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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9화 - 손바닥 위의 세계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4장 행복과 거짓 사이에서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59화 - 손바닥 위의 세계 -

개성공단 2021. 12. 26. 06:02


기묘하다

위화감이 너무 없어서 오히려 기묘하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현실과 손색이 없다
가상현실설은 제쳐두고 내가 알고 있는 VR계통의 기기는
현실과의 경계선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없다
그래서 이상하다


유우코는 내 왼손을 잡고 있었고
루우는 내 오른손을 잡고, 철썩같이 붙어 있었다

양손에 여자가 있는 이 상황은
평소 같았으면 매우 부끄러워 했을 일이지만
여기가 현실리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거의 동요하지 않았다

행인들도 환상이다




그렇다 해도 부부, 친구, 연인 등
다양한 관계성을 엿보게 하는 행인은
리얼리티라기보다는 리얼 그 자체이므로
평정을 가장하는 것만으로 부끄러운 것은 틀림없지만 말이다

아마 유우코 설정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유우코는 유명인사이고
행인들이 눈치 못 챌 리 없지만
마치 그녀가 보통사람인 것처럼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현실감이 없네"

"어떤 것 말이신가요"

"너에게 사람이 가까이 오지 않고 있잖아"

"그렇죠, 하지만 데이트이니까 이 정도가 낫겠죠
무카이자카 군이 좋아하는 게임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잖습니까
재미없고, 불편한 리얼리티는 필요 없다
중요한것은 즐길 수 있느냐의 여부라는 것이다

   이 기기는 아직 시제품이지만
자유롭게 설정을 만질 수 있다는 점은
미완성이기에 말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게임을 증인으로 걸고 나오니 할 말이 없어졌다

확실히 그렇다. 템포를 저해하는 리얼리티는 게임적으로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게임이라고 하는 오락이니까 통용되는 이치이며
이건 현실세계라고 자칭하고 있으니, 적합하지 않는 것 아닌가?
...라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편리하다면 편리하대로
그냥 쓰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더 이상의 추궁은 하지 않았다


"유우코 씨의 말로 미루어
완성대면 설정에 손 대지 않는 건가요?"

"완성이란 그런 의미이니까요
하긴, 시시콜콜 신경 쓰다 보면 
살 수 없는 것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죠
현실이라고 하지만, 현실도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닌가 싶네요"

"그런가?"

"그리고 저는 길가던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 마냥
그렇게 유명해지기를 바라지 않아요
나나나기 시즈쿠를 체포할 수 만 있다면, 그걸로 문제 없습니다
그래서 이 곳은 저에게 편안한 곳이기도 하지요"


"그럼 왜 방송 출연 같은 걸 해서 인지도를 올린 거야?"



그녀는 나나나기 시즈쿠에 관해서만 특수한 체포권이 있다

정보는 그야말로 경찰에 의지하면 되고
약간의 무리도 시즈쿠를 체포하기 위해서라면
상부가 어떻게든 할 것이다

그냥 범죄자를 상대하는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나에게는 굉장히 상냥하지만, 반복하지만, 그녀는 사형수다

그것도 비과학적인 힘을 실제 소유한 위험인물
다소 억지 수단을 써서라도 잡지 않으면
분명 그 이상의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자연스러울 것이다

현재로서는 내 방에 숨어 있지만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언론에 출연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유명해지고 싶지 않으면 나오지 않으면 된다
나가지 않아도 수사는 성립할 수 있으니까



"TV에 나오면 나나나기 시즈쿠에게 압력을 넣을 수 있으니까요
나는 아직 너를 찾고 있다... 그 부담을 주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사건을 일으키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그녀는 저를 절대로 이길 수 없으니까요"



자신만만한 예측은 조금도 틀리지 않게 맞았다

내가 알기로
그녀가 나를 만난 후의 살인은
나에게 아무래도 해를 끼칠 수 있는 경우에만
그것도 내가 있었던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는
배려까지 한 후에 행하고 있었다

그것도 이것도 시즈쿠가
우리 학교에 적을 두면서까지 붙어있었기 때문이였다


"저기 유우코 씨
궁금한게 절대 못 이긴다는 건 무슨 근거가 있는 건가요?"

"검도 3배단을 아시나요?
대강 말하자면, 무기를 든 상대에게 맨손으로 이기려면
3배의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에겐 나나나기 시즈쿠의 3배 이상의 실력이 있다
그 뿐입니다"

"멋있어요!"

"후후, 감사합니다"



루우는 존경의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단 한 사람, 그 말에 납득이 가지 않는 남자가 있었다.




나 였다

왜 그녀의 능력에 검도 3배단을 들고 나오는지
우선 그것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이능력에 3배는 되겠.... 아니, 100배는 되려나

시즈쿠는 '자멸할거다'라는 표현을 쓰며
어떻게든 사용하려고 하지 않지만
그 사정을 알고 있는 것은 나와 시즈쿠 뿐

...혹은 유우코도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 능력을 3배의 실력으로 비유하는 것은 약간의 어폐가 있고
만약 사정을 모른다면, 이능력에 대한 과소평가가 심한 것이다

저것을 3배 정도로 억제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경찰은 유우코를 중용하지 않아도 됐었을 것이다
그냥 인해전술로 당당히 그 차이를 메꿀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시즈쿠는 잡히지 않았고
이것으로 검도 3배단이 얼마나 멍청한 단어인지 알았을 것이다




"이런 평화로운 동네를 보니 불안해지네"

"응? 무슨 말이야?"

"요즘 사건이 많이 일어났잖아
오빠를 괴롭힌 사람이 죽고, 그 밖에도 살인사건이 집중되고..."

"아, 그래?"

"오빠 방에 TV 있잖아, 잘 보라고"

"뭐... 그래도 잘 해결했겠지?"

"무슨 소리야, 전부 나나나기 시즈쿠가 한 짓이잖아?"




......어?



인간이란 정말로 놀라면
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법이였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일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정보에 당황하고 있을 뿐이였다




"시즈쿠... 나나나기 시즈쿠가!?"

"오빠, 왜 그렇게 의외인 표정을 하고 잇어?
자기 마을 사람들을 몰살시킨 사람이잖아?
이야, 정말이지.. 엄청난 사람인 것 같아"


엄청나...? 그래, 엄청나긴 하지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시즈쿠란 세계에서 가장 상냥한 여성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미하루 선배도 성격은 좋지만
가슴을 좀 주무르게 해달라면 달라고 하면 응하겠는가
당연하지만 대답은 거절일 것이다


그러나 시즈쿠은 우선 응해 준다.
그렇다기 보다 내가 덮쳐도 받아줄 것이다

고등학생의 욕망은 뻔하다는 듯이 모든 것을 받아주고 사랑해준다
나나나기 시즈쿠란 그러한 인물이다
……라고 뭐 개인적인 사정을 공제해도 납득은 가지 않았다



시즈쿠가 죽인 인물은 아토 히데야, 하나가사키 케이스케, 닛타 미즈키
미사키가와 유우네, 아이노쿠라 미츠루...

게다가 살해 이유는 각각 내가 도움을 청한
내가 죽임을 당할 뻔한 위험한 스토커로……이며
마지막 사건은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즈쿠는 소극적인 살인을 하고 있었다

살해에 응한 것은 내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본인과 이야기해도 알 수 있지만
그녀는 살인을 좋아하는 이상자는커녕
평범한 삶을 원하는 정상인이었다

매일 밤 대화를 하고 있는 내가 말하는 것이니, 그건 틀림없어.



"저에겐 사건 뿐인 마을이 보통이였으니까...
뭔가 불안해서요, 헤헤헤
여긴 사건 같은 건 절대 안 일어나는 거죠?"

"설정을 만져야겠죠
아, 그래... 할 말을 잊고 있었습니다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에 구현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들어갈 생각은 없지만, 풍속 같은 것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설마 내가 그걸 들으면, 가자고 할 줄 알았어?"



그런 야한 일은 시즈쿠 무상으로 해 줄 것이고..



"아, 그러고보니,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유우코는 앞쪽에 있는 찻집을 가리켰다



"저것은 키타츠 시에 있는 가게 중의 하나 입니다만
여기의 시각으로는 이미 12시를 넘긴 상태인데
혹시 점심을 드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하긴... 아침을 별로 안 먹긴 했지
급했으니 말이야... 루우 넌 어때?"

"나도 졸려서, 잘 기억이 안나"

"그러고보니, 애초에 여긴 가상현실이잖아
저 가게에서 뭘 먹을 수 있긴 해?"

"무카이자카 군, 가상현실은 VR입니다
이 곳은 실제 그 자체라는 것을 까먹으셨는지..."

"실제든 뭐든 현실이 아니니, 가상현..."

"신세계입니다"

"아, 그래!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배고픔을 자각한 순간, 배에서 나는 소리가 점점 더 커져왔다

출입에는 제대로 돈이 드는 모양이지만
그것도 유우코가 사주는 것 같아서 입점하게 되었다


"음.... 여기가 어른의 가게?"



가게 안은 세련되고 모던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벽지나 천장의 색조일 것이다

검정과 회색을 기조로 흰색도 섞어
시각적인 침착성을 훌륭하게 연출하고 있었다

점원의 안내를 받아 우리는 밖이 잘 보이는 창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런 업소에 익숙지 않은 무카이자카 남매는
긴 의자에 사이좋게 주저앉을 때까지는 좋았지만
도무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차분한 분위기라고는 했지만 진정이 된다고는 하지 않았다
모르는 가게에 비집고 들어간 감각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안절부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긴 강도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아니... 이런 비싼 가게는 안가봐서 말이야"

"오빠... 나 손 잡아줘"

"차분한 가게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그렇다면 진정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마이너스에 마이너스를 곱해서
오버플로우한 나머지, 터져버릴 것 같아"

"...죄송합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진정하는데 5분이나 걸렸다


검도3배단(剣道三倍段) 일본에서 나온 신조어인데

 

검도 1단이 가라테, 유도 3단과 맞먹는다

그러니까 검도를 이기려면, 3배의 힘을 가져야 한다

 

공수도 바보 일대라는 일본 만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데

하기사 검도는 무기를 가지고 하는 거니까

맨손으로 1대1은 좀 힘들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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