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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학원 외전 1화 - 괴담과 달콤한 것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학원 외전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학원 외전 1화 - 괴담과 달콤한 것 -

개성공단 2020. 3. 30. 16:48

연극부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야

시기는 오늘처럼 더위가 가시지 않은

여름날 이였던거 같아

 

연극부의 여름 합숙은

매년 같은 합숙소에서 숙박하며

아침 저녘으로 연극 연습을 한데,

그래서 마지막 날에는 마을회관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발표를 하는거야

 

부원도 평소와는 다른 환경에서의

연습과 발표에 크게 기합이 들어갔다지

 

하지만 모처럼 기합을 넣은 무대 연습도

2일, 3일째가 되면 모두 맥이 풀려버려

다들 사람이니 지쳐버리는 거지

 

그런 까닭도 있어서 하루는

무대가 아니라, 하천부지에서 연습을 하기로 했어

밤의 하천부지는 아무도 없고

별도 잘 보이고, 깨끗하기도 하니까 말이야

 

그렇게 연습하려고 보니까

부원 몇 명이 빌렸던 마을회관에

대본을 두고 온 것 같았어

작은 역할이면 아무래도 좋겠지만

대사가 많은 녀석들 뿐이였나봐

 

연극부 고문은 화가나서

전원 연대책임으로 달려가서 찾으라고 보냈어

바보같다곤 생각하지만, 

뭐 동아리 활동이란게 그런거잖아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해서,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해서

 

시골의 밤길이란건 정말 어두워

가로등은 수십미터에 하나씩 있었고,

손전등은 오래됬는지, 조금 꺼져가는 듯 했지

많은 사람들은 벌벌 떨며

마을 회관으로 향했어

 

그래서 간신히 마을회관에 도착하더니

밤에는 셔터를 내려놓는지,

마을회관의 불이 켜지지 않는거야

 

그래서 모두들 손전등의 작은 불빛만 믿고

대본을 찾으러 갔어

 

넓은 마을회관에서 손전등에 의지하고 걸으니

몇몇 여자들은 무서워서 우는 사람도 있었어

 

그렇게 몇 분이 지나고 나서야

잃어버렸던 대본을 모두 찾았어

 

그렇게 안심하려는 찰나

가져왔던 손전등의 전지가 다 떨어져버린거야

방심하던 사람들은 모두 당황해 버렸지

 

여자 얘들은 모두 울부짖었고

이제 냉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 넘어지고 다치면서

가까스로 마을회관을 나와서

하천 부지까지 도착했어

 

연극부 고문 선생에게는 

뭐했길래 혼비백산하냐며 혼나고,

극연습은 더 오래걸리고

아무튼 엉망이 되었나봐

 

그렇게 가져온 대본을 사용해서

연습을 끝내고,

원래라면 별 관찰이라도 할려 했지만,

여자얘들은 기분이 나쁘다며

숙소에 먼저 들어가버렷어

 

남자들끼리만 별을 보는 것은

딱히 재미도 없었기에

그 날은 왠지 모르게 숙소에 가서

일찍 자자고 한거야

 

근데 이 시점부터 뭔가 이상했어

대본을 넣어놨던 가방이 꿈틀거리는거야

 

가방안에 고양이가 들어갔을리는 없고

그래서 그 친구는 호기심에

가방을 열어보았고

그 가방을 열어보는 순간, 기분 나쁜 여자의 얼굴이...

 

'팡, 팡!'

 

 

 

 

*

 

 

 

 

그렇게 얘기하는 와중에

느닷없이 울리기 시작한 소리의 출처로

나는 시선을 돌렸다

 

셀레알이 새파란 얼굴로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뭐야, 여기서부터 명장면이라고

가방안에 잇는 얼굴이 입을 벌리며

구웨에에에에에에에엨"

 

"오빠!!!"

 

희한하게 언성을 높이는 셀레알의

모습을 보아하니, 더 이상은 무리 같았다

 

"언니! 루기스 오빠가! 괴롭혀!"

 

셀레알은 눈동자에 눈물을 글썽이며

옆에 있던 알류에노의 품속에 매달렸다

 

알류에노는 셀레알을 달래면서

나를 책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보았다

 

"그래, 루기스 오빠가 너무했내

이제 그만 뚝 그치렴?"

 

나의 소꿉친구라는 하는 여자는

나를 변호해 주긴 커녕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내 편 하나 없는건가

 

"뭐 루기스 형이 악의가 있어서 한 건 아닐꺼야

그건 그냥 형의 본래 성격이라 할까나"

 

우드가 큰 몸을 기울이며

말을 골라 말했다

형으로서 조금 사람이 

듣기 좋은 말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무튼 그런 두 사람의 위로다운 것도 있어서인지

셀레알은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차분한 것 같았다

그래도 어딘가 수상하다는 느낌으로

떨고 있었지만 말이다

 

"......루기스 오빠, 바-보"

 

정말로, 이 모습으로 괜찮을까

 

이번에 들려준 무서운 이야기는

내가 셀레알의 반응을 보고 싶어서가 아닌,

셀레알이 소속된 취주악부의 합숙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괸례가 있어서

내게 내성을 키우기 위해 부탁한 것이였다

 

셀레알은 알류에노에게 부둥켜 안은 채,

거친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려먼

시간은 조금 필요한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내성은 커녕

취주악부 합숙에서 발악을 할 것 같았다

 

초식동물에게 생고기를

억지로 먹이는 격이라고 할까나

 

"조금씩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 되잖아

루기스는 정말이지 과보호를 한다니깐

장래의 아이에게까지 그런 식으로 할테야?"

 

알류에노는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엷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것보면

아무래도 또 농담을 하는 거겠지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고

난 아직 아이를 생각할 나이도 아닌,

충분히 어린 나이란 말이야"

 

그리고 과보호는 좀 아니지 않나?

 

"가족끼리 달게 대하지 않으면

대체 누구에게 달게 대해야 하는거야

물론, 응석받이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겠지만"

 

나도, 셀레알이나 우드에 대해서

다소 안이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은 자각하고 잇었다.

 

하지만 부모를 일찍 여의고 난

우리 가정의 특수한 상황임을 가정하면

조금은 이해해줘야 하는게 생각한다

 

부모가 없는 동생들에게 보호자는 나 뿐이다.

다소 부수의 의무는 있을 것이야

 

"가족이라긴 하지만

루기스는 너무 잘 대해주는 거 같아

너무 달콤해서, 깜짝 놀랄것만 같아"

 

"사람을 과자에 비유하지마,

적어도 좀 더 좋은 느낌의 예로 들어줘"

 

"그럼 바움쿠헨으로"

 

과자가 아니였으면 좋겠다는 말이 아니야

물론, 매운 음식보단 낫겟지 싶은데...

 

...라고 할까

여기에 있는 남동생 우드,

여동생 셀레알, 소꿉친구 알류에노 이상으로

누군가에게 달콤하게 대해 준 적은

없을 터인데

 

애초에 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인간성 결여라고 해야하나

 

"아, 그래 설탕을 뿌린 케이크는 어때?"

 

대체 넌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누구한테든 달콤한 얼굴을 하고,

남녀 상관없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걸

좀 더 절도를 가져줬으면 좋겠어"

 

"나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어!"

 

"부정하지마 루기스,

나는 기억하고 있는 걸"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마 너 혼자 일거야

 

분명 다른 사람이라면 

다른 말도 안된 다는 반응을 보이겠지

 

"그럼 이건 어때?

다른사람에게 한번 물어보는 거야

물론, 나와 같은 소리를 하겠지만"

 

그래, 한번 들어보자

정말 그런 소리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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