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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6화 - 정의와 사귀는 방법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4장 행복과 거짓 사이에서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6화 - 정의와 사귀는 방법 -

개성공단 2021. 12. 26. 04:01



"둘 다, 어젯밤에는 잘 주무셨습니까?"



여동생을 두드려 깨우고 밖으로 나갔는데

거기엔 전혀 초조한 기색이 없는
유우코가 무뚝뚝하게 말하고 있었다


"으.......응?"

"집 앞에서 대기했는데도, 한 시간이나 늦어졌으니 말입니다
혹시나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 한 것 같기에 물어봤습니다"

"...미안, 늦잠을 자버렸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 이상한 꿈을 꾸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지만
루우는 왠지 늦잠을 자버린 것 같았다

루우가 시간 약속을 안지키는건 처음 보지만
아마 유우코와의 데이트 때문에 긴장을 한 탓일까?

그건 그렇고 그 이상한 꿈은 뭐지?
과거? 난 만화 주인공마냥 극복해야 할 과거는 없단 말야

옛날의 기억을 뜻하는 거라면
이제와서 뭘 어떻게 할 수는 없어
아야코와는 현재 절교한 상태고
내 친한 친구는... 이젠 살아 있지 않으니까...



"혹시 화났어?"

"화...? 왜 그러십니까?
제가 고작 1시간 지각에 화를 낼 것 같았습니까?"

"....우우우우"

"루우, 이제 그만 정신차려"

"졸려... 컨디션이 엉망진창이야..."

"네가 가장 좋아하는 유우코가 눈앞에 있다고
그러니까 일어나, 잠결에 동네를 걷는 것도 위험하니까"



루우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뺨을 때리더니
이제서야 의식을 되찾아 가는 것 같았다

"어랏"

"어랏... 이 아니야!
이제 데이트 시작인데, 멍해 있지 말라고"

"미.. 미안, 오빠는 안 졸려?"

"안 졸려, 그러니까 다 갈아 입었잖아"



루우의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돕는 것은 마음속으로 귀찮았다

여동생의 벌거벗은 모습은 익숙하지만
들여다보는 것은 이상하고
그렇다고 전혀 도와주지 않으면
여동생의 옷은 절망적이게 될 것이다

잠이 덜 깬 눈이라기보다
최면에 걸린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느껴졌다

사실 말을 걸어 지시하면 순순히 따랐기 때문에
최면 상태도 꼭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여러분이 한 시간이나 늦은 이유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니, 안심해 주십시오
권총을 가진 남자에게 저항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고작 늦잠 잔거 가지고, 너무 과장하지 마"





"당신들은 꿈의 깊은 곳에 처박혀 있었습니다
......나나나기 시즈쿠의 힘에 의해서...."






그 말에, 이번만은 나도 귀를 의심했다
루우에 이르러서는 영문을 모를 것이다

행방불명의 사형수가 어째서 자신을 노리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도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사형수!? 나... 본 적도 없는데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냄새입니다
무카이자카 군에겐 충분히 설명했을 텐데요"



피 냄새니, 쇠 냄새니 하는 말을 하도 들어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잊어버렸지만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했다

함께 살고 있는 이상
시즈쿠 냄새가 배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으니
거의 신경쓰지 않았던 문제였지만
루우에게까지 냄새가 배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였다



"제가 집 앞에 있어서, 무사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저는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무사히 나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묘한 이야기에 언급할 기회를 놓쳤지만

이번 유우코는 집에서 가벼운 차림이나 학생복과도 다른
어깨 너머로 흰 블라우스에 청반바지라고 하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승부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평소의 유우코를 아는 만큼
나는 잠시 눈이 이상해진 것일까 하고 의심해 버렸다.



"...잘 어울리네"

"네?"



입을 뱉고 나온 감상에
유우코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동시에 뒤늦게 복장을 본 루우가 얼굴 앞에서 손을 모았다


"와, 유우코 씨, 귀여워요!"

"......그렇습니까?"



시즈쿠 때문(이라고 하면 본인이 화를 낼 것 같지만)에
불온한 공기가 감돌던 데이트는 역변하더니
곧 부드러운 분위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언제나 나른한 듯한 루우는
졸음을 없애기만 하면, 하이텐션으로 돌아간다

매우 미묘한 변화이지만
오랫동안 남매로 지내고 있는 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루우는 지금 설레고 있다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지?"

"으응... 잘 어울리네, 귀여워"

"너무 대충 말하는 것 같아
제대로 진심을 담아서 말해줘!"

"시끄러워, 너무 의식하면 부끄러워진다고"

 
나는 절대 대충 말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 그대로의 순수한 감상이며 타의는 없었다
그러나 다시 이 말을 하게 된다면
거기에는 다른 감정이 섞일 여지가 있었다

나의 경우 호의가 있는 것으로 착각되는 것은 아닐까 
분 나쁘게 생각되는 것은 아닐까
아첨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섞일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자꾸 남을 칭찬하는 것은 단순히 부끄럽기도 하고 말이다




"대충 어울린다고 했으니 됐잖아!
안 그래, 유우코!?"

"네? 저 말인가요!?"


그녀는 뭔가 기대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흠칫 놀라, 몸을 뒤로 젖혔다



"내가 뭐 잘못 한거라도 있어?"

"아닙니다... 귀여운 말을 들으니 기뻐서..."

"음... 그래? 그럼 다행이네"

"오빠! 여기서 마치지 말고, 제대로 말해줘야지!"

"싫어, 솔직히 부끄럽다고
그리고 유우코가 귀엽다는 것은
나 말고도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새삼스럽게 왜 그래?"

"음... 그런가, 유우코 씨는 귀여워요!"

"그래... 유우코, 오늘 정말로 귀여워"




".......무카이사카군!"




데이트가 시작되기 전에 일어난
끝나지 않을 언쟁을 종결시킨 것은 바로 유우코였다

근데 왜 나를 지목해?
발단은 내 여동생이였다고



"저... 모두들 그렇게까지 외치면 창피합니다만...
제발 그 이상은 그만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 그게... 아니... 방금 건...."



유우코는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그녀로서는 드물게 부끄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굴을 보이려고 하지 않는 것은
이미지 다운을 막기 위해서인가?



"알았어, 이제 그만 할게"

"알았어요! 이젠 오빠가 더 귀여워!"

"그... 그만! 이런 콩트는 그만하고, 출발하자고!"


나는 여동생의 볼을 꼬집었다
말 그대로 집 앞에서 이러고 있다간
동네 사람들에게 소문이 날지도 모른다


"자,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장소는 제게 일임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지 않은 충격적인 체험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충격적인 체험!?"



그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굉장히 붐빌 것 같았다

심야부터 대기하는 가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벌써부터 마음이 우울해져 견딜 수가 없었다

줄 서는 건 싫단 말이지



그러자 유우코가 말했다
그녀는 내 앞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 생각을 읽은 것 같았다


"결코 줄을 서는 일은 없을 겁니다
선다고 해도, 오랫동안 서는 일도 없을 거고요
그러니까 부디 안심하시길..."

"...너, 왠지 남의 머릿속을 읽는 것 같아"

"음... 무카이자카 군은 알기 쉽다고 할까요?




무서워!!!!!

나는 루우에게 귓속말을 하듯이 물었다



"내가 그렇게 알기 쉬워 보여?"

"응, 내가 봐도 그래 보여
오빠가 늘 기분이 좋아 보였던 것도
애인이 생긴거였던거, 내가 맞췄잖아?"





........부정할 수 없었다







여자의 부드러움도, 인간의 부드러움도
자존심을 세워 주는 헌신도 모두 그녀가 베풀어 주었다

기분 좋아 보이는 것도 하는 수 없겠지
사형수가 애인이 되고
게다가 어떤 부탁이라도 들어주다니
다시는 맛볼 수 없는 기적이였으니까...


친한 친구는 살아 있지 않다...

 

호우스케는 이미 고인임을 암시하는 단어일까요?

아니면 제3자 일수도

 

아야코는 절교했다고 하니

살아있을 확률이 높지만, 이 사람도 이미 고인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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