브릴리간트의 뜻에 맞을거야



마호전쟁...
마인과의 대결이 여기에서 결정지어졌다





 ◇◆◇◆





마호전쟁
갈루아말리아 공방전, 이틀째




첫날과 마찬가지로 일출이 시작되면서 볼버트군가 공세는 시작됐다
첫날과 상황이 다른 것은 주력이 되는 군세였다

대문 앞의 마스티기오스가 이끄는 정면군은
첫날에 비해 그 기세를 약화시켰고
반면에 뒤쪽에서의 공성을 하는 부대장군
에일린 레이 라키아도르가 이끄는 2군이
경쟁적으로 가혹한 기세로 돌격하기 시작했다

에일린이 주력으로 하는 것은 장갑병이 아닌 마법수병들
그것들에는 에일린이 스스로 목숨을 불어넣은 것들도 있었다


라 볼고그라드가의 진수가 변조라면
레이 라키아도르가의 진수는 곧 감염

짐승들의 뇌수에 마를 침투시켜
다양한 마법을 넣고 전쟁터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한다
군사들을 마에 취하게 하고 전쟁터를 이끌게 하는 것

마법의 변조에 집착하는 라 볼고그라드 가문과는 다른
마법에 의한 다른 것에 대한 감응
그것이 레이 라키아도르의 장점이였다

사실 전쟁터 일대를 영역으로 할 만큼
광역 감염 마법을 부리는 것은 그녀의 가문 정도일 것이다
이것이 마의 진수
신역에 이르기 위한 길이라고 에일린은 믿고 있었다

그리고 감염 마법이 가장 활약할 장소는 말할 수 없이 전쟁터





"레이 라키아도르의 이름으로
이곳을 우리의 영역으로 삼겠습니다!
마음껏 싸워라, 전사들이여"
지금 여기 있는 당신들이 진정한 용감함이 뭔지 보여주도록!"




감염 마술에 감염된 마법수병들이 그 뜻대로
갈루아마리아 성벽으로 몰려들었다
이제 그 눈에 제정신은 없고 오직 이 벽을 뚫겠다는
주어진 의지밖에 없었다

병사들도 짐승만 한 순수함은 없어도 언제나 공격성이 뛰어나게 마련
다른 이의 행동을 되돌아보지 않고, 오직 전투행동만을 이어갔다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공성전에는 무엇보다 안성맞춤일 것이다
뜨거운 기름을 뒤집어쓰고, 돌이나 화살을 맞아도
그들은 전진만을 계속할 뿐이였다

에일린은 만족스러운 듯 그것을 바라보면서도 마법을 외쳤다
입술이 매끄럽게 언령을 토해냈고
그렇게 주위 일대를 마법으로 덮어냈다



"너희들에게 호령하겠다
제정신은 광기로, 광기는 다시 제정신으로
죽고 태어나, 백개의 팔과 오십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 되어라!"




미간이 약간 아팠다
에일린이라 해도 전쟁터 일대를 마력영역으로
뒤덮는 것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물러설 수 없다
에일린도 물러설 수 없을 만큼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입술을 깨물고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에일린은 마인에 의해 야기된
이 전쟁터를 유례없는 기화로 그렇게 받아들였다.

국가의 위기인 것은 분명 마성에 목이 졸린 것도 확실하다
하지만, 이 궁지 속에서야말로 공을 세우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 독기가 에일린의 가슴속을 소용돌이쳤다




볼버트 왕조의 5대 명가로 꼽히는 볼고그라드 가문과 라키아도르 가문
그들은 서로 가문을 칭할 수 있도록 허용된 대등한 명문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이라 불리며
마법을 이루는 자의 칭호를 부여받은 볼고그라드와
두 번째에 불과한 라키아도르에게는 뛰어넘기 어려운 격이 있었다

에일린의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아니 그 선대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이라도 라키아도르 인간은 볼고그라드를 넘지 못했다
볼버트 왕조 이래 볼고그라드는 늘 마법의 정점에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기대되는 것이에요
에일린, 당신이야말로 볼고그라드를 물리치는 거에요




부모님이 내렸던 그 저주를 지금도 에일린은 기억했다
자장가도, 동화도 아닌, 그 주문을 귀에 담으며 그녀는 자랐다

기대치에 부응하듯 에일린은 자신의 마법을 승화시켰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도록, 어느 한 사람도 뒤따르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라키아도르를 볼보트 왕조의 우두머리로 삼을 것이라고 맹세한 것을
때로는 이성과 상식을 토해내면서까지 끊임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길은 결코 쉬운 길은 아니였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에일린은 볼버트 왕조에서 제일가는 자가 아니였다



마스티기오스 라 볼고그라드
역대 마도장군 중에서도 월등히 뛰어난 영걸
너무나 높은 그 벽
아직 도달하지 못한 그 벽에 손가락을 닿게 하기 위해선
자신이 가장 돋보이는 전장 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이 싸움터에서 반드시 마스티기오스를 제치는 공을 세우겠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누가 볼버트의 필두인지를 알려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에일린은 필사적이었다

마성이 몰려드는 폭설의 시대에 그게 맞느냐고 한다면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계속 다른 길도 있었을지도



하지만 더 이상 에일린은 길을 바꿀 수 없었다
이제 와서 과거의 자기를 부정하는 짓은 더 이상 할 수 없었기에 말이다
그녀는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며 대성벽을 응시했다

적병은 창이나 활을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 이쪽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결코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지금 규모라면 충분히 함락이 가능하겠군
에일린은 마음속으로 확신했다

잡병 같은 것들은 나를 위해, 레이 라키아도르를 위해 죽어라



그렇게 현재
볼버트의 한 마법사가 갈라우마리아를 잡아먹으려고 이빨을 세우고 있었다


볼버트 왕조 군대의 병종은 3가지로군요

일반 마법병, 방어력을 키운 마법장갑병, 짐승 같은 것에 마법을 감염시켜 조종하는 마법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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