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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8화 - 신세계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4장 행복과 거짓 사이에서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8화 - 신세계 -

개성공단 2021. 12. 26. 05:15



"............으응"


편견이지만
이런 기계는 의식을 한 번 잘라버리고
무슨 일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식은 잘라지지 않은 상태로
나는 여기에 내던져졌다



공중과 지상을 오가는 차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는 교통법규를 잊은 것인지
아주 그냥 자기 멋대로 달리고 있었다

도대체 몇 명의 인간을 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한 것도 잠시
차는 사람들뿐 아니라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날 수 없는 것이였다

마주 오는 차선을 거스르려고 해도 모두 빠져 나가 버렸다



"아, 저... 여기는 어디인가요?"

"어?"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있지만
너도나도 내 존재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여동생이 아니라...


"누... 누구신지?"


그래, 여동생이 아니다

키가 180이 넘고, 위부터 아래까지 날씬하고
도자기와 같은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이 미녀가
여동생일리는 없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이라면
나도 이렇게까지 놀라지 않을거고
일부러 여동생이 아니라는 등 굳이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만

루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비슷한 목소리의 인간들이 없는 건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이 상황, 이 순간
이런 핀포인트로 조우할 확률은 본인일 가능성보다 절대로 낮았다

하지만 목소리 이외의 것이 너무 달라서
본인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저는 무카이자카 루우라고 합니다"

"루우!? 저... 정말!?"

"......저를 알고 계신가요?"

"아니, 그게... 나는 무카이자카 야나기마 입니다만..."

"에!? 오빠!? 말도 안 돼, 거울을 좀 봐!"

"응?"


적당한 거울 같은 것은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은 건물의 유리창을 사용해 자신의 모습을 응시했다

놀랍게도 거울에는 아름다운 미남이 비치고 있었다

누구야 얘는?




"........누구야?"

"오빠잖아!"

"그...그래! 이건 나야!
근데 왜 너 말투가 다시 돌아와 있는 거야?"

"그 쪽의 말투가 오빠니까 말이야
내가 동생 노릇을 몇 년이나 했는데!"



목소리와 말투를 제외하면
우리 둘 다 다른 사람끼리
본인을 자칭하는 다른 사람이 곤혹스럽다고 하는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었다

그것은 또한우리들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음... 루우,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니?"

"오빠한테 안겼고, 유우코 씨가 잘자라고 했더니
갑자기 여기에 있었지 뭐야, 이거 혹시 VR이란 건가?"

"VR이라고 하기엔 너무 리얼하잖아
너도 건드릴 수 있고, 대략 조금 전까지 있던 방도
이렇게까지 넓지는 않았잖아?"



우리는 계속 차도를 달려 저쪽까지 전력으로 달렸다

세 대 정도 충돌 사고가 날 뻔 했지만
아니나다를까 자동차는 그대로 우리 몸을 빠져 나왔기 때문에
나에게는 아무런 장애도 없었다



"거봐, 너무 넓잖아
VR이라고 해도, 거리 감각까진 속일 수 없어
아마 고글을 쓰고 정신없이 있다 보니까
우리의 머리가 어떻게 되버린 것 같아!"


"맞아요, 이건 VR이 아니에요"







하늘에서 쏟아진 중저음에 우리는 자세를 취했다.

80넘는 슈퍼모델같은 체형의 루우는
상공으로부터의 이변에 대해 매우 지키기 어려웠지만
날아오는 물건은 우리를 피해 차도 한복판에 낙하했다

큰 대(大)자로 내동댕이쳐진 물체가 인간이라고 생각한
우리는 무서워져서 도망가려고 했더니...



"그리고 현실세계도 아닙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대로 도망쳤다


우리는 낭떠러지에 도착하더니, 그대로 몸을 던져
거의 투신자살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 우리 둘의 어깨를 잡은 것은...


"침착하게 저를 보세요"

"유우코 씨?"

"넌 안 변했냐?"



유우코의 목소리를 가진
다른 사람이 또 출현했다고 생각하면
그녀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은 것 같았다

사람이 변하는 법칙이 있다고 멋대로 믿고 있었으므로
본인의 등장은 오히려 우리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 세계에서 모습이 바뀌는 것은
이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반영되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변화가 없는 것이고
두 분은...... 뭐, 그렇습니다"



나의 소망은 이런 느낌이었구나
자신의 일인데 왜 자각이 없느냐고 묻는다면
이제 와서 정상적인 생활을 원치 않기 때문이였다

굳이 말하자면 시즈쿠와 함께 살고 싶다
지금 그대로도 사랑해 주는 그녀가,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미남이 될 수 있다면 나쁠 것은 없다



"그런데 VR이 아니라는 건?"

"VR이란 곧 가상현실 입니다
이것은 가상... 디지털이 아니라고 말하면 좋을까요
무카이자카 군은 조만간 현실과 가상의 구별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까?"

"저 알아요!
오감을 자극하기도 하니까
이대로 발전하면, 현실과 다를 게 없다고..."

"뭐, 간단히 말하자면 그런 겁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도 고도의 가상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설이 있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 시대가 오는 것은 지금부터...  실례, 언제가 될지 모릅니다
그렇게 쉽게 발전해 나간다면, 역사라는 건 쌓이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건?"

"이것은 가상 현실이 아닌... 신 현실
NR이라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현실과 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대충 넘어갈 것 같았지만, 나는 바보가 아니다

그런 말을 듣고 있자니
나는 유우코의 설명과 이 상황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잠깐만, NR인지 뭔지 모르지만
일단 이것도 가상 현실이나 마찬가지 잖아
이상한 기계를 쓰고, 현실 같은 곳에 있으니까"

"그렇죠, 가깝긴 하죠
그러나 VR은 뇌에 간섭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이것이 간섭하는 건...... 아니, 더 이상은 그만두도록 할까요"

"야, 이제와서 멈추려고 하지 마!"

"80년 뒤에 이어서 하겠습니다"

"길어!"



80년이면, 이미 죽을 나이 아니야?

아니, 이미 살아 있어도
그런 게 있었나..? 할 정도의 기억이 될 것 같아!



"자, 조금 설정을 만져볼까요
멋을 부린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을 것 같으니까요"



유우코가 손가락을 흔들자
나와 루우의 키가 점점 작아지면서, 이윽고 익숙한 시야가 돌아왔다

옷도 오늘 입고 온 그대로 되어 있었고
루우는 매우 유감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역시 오빠로서는 원래의 모습 쪽이 잘 어울린다고 할까……

그 모델같은 여성이 여동생이라고는 아무래도 인식할 수 없었다



"아, 오빠다, 진짜 오빠였구나"

"의심한거야?"

"후후후, 거짓말이야
이미 오빠인 건 알고 있었어"



장난스럽게 루우가 미소지었다
부모의 눈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접촉한 것은 얼마 만일까

어깨의 힘이 쭉 풀렸다
데이트다 뭐다 하고 우쭐대던 내가 조금 바보같았다


"충격적인 체험을 약속드렸는데
어떠신가요... 조금은 놀라셨나요?"

"그걸 꼭 들어야 알겠어?"

"후후, 원래 모습으로 돌려 놓았으니
이제는 데이트를 즐겨 볼까요?
두 분도 부디 신세계를 즐겨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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