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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36화 -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7장 성전 시대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36화 -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

개성공단 2021. 5. 7. 14:35




첩의 공주가 사는 궁전

공주가 정식 대관을 거칠 때까지는
이곳이 그녀의 왕궁이자 집무실이었다.

그렇게 그녀의 부하나 그녀와 관련된 자는
이 별궁에서 말을 나누게 되었다

그 한 방에서
라르그도 안은 작은 몸으로 가슴을 치며 목소리를 울렸다




"현재 상황은 좋게 말하면 단순
나쁘게 말하면 위기적입니다"




안은 검은색 판에 흰색 선을 긋고
간단하게 대륙 지도를 그려 보였다

그녀는 큰 국가 이름만 기재하고 말을 이었다





"우리는 동방의 볼버트 왕조, 남방국가 일리저드를
사실사의 동맹국으로 삼고, 신 갈라이스트 왕국을 선포했습니다
이것은 역사상 유례없는 광범위한 영토를 가진 국가끼리의 동맹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유용한 것은 아닙니다"


안은 한 박자를 쉬고 말을 이어나갔다




"볼버트 왕조는 대마의 출현으로 빈사상태
일리저드도 마인 재해로 부족끼리 연계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어느 쪽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상황만 놓고 보면 협조 요청을 받을지언정
반대 입장에 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결정적인 대립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동맹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대로 소강상태가 계속된다면 문제는 없었을 텐데





"이 대재해 가운데 우리에게 적대를 표명하는 세력이 두 개 있습니다
북쪽으로 도망친 아멜라이츠 갈라이스트가 이끄는 구 왕국군
그리고 그것을 보호하는 대성당군 입니다"





안은 그렇게 말하며 방 안을 한 번 둘러봤다
타원 모양의 테이블에 각자 앉는 가운데
그녀가 주목한 사람은 한 사람뿐

영웅 루기스

어쩐 일인지 그는 카리아와 피아라를 곁에 두고
비오몽도르 경과 담소하고 있었다

서로 시대를 앞지른 인간들이니
마음이 맞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으로 안에게는 재미없었다
마치 자신이 비오몬도르 경보다 가치가 없다는 것 같지 않은가





"두 세력은 실질적으로 하나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들은 우리 문장교 국가를 증오하고 있습니다
사자를 받드는 일도 없고, 게다가 성녀 알류에노를 받들고 나서부터는
사기가 파도처럼 드높다고 들었습니다"







성녀 알류에노
그 이름을 부르자마자 순간 영웅의 시선이
이쪽을 향한 느낌이 안에게는 들었다

응? 영웅 님이 왜 이러시지?

안은 머릿속으로 기록을 더듬으며 말을 이었다




"큰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북서쪽에 현현한 또 하나의 재해
대마 제브릴리스가 남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가면 그것은 우리의 땅을 영락없이 갉아먹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왕국을 다시 세울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것이군요, 안 공"




어느덧 루기스와의 담소를 마치고
비오몬도르가 안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는 주위와 말을 나누면서도
회의 내용을 빠뜨리고 들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전혀 빈틈이 없는 인물이었다.




"우리는 대성당군과 제브릴리스
두 가지 재해에 여전히 표적이 되고 있다
전혀 안도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겠죠"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비오몽도르 경"





보탠다면 서쪽에 가로놓인
제후연합 로어의 존재도 간과할 수만은 없었다

그들 역시 마인 재해에 오열을 터뜨리는 피해자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신왕국과 동맹을 맺을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그 나라에 본래 성한 신앙은 없었을 터인데
어느새 제후의 대부분이 대성교 지지로 기울어져 있었다

적극적인 적대는 할 수 없겠지만 협력도 기대할 수 없다
여차하면 등을 찔려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상황은 어떤 의미에서 단순하다
갈루아말리아에서 봉기를 할려 했을 때보다, 훨씬 이해가 쉬웠다

그래서 더욱 위기이기도 했다




"영웅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원수 님이기도 하니 말이죠"





안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시선 끝에는 담배를 물고 있는 영웅이 있었다
그는 허를 찔린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왜 나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거지?

하지만 그 쓴웃음과는 반대로
주위의 시선은 서서히 루기스에게 쏠렸다

당연했다
왕도에서 마인을 죽이고
동방 볼바트에서 대마를 영락시킨 대영웅
내일 대관식에서 원수로 임명되는 이 남자...

그의 말에 다소라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안의 말에 동조하는 자가 있었으니





"그래, 나도 듣고 싶어. 말해봐, 루기스."





공주 필로스가 외눈으로 노려보듯 말했다
그녀는 어쩐지 유쾌한 것 같았다

이 자리에서 입장상 루기스에게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 한 명 뿐
그리고 루기스도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다

그가 뺨을 실룩거리는 것을 보고
반했나 하고 안은 흡족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 말을 불성실하게 흘려들으려니 이렇게 되는 것이다





"뭐... 그래, 저 쪽 성녀의 수법은 대충 알겠어
단순히 우리를 공격하는 짓은 하지 않을거야
제브릴리스의 피해를 당해서 약한 곳을 때리려 오긴 하겠지만
뭐, 먼저 선제 공격을 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군
하다못해 저쪽에 발레리가 없었다면 좋았을텐데"



 

할아범, 하고 루기스는 리처드에게 화제를 돌렸다

안은 자신의 기대에 맞는 대답에 아니였지만
확실히 루기스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였다

대마 제브렐리스는 지금 이때도
대륙 침식을 계속하며 모든 것을 먹고 있다
대성당 직할지역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갈라이스트 왕국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만약 앞으로 제브렐리스가 똑바로 침식을 계속하면
갈라이스트 왕국의 비옥한 왕도 주변부를 강타할 것이다

갈라이스트는 심장을 빼앗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장 기근이 들 것이고 전역 같은 건 할 수 없을 것이다

대성당이 적당한 때를 봐서 쳐들어온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뭐, 발레리와 직접 만나고 싶지는 않군
순수한 주먹싸움으로 생각하면, 그 녀석이야말로 틀림없는 제일이야
지휘에서 본다면 내가 제일이겠지만 말야


"발레리 브리트니스 뿐만이 아닙니다
대성당군의 성녀 알류에노는 발레리를 포함한
몇 명을 수호자로 맡겨 군을 맡기고 있다 합니다"





리처드의 약점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에 엉겁결에 안이 덧붙였다

생각해 보면 여기서 아무 생각 없이 덧붙인 게 실수라고 안은 생각했다.

그녀는 옆에 있는 양피지에 시선을 던졌다
거기엔 여러 명의 이름이 있었다.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고...




"가르라스 가르간티아, 그는 성당 기사단의 기사 입니다
그는 무명이긴 하지만, 발레리만 못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 한 사람은 마법 이상의 기적을 쓴다고 전해지는 질루이 히노... 그리고..."





이것도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일 거라고 안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위화감은, 곧바로 터져 버렸다

그녀는 입술을 살며시 벌렸다




"헤르트 스탠리, 이 쪽도 성당 기사 같은데요?
전력은 상세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




굉장히 조용한 목소리였다
얼핏 잡담으로까지 들릴 정도

하지만 그 한마디로 의장이 얼어붙었다

필로스도, 마티아도
그의 주변에 있던 카리아와 피에르트도
엘디스조차 모두 그 말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안도 마찬가지였다





"....영웅님?"


"그 헤르트 스탠리라는 사람... 어떻게 생겼다고 적혀있어?"





어떻게 생겼나?
순간 그 말뜻을 알 수 없는
안은 자신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몇 초 사이에 두고 머릿속에 들어온 정보를 단적으로 털어냈다




"금발, 금색 눈동자라고 적혀있는데
영웅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그녀로서는 그렇게 묻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 이상 쿡쿡 찌르면
덤벼들 것 같다는 생각이 안에게는 들었던 것이다




"아니야 고마워 안, 잘 알았어"





루기스는 그것만 화답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자리의 누구나는
헤르트 스탠리하는 수호자가
이 영웅과 남다른 인연을 가졌을 거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어쨌든 루기스는 그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손 안의 마검에서 손을 떼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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