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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7화 - 만물이 원하는 대로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4장 행복과 거짓 사이에서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7화 - 만물이 원하는 대로 -

개성공단 2021. 12. 26. 04:50


충격적인 체험을 약속한다고...?


또 이상한 것을 목격하는 건 아닐까?
나의 네거티브 사고는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믿어봐, 잘 될 거야'


호우스케는 그런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지만
충격적인 체험이란 말을 들은 이상
쉽게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술에 취했다면 모를까
사전 통보를 받은 시점에서
그런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상대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나와 유우코는 사이가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었고
유우코 자체도 기분 나쁜 인간은 아니였으니
일단 호우스케의 말을 그대로 따라야 할 수 밖에...


기대를 안 하는 건 아니다

시즈쿠를 아는 그녀가 일부러 그렇게 말한 이상
웬만한 충격으로는 가라앉지 않는 것이였다



"오빠, 예상놀이 해보자"

"예상? 무슨 예상?"

"유우코 씨가 우리에게 보여줄 거라는 것을 예상 해보자
나는 완전히 모르겠지만, 오빠라면 정답을 맞출 수도 있잖아"


정답... 내가 맞출 수 있을까?
유우코에 대한 것 따위는 1할도 모르는 내가?

진짜 맞추려면 더 적임이 있을 것이다
나나나기 시즈쿠라던가 말이다

자매이자 소꿉친구였던 그녀라면
조금도 차이없이 적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근거는 없지만...


"충격적이라고는 했으니...
외계인? 아니면 귀신? 요괴? 영구기관?
미해결 사건의 범인을 알아냈다든가
솔직히 너무 선택 사항이 많아서
굳이 정답을 찾자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본인이 선택사항을 좁혀 준다면 대답할 방법이 있을 텐데…

솔직히 대답을 얼버무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흥분된 루우는 나의 예상을 듣고 싶어 안달인 것 같았다



".......멸종위기종을 만나게 해준다던가"

"우와, 확실히 그렇다면 충격적이겠네!
근데 유우코 씨 잡혀가겠다
멸종위기종을 잡는 건 범죄잖아!"

"그렇네요, 잡혀가겠군요"

"그... 그렇지 잡혀가겠... 뭐야!? 네가 대답하는 거야?"


아무렇지도 않게 회화에 끼어들어 온 덕분에
나는 깨닫는 것이 늦어버렸다

유우코는 이쪽으로 등을 돌린 채 말을 이어나갔다



"두 분이 너무 즐거운 얘기를 해서 그런지
저도 그만 거기에 끼어들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그만 폐를 끼친 건가요?"

"폐가 되는 건 아니지만
끼어들고 싶다면, 힌트라도 줘봐"

"후후후, 그건 좀 힘든데요"



짜증나는 군

갑자기 참견 해놓고, 힌트도 없다니...

그리고 말이다... 유우코의 미소는
왠지 나를 바보로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나는 진심으로 맞춰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유우코, 지금부터 내 질문에
예스나 노로 대답해 줘, 그 정도는 괜찮지?"

"흠... 알겠습니다
도착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으니
한 번 해 보도록 하죠"

"오빠, 힘내"

"자, 그럼 사형수와 관련된 건가?"

"노"

"살상능력이 있어?"

"노"

"살아있는 거야?"

"노"



다 아니라는 거야?

질문 범위를 넓혀서 질문해야 할까?



"오컬트와 관련된 거야?"

"......미지라는 의미에서는 예스...."



미지?

외계인은 살아있는 거고
유령은 대개 살상 능력이 잇는 것이니
오파츠라든지... 그런 건가?


"혁신적인 거야?"

"예스"



너무 추상적이여서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갑자기 예스를 끌어낸 나에게 루우의 기대가 높아졌기에
전혀 모른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유우코에게 도움을 기대해봤자 소용없을 테고 말이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도 묘한 존재다



시즈쿠 체포에 기여할 수 있는
고등학생이 보통일 리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을 제쳐둬도 이상하다

특수한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해도 믿게 될 것이고
만약 이것이 보통이라면 이 세계는 엉망진창일 것이다

그리고 말이다
TV 출연도 한 그녀가 무명일 리가 없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무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오빠"

"아, 미안, 생각을 하고 있었어, 어디 보자..."

"그만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목적지에 도착 하셨으니까요"

"뭐? 거짓말이지?"




주위를 둘러봤지만 새로운 풍경은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보는 건물이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단순한 민가이니 모를 만하다

그럼 그것이 아주 새로우냐 하면 그렇진 않았다
이 나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생전 처음 가보는 장소가 무서운 것인지
루우는 나에게 몸을 의지해 왔다

유우코가 걷는 방향에서
우리들의 목적지는 아마도 전방의 빌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리로 된 자동문 옆에는 계단이 위아래로 나누어져 있고
지하로 향하는 계단에는 화살표만 써져 있었다



"저 계단으로 내려가시죠"



아무렇지도 않게
목적지로 갈 곳을 청하는 유우코

나와 루우는 약간 긴장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느끼고 있던 두려움은
금세 기쁨과 놀라움으로 가득 차오를 테니까요"



 






외국에서는 민가에 지하실이 흔히 있다고는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편이였다

물론 큰 건물에는 대개 지하층이 있었고
낯설더라도, 결국엔 다 사람이 살거나 이용하는 것인지만 말이다



"이 지하실은 원래 범죄자가 거점으로 사용하던 곳입니다"

"버... 범죄자!? 유우코 씨 저주 받는 거 아니에요!?"

"저주란게 있다고 믿으시나요?"



루우는 의외로 그러한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믿고 있었다

틀림없이 내 탓이였고
더 나아가면, 나를 그런 길로 끌어들인
호우스케의 탓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고 있습니다
원한이 시린 유령 같은 것을 말하시는 거죠?"

"유우코 씨는 확실히 멋있긴 하지만
도깨비 같은 것은 체포할 수 없잖아요!"

"...후후, 확실히 도깨비는 체포할 수 없겠군요
하지만 안심하세요, 여기를 이용하던 범죄자는
살인마가 아니라 강간범이였으니까요"

"아무것도 안심할 수 없어!
무슨 생각을 하면, 강간마가 안심이란거야?"

"강간을 해도, 살인은 하지 않아
귀신이 나올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뜻 입니다
어떻게 납득하셨을까요?"

"납득할 수 있겠냐!?"



확실히 발언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생리적으로 무리라는 말이 있듯이
기분 나쁜 인물이 과거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거부반응이 나오는 인간은 적지 않을 것이다

나도 내 방에 사형수가 살고 있었다고 하면
보통은 들어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람 뼈라든가 시체가 나올 것 같아서 말이다...

 
기분 나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여자에게 성폭행범은 분명 오물일 것이다

그건 확신할 수 있다


계단이 이어진 끝에 있는 일그러진 문을 열자
쾌활한 목소리가 우리를 맞이했다






"어서 와!
너희가 무카이자카 남매구나!"





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헌 와이셔츠를 입은 남자를
수상하다는 말 외에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그가 루우 앞에 서려고 하니
나는 더 이상 접근하지 말라는 듯
손바닥을 내밀고 멈출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남자는 걸음을 멈추고는



"그렇게 경계하진 마, 나는 유우코의 편, 겐지라고 해"

"유우코의 편....? 옷차림만 보면 엄청 수상해 보이는데요"


누가 봐도 연상이라 무의식적으로 존댓말이 나왔지만

이 남자는 과연 공경할 만한 사람인걸까...?

완전히 유명무실해진 존댓말도 가끔은 의미를 찾고 싶어졌다

특히 이런..... 수상쩍음의 덩어리같은 남자를 눈앞에 보면...




남자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어둠 속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그녀를 불러세우며 소리쳤다



"유우코, 제발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아예 나를 애인이라고 소개해주면 안 돼?"

"거절하겠습니다
당신의 얼굴도, 언행도, 취미도 다 싫어하니까요"

"으으, 딱 부러지는 말투구만...
뭐 보다시피 미움을 받고 있지만
우리 편인 건 잘 알겠지?
오늘은 너희들에게 그걸 보여달라고 부탁받았어
정말이지 처음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지만 말이야"

"당신을 만나게 하려고, 두 분을 데리고 온 게 아닙니다
잡담은 괜찮지만, 가능하면 부탁한 대로 움직여 주면 좋겠군요"

"그래... 알겠어... 요즘 여고생들은 무서워...
미안해... 두 사람 조금만 기다려줘"



겐지라고 불리던 남자 역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왜 불도 켜지 않고 돌아다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휴대폰의 라이트를 키고, 그의 뒤를 뒤쫓았다

안쪽에는 어딘가의 거리의 디오라마가 서 있었고
겐지는 옆에 있는 장치를 무엇인가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오빠, 이거 키타츠(木辰)시 아니야?"

"응? 어떻게 한 눈에 안 거야?"

"수업 시간에 본... 것 같아
봐, 여기 키카오카 공원이잖아"

"아아... 정말이네"



놀이기구까지 알차게 재현했다

정말이지 세밀한 디오라마였다

공원의 위치로 생각하면……
제대로 우리 집까지 재현되어 있었다

학교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고 말이다

유우코의 집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디오라마였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디오라마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데
측면에서 시즈쿠가 두 개의 기기를 들고 나타났다

그럼 그렇지
이 디오라마가 충격적인 체험이였다면
여기까지 데려온 유우코에게 화를 낼 참이였다


"이걸 머리에 달아주세요"

"이거 뭐야? 헤드기어?"

"무거워..."

"잠깐만, 내가 올려줄게"



무게는 체감으로 5kg 정도?

머리에 장착하면 상당히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까
구조에서 장착 방법을 알아내어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루우에게 장착했다

그리고 나는 유우코가 머리를 토닥토닥 두르리며
헤드기어를 장착시켰다


"장착 상태는 어떠신가요?"

"무거워"

"무거워요"

"...프로토타입이니까요
지금부터 계량을 거듭할 예정입니다
그럼 이쪽에 소파가 있으니까, 이 쪽에 누워주시겠어요?"


안내된 소파는 1인분 밖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내가 루우를 안고 누우면 어떨까 하는 정도의 크기였다.

인분의 조달이 늦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래서는 준비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헤드기어를 장착한 루우는 평소보다 20% 무겁게 느껴졌다



"잠깐만, 마지막으로 하나 묻고 싶은데
이래서는 꾸미고 온 의미가 없지 않아?"

"아뇨, 있습니다
곧 당신도 알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럼..."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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