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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660화 - 바라건대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최종장 신화혈전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660화 - 바라건대 -

개성공단 2021. 9. 14. 02:58

"아무도 그녀를 이길 수 없었어
그러니 나 또한 그 누구에게도 질 수 없을 거야"




알류에노의 기묘한 말은
자신감을 넘어서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물론 그 말 또한 틀림이 없는 엄연한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아르티아에 양도받은 것이였다
모든 것은 그 녀석의 소유물이였고
인류도 마성도 그 속에서 생존하는 새장 속의 새였으니 말이다

주인의 손을 물 수는 있어도
주인을 죽일 수 있는 새는 없다


아무리 알류에노에게 다가왔다지만
옥좌 사이는 이미 그녀의 손바닥 위
그녀에게 받아들여질 결말은 뻔할 것이다

하지만...



"...."




알류에노의 황금 눈동자가 꿈틀거렸다



창 밖에서
빛의 기둥이 무너지는 광경이 보였기 때문이였다

누가 그랬는지는 따질 필요조차 없겠지


저런 짓을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사람
그리고 그가 혼신을 다해 그것을 부숴준 것은
내가 이길 것이라고 믿어준 덕분이였다




'그래, 너희들에게 맡기겠어
어짜피 나는 과거의 인간이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뒤는 내게 맡겨라
너희들은 눈 앞의 일만 생각하고 말야'




빛이 사라지는 순간
옛 왕도로부터 맥맥히 쏟아지던
알류에노에 대한 마력의 공급이 끊겼다

이제 거기에는 빛의 기둥뿐만 아니라
인간 왕의 혼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또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멋대로 맡기고, 혼자 가버렸군

적어도 같이 살아서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신나는 모험도, 운명적인 만남이 없이도
행복해 질 수 있지 않은가...

그걸 이렇게 함부로 내팽개치다니

하지만 아무리 난폭한 부탁이라도
맡겨진 사람에게는 기대에 응할 만한 의무가 있었다

그래, 좋았어, 훌륭해
분명 알류에노도 알아챘을 것이다




오늘 알류에노와 대치한 기회는 여러 번 있었고
그녀에게 다다를 뻔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칼날을 보낼 수 조차 없었다
아예 싸움이 벌어지지도 않은 셈이였다

오늘 처음으로
나의 칼날은 이제서야 닿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녀 또한 나를 죽일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뭐, 이제 됐어





"그럼 시작해볼까, 알류에노?"


"정말, 변하지 않는구나"





알류에노는 내 마검을 쥔 손을 떼지 않은채
내 얼굴을 응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슬픔을 애써 감추려는 몸짓이였다




"루기스... 너는 왜 포기하지 않는 거야?
너의 그런 버릇이 너를 계속 괴롭히는 이유야
이젠 그만 괴로워해도 돼
내가 이제까지 못 다한 행복을 누리게 해줄테니까!"




황금빛 눈동자엔 슬픔과 황홀한 빛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의 가는 손가락이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마가 나를 삼켜버리는 것 같았다

그것을 지배라고 불러야 할까, 동화라고 불러야 할까

하지만 알류에노도 머리가 좋아보이는 반면에
약간 나사가 빠진 것 같은 면이 있다니깐

왜 내가 포기할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다 생각이 있으니까, 그러는 것 아니겠어?




나는 허리를 움직이고
발끝을 억지로 움직이며, 무릎을 앞으로 내밀었지만
마검은 알류에노에게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비록 공급이 끊겼지만
그녀의 마력은 아직 나를 능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나는 싸움의 무대에 올랐을 뿐
그녀와 나란히 선 것은 아니였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왼손을 마검에서 떼었다

이제 나에게 마검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인의 몸이 된 이후
마검은 이제 완전히 나의 신체와 동일화 되었다

칼의 형태를 취하고 있든 없든
이것은 이미 나의 원전 그 자체가 된 것이엿다




나는 허리춤의 백검을 단숨에 뽑았다

무게와 칼날의 감각은 전혀 달랐지만
신기할 정도로 손에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그렇구나
나는 이 백검을 가진 녀석과
서로 죽이기 위한 결투를 벌였으니까

그래서 그 녀석 다음으로 이 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루기스, 아무도 그녀를 이기지 못했어
그러니까 나 또한 이길 수 없을 거야, 절대로!"





알류에노는 황금빛 눈동자를 부릅뜨며 나를 부르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소꿉친구의 호소였기에
할 수만 있다면 보답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상
이 요청에 응해서는 안되었다

게다가 이 여로는, 나의 너무 긴 여로는...
그녀를 따라잡기 위한 거였으니까...

그리고 이제서야 겨우 따라잡았다




"이제 그만 끝내보자"




나는 혼자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것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였다

왼손으로 백검을 치켜들었고

보이는 시야 속에서 알류에노가
크게 팔을 치켜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마치 새의 깃털과 같은 가벼움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엔 무한한 마력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아르티아로부터 물려받은 것
그녀가 영광과 함께 손에 쥐었던
결코 사라지지 않는 무시무시한 악의 분류

하지만 나는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 악의도, 모든 것을 지배해 버릴 뿐인 소망도 또한
알류에노는 아르티아로부터 물려받은 줄 알았다

알류에노가 하는 말이 진심이었다고 해도
그것은 아르티아에게 힘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폭주에 가까운 것이였다는 것이였다




하지만 아니였다

마인마저 초월하는 대마의 원전을
그저 영혼의 색깔만 비슷하다고 계승될 리 없었다

언제부터일까?
대재앙 이후인가, 대성당에 들어갔을 때인가
아니면 더 어린 고아원 시절?

분명 알류에노 자신이 계속 힘을 원하고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비예하고, 불합리를 죽이고
도리조차 모독할 수 있을 뿐인 절대적인 힘...

그것은 누구나 한 번은 갖는 소망이였지만
알류에노는 결코 놓지 않았었다



그래... 우리는 역시 소꿉친구구나

서로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포기하는 것을 꺼려했지

피투성이가 되어도
포기하지 않으면 이상에 도달한다고 믿었어

절망의 어둠 속에서도, 계속 꿈을 꾸었고 말이야


우린 서로 그렇게 서툴렀으니까
서로 이런 곳까지 오게 된 것인가봐




알류에노의 오른팔이 튕겨나갔다
그것은 베어져 버린 것이 아니라
그곳에 그녀의 마력이 침범한 탓이였다

나는 온몸을 내던지며
알류에노의 어깻 죽지로 달려갔다

왼손만을 사용한 검술은 조금 부족햇지만
그녀의 마력 한 귀퉁이를 베어버릴 수 있었다



"......."




동시에 나의 한쪽 다리가 터진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다음엔 그 나마 감각을 유지하던 오른팔...
그 다음에는 내 오른쪽 눈이 사라졌다



하지만 상관없다




"............"



나는 왼팔의 손목을 이용해
알류에노의 마력을 뚫고, 베고, 관통했다

내게서 흘러나오는 것은 피일까 마력일까? 어쩌면 영혼일지도
하지만 어느 것을 잃는다고 해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




용사의 손에 자라, 대영웅과 칼을 주고받은 후
인간왕에게 맡겨졌다

기사의 피를 마셨고, 마법사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담고
엘프 여왕의 축복을 받았다

최고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

그렇다면 나는 여기서 끝나도 상관없다
명성도, 대가도, 다 필요 없어

내 인생에 갈채를 바치는 것은 나 하나로 충분하니까
나에겐 알류에노를 이기고 싶었다... 그 생각 뿐이였으니까...




"알류에노!!!"


"루기스!!!"



영웅을 죽이고, 대마를 죽였다
그렇다면 신의 영혼 또한 죽이지 못할리가 있겠는가

이제 감각이 있는 것은
한쪽 눈과, 왼쪽 팔 뿐

시야에 보이는 것은 슬픈 듯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알류에노의 모습 뿐이였다

알류에노... 울지마, 그리고 사랑해....




나는 백검을 휘둘렀다
이것은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낸, 아무것도 아닌 검

마력도 없고, 신비함도 없는, 그저 흰색의 검이였다


하지만 누군가를 구할 수 있는 것이 인간뿐이라면
분명 그녀를 향한 마지막 일격은 이 검이 적합할 것이다




"그래, 난 변치 않았어...."




단 한 순간, 모든 힘을 짜냈다



거인의 힘을 한 팔에 모았고
정령의 가호를 칼 끝에 실었으며
용의 심장을 내게서 뛰게 했다

나의 여행기가 하나로 모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안에 있는
아르티아의 영혼을 죽이기 위해
단 한 마디만을 고했으니...




"원전 해제"






루기스는 검을 내리쳤다

그리고 그 원전은 마력을 뚫어가며, 신의 영혼을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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