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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4화 - 마을의 규칙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4장 행복과 거짓 사이에서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4화 - 마을의 규칙 -

개성공단 2021. 12. 26. 03:02

 

 

 

 

 

 

"언니....? 하지만 저랑 같은 학년이잖아요...!"

 

"착각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혈연상의 관계는 없어

나에겐 원래 어머니가 있었지만, 그 분이 돌아가신 이후로

다른 집에 양녀로 들어가게 되버렸지

 

       연령적으로는 내가 위일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주제에 언니 행세를 하는 것은

아무리 나라고 해도 도저히 그럴 순 없어서 말이야

그래서 언니라고 칭한거야"

 

 

나이 많은 여동생이라니 일그러진 이야기다

 

TV에 나올 법만한 화젯거리 아닐까?

 

 

"그러고 보니 의문입니다만...

밖에서 온 인간에 대한 대응책이 있다고 말했죠?

그건 관광이라든가, 어쩌다가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는 거잖아?

 

    예를 들면... 아마무쿠라로 이사 온 사람에 대해선 어떻게 해요?

설마 신 같은 것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건가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

 

설령 이 마을에서는 살인이야말로

지상의 사랑이다라는 규칙이 있다고 해도

원래부터 규칙에 지배된 인간을 제외하면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범죄이고 말이다)

 

 

"흠... 내가 가르쳐 줄게

저기 책상으로 좀 가볼래?"

 

"네? 그냥 말할 수는 없는 건가요?"

 

"말보다는 행동이란 말도 있잖아"

 

"그런가...요?"

 

 

시즈쿠의 몸에서 떨어져 가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책상 쪽으로 향했다

 

 

 

"그럼 그 의자를 내 앞으로 가져와"

 

"의자?"

 

 

의자...?

 

탐정 흉내라도 낼 생각일까?

아니면 잠든 사이에 추리를 어떻게든 해 버린다……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그녀가 시키는 대로 의자를 가져왔다

 

 

"거기 앉아"

 

 

나는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시즈쿠는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켰고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뭐...뭐에요?"

 

"가랑이 벌려"

 

"네!?"

 

 

 

여기까지 따랐다

 

여기서 거부해도 시즈쿠는 화를 내지 않을지 모르지만

모처럼 아마쿠무라의 정보를 준다는데

사소한 방자함을 떨고 있을 때는 아니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따라온게 바보같아서

이제와서 거절하기엔 너무 늦었지 않나 싶기도 하고...

 

 

가랑이를 벌리자

시즈쿠도 다리를 벌리고 내 허리에 매달렸다

 

별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멀리서 보면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일 것이다

 

 

"으흐흐흐흐"

 

 

 

이제 뭘 하려는 것인가

키스인가, 아니면 정말 그런 행위인가

 

이쯤 되면 발길을 돌릴 수 없다

나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자, 끝~"

 

 

 

 

 

"..........."

 

 

뭐가 뭔지 몰라서 나는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거지?

 

지금부터 설명을 시작할거라고 믿고 있었건만

정신을 차려 보니 설명이 끝나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네? 그게 무슨 말이신지..."

 

"너 혹시 '풋 인 더 도어 테크닉'이란거 알아?"

 

"전혀요"

 

"간단히 말해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기술이야

간단한 부탁부터, 점차 큰 부탁을 이어나가는 거지

일관성이 없다면, 이중잣대로 비판받는 세상인데

너는 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지?"

 

"그...그게"

 

"예를 들어, 그 후엔 내 목을 조르라고 해도

넌 그대로 수행했을 거 아냐?"

 

"........."

 

 

 

말도 안 돼, 있을 수 없어

내가 시즈쿠의 목을 조른다고?

정확히는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편한거니까, 안심해

만약 내가 지금 누군가의 이름을 묻는다면

너는 그 의도를 어떻게 생각할거야?"

 

"죽일 생각이겠죠?

왜냐하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당장은 믿기 어렵지만 믿는 수밖에 없다

 

나나나기 시즈쿠에겐 절대로 이름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이름을 한번 가르쳐 주면

그 대상은 허수아비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나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름이 알려져 버렸기 때문에

실은 생명의 고삐가 잡혀 있었다

 

조종하지 않는 것은 의리의 견고함 때문일까

 

 

 

"최초로 주어진 정보가

그 후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

 

    이것을 앵커링 효과라고 불러

너는 내가 이름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힘을 가진

사형수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내렸지?"

 

"맞아요"

 

"이 두 가지를 응용 해보는 거야

모두가 법을 지키는 이유가 뭘까?

좋아서 지키는게 아니라, 장점이 있기 때문인거야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 어디 갇히지 않는다, 지켜준다

...그러니까 법을 따른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법을 지키면서도, 폭행을 당하고, 범죄자가 되버리고

온갖 불운이 날아든다면,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어?"

 

 

 

정말 극단적이지만 맞는 말이다

사람은 반드시 합리적으로는 움직이지 않지만

합리적이긴 한 생물이였다

 

사형수를 숨겨주는 행동은 합리적이지 않지만

그 행동 외에는 선한 사람이 되려는 나처럼 말이다

 

 

"많은 인간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불운을 만나게 하는

인간에게는 접근하고 싶지 않으며

 

    전 세계 인간들로부터, 적대시되는 인간 편에 서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아, 그럼 발상을 역전시켜 보자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좋은 일이 일어나고

반면에, 어기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말을 따르게 되는 것이군요"

 

"그래, 수법은 이래

마을에 이주에 혼 인간에 대해

처음에는 잡담 같은 거로 거리를 좁혀와

 

    만약 상대가 틀어박혀 있다 하더라도

메일이나 SNS로 접촉하는 방법은 있으니까 말이지

그리고 풋 인 더 도어로 상대에게 부탁을 이어가는 거지

너에게 한 건 금방 끝났지만....

 

     거기선 시간을 공들여서

점점 큰 부탁을 해 나가는 거야

예를 들어, 신을 믿으라던가, 마을 집회에 오라가나 말이야"

 

"...그게 큰 부탁인건가요?"

 

"충분히 커

첫번째 부탁은 정말 사소하게

 

       계단을 내려올때는 오른 쪽 다리부터 가라든지

텔레비젼을 볼 때는 특정 채널을 보라든지

오늘은 검은 구두를 신어라,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커피를 사라

정말 그런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거야"

 

".....그렇군요"

 

"마을의 부탁을 한 번이라도 따르게 된다면

그것은 마을의 법을 최고의 법으로 여기는

마을 사람으로 세뇌된 것이나 마찬가지게 돼"

       

 

과연 마을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속사정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뜻인가

 

과연 이렇게까지 갈 수 있는 것일까

일단은 아마무쿠라의 정보를

하나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믿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응?

 

 

 

 

나는 유우코의 집에 있던

그 풍경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것 같은.....환각인가, 꿈인가

 

그건 확실하지 않은데

무언가 생각날 듯 말 듯 했다

 

 

일단 대화를 이어나가 보자

 

 

 

"그런데 최근까지만 해도

유우코와는 친구 사이라고 하지 않았었나요?"

 

"친구고 자매고 뭐고, 모순되지는 않지

애초에 혈연상 남이니까 말이야

그것만을 고려한다면, 죽음을 당할 이유는 전혀 없겠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어

그녀는 나를 붙잡을 생각은 추호도 없고

나를 붙잡자 마자, 무조건 죽일 것이라는 걸..."

 

"그건... 어째서?"

 

"더 이상은 알려줄 수 없어"

 

 

 

어라 

 

오늘만 두 번째로 여우에게 홀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상이라고 하면서 거드름을 피우는 그 모습에

나는 화를 내며, 시즈쿠의 등을 끌어안고 얼굴을 가까이 했다

 

 

"여기까지 말해놓고, 왜 안 알려주는 거에요?

혹시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걸 가르쳤다간, 네 목숨도 노려질거야

내 도주를 도와준 공범자일지 몰라도

목숨까지 노려질 필요는 없어

너도 유우코에겐 살해당하고 싶진 않잖아?"

 

 

 

누군가를 걱정하는 사형수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자애가 넘치는 극악범은 정말로 사랑스러웠다

 

 

잠시 서로의 표정을 멀뚱멀뚱하게 쳐다 보고 있더니

시즈쿠는 몸을 움직여,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풋 인 더 도어의 설명은 이미 끝나 있었지만

시즈쿠는 애초에 이럴 생각이였을지도 모른다

 

 

 

"유우코 따위에게 넘어가면 안 돼

너에겐 내가 있잖아, 안 그래?"

 

"...아,아,아,아, 알고 있습니다"

 

"이미 말했지만, 유우코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거야

그래서 혹시 모를 위험에, 너를 사지로 내 모는 것은 싫어

 

  그리고 네가 나를 강간하거나, 임신시켜도

절대로 미워하지 않을 거야, 왜냐면 난 네가 정말 좋으니까"

 

"시즈쿠 씨, 혹시 얀데레인가요?"

 

"...얀데레? 그건 뭐야?"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을 보고

나는 혀를 내둘렀다

 

모른다는 것은 그럴 수 있어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녀의 얼굴은 완전히 미지의 물건과

조우한 것 같았기에 귀여워 보였다

 

 

 

 

"특정 개인을 병적으로 사랑하는 인간 말입니다

현실 세계의 인간에겐 별로 쓰이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아마 기분 나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사형수를 숨겨두는 시점에서

기분 나쁜 것을 넘어 위험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어보였다

 

 

 

"그래, 맞아, 나는 얀데레야!

네가 너무 너무 너무 좋아!

소원이라면, 하루종일 붙어있고 싶어

네가 지금처럼 나로 흥분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싶어!"

 

"창피하니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알았어요! 바람 피우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요!"

 

 

 

목숨을 구걸하는 것과 비슷한 약속을 주고 받자

비로소 그녀는 내게서 떨어져 주었다

 

온몸에서 열이 나오고 있었다

 

부끄럽고 기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흥분해버렸다

 

아니, 이건 진짜로 위험했어

시즈쿠와 접촉하고 있으면, 내가 비정상이 되는 것 같았으니까

 

 

 

 

"너의 마음은 잘 전해졌어...

내일 데이트는 제대로 즐기고 오도록 해

아, 그리고 네 동생이 뭔가 할 말이 있나 본데?

저녘 식사 마치고 들리지 그래?" 

 

 

 

 

 

 

 

 

 

 

 

 

 

 

"루우"

 

 

 

아무 일도 없이 저녁을 마친 뒤

곧바로 자기 방으로 돌아가려는 여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오빠? 왜 그래?"

 

"너 나한테, 무슨 할 말 있니?"

 

 

 

부모님이나 나조차도 깨닫지 못한 변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루우는 놀라서 펄쩍 뛰더니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사실 그건 놀라기보다는 공포스러운 반응이였다

 

 

 

"오, 오빠 대박이다... 어떻게 알았어?"

 

"루아에 대해선 뭐든지 내다보지.. 하하핫"

 

 

 

순 거짓말이지만

오빠로서의 위엄을 회복하기에 충분했다

 

여동생은 자세를 바로 잡고

나를 자기 방 안으로 불러들이더니

안쪽에서 자물쇠를 채웠다

 

부모님께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 것 같았다

 

 

 

".....오빠랑 같이 목욕 안 한지, 오래됐지?"

 

"뭐!? 서...설마 같이 들어가고 싶다는건... 아니겠지?"

 

"아니야, 그건 아니야

엄마 아빠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고"

 

"아마 신경도 안 쓸 것 같은데"

 

 

 

루우를 연애대상으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애초에 피가 섞인 여동생을

그런 눈으로 본다는 것 자체를 생각할 수 없었다

 

미인이 아니라거나 스타일이 좋지 않다는게 아니라

여동생이기에 연애대상 이상의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빠와 같이 하지 않게 된 일, 또 있었잖아?"

 

"음... 아, 같이 자는거 말이지?"

 

 

 

 

 

호우스케와 어울릴때는 같이 잤었다

 

루우가 어둠을 무서워하는 바람에

몇번이나 몇번이나 같이 잠을 잔 것이였다

 

여름은 무더워서, 힘들었지만

겨울은 서로의 체온으로 매우 따뜻했었다

 

내가 허언증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나서

그리고 호우스케와 어울리는 것을 그만두고선 안하게 됐었지...

 

 

사람을 대할 여유가 없었던 탓도 있다

호우스케와 헤어진 후, 반년은 속이 썩어 있었다

 

차라리 죽을까 하고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른다

 

 

 

"...오랜만에 같이 자고 싶은데... 안 될까?"

 

"지금까지 혼자 잘 잤잖아?

그러니까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거기까지 말한 다음에 다시 생각했다

 

 

남매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해야 하는게 아닐까?

 

시즈쿠의 존재를 들킬 염려도 있겠지만

이제까지 내 방에 아무도 침입한 적이 없었으니

나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아니... 아니다

오랜만에 같이 자볼까?"

 

"진짜? 오빠 고마워!"

 

"뭐... 처음하는 일도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시즈쿠는 어떻게 루우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알았을까

 

이미 루우의 이름은 알고도 남겠지만

그것만으로 여기까지 짐작하기는 무리다

 

그녀의 능력은 조종하는 힘이지 아는 힘이 아니니까

아직 뭔가 숨기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오빠, 나 안아 줘"

 

"응?"

 

"안아 줘, 안 돼?"

 

"......하는 수 없지"

 

 

 

나는 여동생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힘차게 들어 올렸다

 

솔직히 말해 매우 무겁지만

그녀에게 대놓고 말할 수 없으니 그냥 참기로 했다

 

 

 

"어리광은 부모님께 부리면 안 될까?"

 

"난 오빠가 좋은 걸?"

 

 

 

 

 

오늘의 여동생은 뭔가 이상했지만

얼굴만큼은 기쁜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풋 인 더 도어 테크닉(Foot-in-the-door technic)

사소한 부탁을 시작으로, 사람들에게 거절을 못하게 만든 다음

정말 원하던 요청을 더 쉽게 승낙하도록 하는 수법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배가 어느 지점에 닻을 내리면, 움직이지 못하듯이

인간의 사고가 하나의 이미지로 박혀 판단에 그 영향을 받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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