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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66화 - 치솟는 염열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0장 혼란도시 필로스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66화 - 치솟는 염열 -

개성공단 2020. 5. 4. 21:13

그것은 조작된 연극 같은 광경이였다

 

필로스 트레이트는 숨을 쉴 때마다

오열을 터뜨리는 몸을 앉힌 채, 침을 삼켰다

목을 움직일 때마다, 사지에 통증이 왔지만

그녀는 그런 것을 잊어버린 채, 단지 눈 앞의 광경을 응시했다

거기엔 두 개의 흔들리는 그림자가 잇었다

 

한 쪽은 폭염의 마성, 

마성이 사람으로 둔갑했는가, 사람이 마성으로 되버린건가?

그것은 일찍히 로조라고 칭하고 잇던 자였다

 

마성이 한 손을 치켜들면, 그 자체로 주위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자연의 불꽃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사람이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더욱 아니였다

 

그것은 단지 사람의 목숨을 탐하기 위해서만 방출되는 폭위

그런 것들이 가볍게 손바닥을 열 때마다 어둠을 가르고 있었다

 

동시에 마성의 손가락 끝에서는

불꽃 뱀이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뱀은 불똥을 튀기며, 사나운 송곳니를 보이며 허공을 달렸다

마치 불길 자체가 의지를 같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몇 개나, 로조의 손바닥으로부터 흘러내리는 것이였다

 

마법이 마를 낳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 것이 있을 수 잇는 것은 바로 신화와 동화책의 영역이다

근데 그런 마성이 여기에 존재한단 말인가

 

필로스 트레이트는 하얀 눈을 저리며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은 입술 대신 가슴 속에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그 신화의 존재에 맞서는 것은 대체 누구인가

 

보라빛이 초록빛의 그림자와 함께 달렸다

하늘을 물어뜯어 쏘아붙인 참격이 그대로 불꽃 뱀의 턱을 찢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불꽃의 파문이 그 몸에 닥칠때마다

그는 보라빛의 검을 치켜 들고, 뱀의 목과 턱을 튕겨올렸다

필로스 트레이트는 그의 눈동자에 

로조와 같은 열이 깃든 것을 볼 수 있었다

 

악덕한 자, 루기스, 그것이 마성과 힘을 겨루며

계속 칼을 휘두르는 사람의 이름이였다

 

필로스 트레이트는 이제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의문의 물결이 출렁일 뿐

 

방금 전까지 감옥에서 그저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몸이였던 내가

그 악덕에 안겨서, 그리고 지금은 억지로 이 비현실적인 연극을 보고 있다

 

영문을 모를 지경이였다

사실 나는 이미 악마에게 죽었고

그래서 이런 꿈을 꾸고 잇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것도 상당히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녀의 몸을 엄습하는 꺼림찍한 고통만은

이것이 연극 등이 아닌, 현실의 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필로스 트레이트는 하얀 눈이 조이는 듯한 감촉을 느끼며

손끝을 떨게 했다

그 감정 깊숙이 들어온 것은 오직 회한 뿐이였다

 

왜 나는 악덕에 안겨 있는 동안 

더 날뛰고, 그의 손에서 멀어지려 하지 않았을까

저런 빙자한 남자에게 마음대로 당하는 등 굴욕도 정도가 잇다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단 말인가

 

필로스 트레이트라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자상스럽고, 또 어떤 긍지에 사로잡힌 인간이라 할 수 있었다

긍지에서 벗어난 행동 같은 것은

그녀에게는 아무래도 취할 수가 없는 것이였다

그래서, 그녀는 함부로 날뛰는 짓은 할 수 없었다

 

통치자로서의 긍지는 허구한 날 필로스 트레이트을 죄였다

하지만 그녀는 죽기 직전에 있어도, 그것을 버리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긍지는 그녀가 도시를 손에 넣었을 때 정한 맹세

그것을 어찌 내팽개칠 수 있겟는가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감옥에 몸을 던진 로조조차 미워할 생각이 없었다

좋고 싫음의 감정은 있었도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그녀의 통치자였기 때문에

시민들에 대해 결코 증오를 띄우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말이다

그 악덕은, 루기스는 시민이 아니다

 

그것도, 본래는 미워해야 할 적

 

그렇고 말고, 저건 적이다, 증오해야 해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검투는 어느덧 종국을 맞고 있었다

 

로조가 불길한 뱀과 불기둥을 더듬으려 해도

그것들은 모두 보검에 의해 막혀 버렸다

루기스가 휘두르는 일섬이 불꽃을 다루는 법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일찍이 한 번 같은 존재와 싸워낸 것 같은 행동을,

그 검은 이뤄내고 있었다

 

검이 타오르는 불길을 부수는 그 광경이 다가왔고

로조는 이제 루기스에게 처참히 죽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 순간,

지금까지 세세한 선을 그리던 보검이 살짝 흔들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필로스 트레이트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는 한순간 멈춰버린 것이다

 

필로스 트레이트가 눈꺼풀을 한번 감고, 다시 뜬 순간

시야에 들어온 것은, 오른팔을 뱀에게 물리는 루기스의 모습이였다

 

심장이 왜 이리 뜨겁지?

 

 

 

 

 

*

 

 

 

 

"...아!?"

 

오른팔이 보검에서 튕겨져 나간 동시에

불꽃 뱀이 나의 오른팔을 잡아 먹고 있었다

그것은 이미 뜨거웠고, 아프다는 선을 넘어버렷다

몸에서 무언가가 상실되어, 썩어가는 감촉...

 

그 사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오른팔을 물고 늘어진 뱀은 거칠게 턱을 벌렸다

팔을 그대로 잡아채려는 속셈일 것이다

 

젠장할, 무리하게 허리를 구동시켰더니, 이런 결과가 다가 올줄이야

나는 왼팔으로 보검을 손애 쥐고

오른팔을 통째로 도려낼 기세로, 힘껏 날렸다

뜨거움과 날카로운 통증이 동시에 오른팔을 부숴버렸다

 

마지막 순간 불꽃 뱀은 신음하듯 불꽃을 튀기며

허공으로 몸을 흩뿌려 버렸다

 

나는 풀려난 오른팔을 보고 안도하면서도

통증과 열에 호흡을 맞추었다

 

이런, 오른팔에 거의 힘이 들어가지 않는군

이 손은 검을 쓰는 것은 무리일테고

기껏 방해되지 않도록, 매달아 두는 것이 한계일 것 같군

 

하지만, 위험한 것은 이것이 아니다

 

불꽃 뱀의 어금니가 내 오른팔을 삼키며,

그 송곳니를 깨물었던 것이 기억났다

분명 불이 오른팔을 타고, 몸 속 여러곳으로 번져간 것이겟지

 

심장이 열을 울리고 있다

그야말로 금방 타오를 것처럼 말이다

 

나도 모르게 오열을 새어나오게 하고 말았다

입에서 내쉬는 입김은 이미 불꽃 그 자체로 여겨질 정도...

 

목이 타고, 폐가 짓누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체의 바깥으로부터가 아니라, 안쪽에서 깨져버릴려고 하는 이 감촉

나는 무너저 내릴 것 같은 다리를, 필사적으로 지탱햇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발화에 시간이 좀 걸렸군

그대의 몸은 불타오를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잇는 지는 솔직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불꽃이 로조가 준비한 장치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렇다면, 먼저 저것을 죽이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 무사한 왼팔로 보검을 굳게 잡았다

 

하지만, 순간 몸이 모두 불타오르는 듯한 감각이

안쪽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 열은 이제 내 것이 아니다

네 것이다, 루기스 브리간트"

 

로조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녀석은 왠지 내뱉는 듯한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사람은 제각각 가슴에 증오를 품고 다닌다

그것은 곧 불꽃로 변질되고, 불꽃은 사람을 태워버리는 법이지"

 

다시 로조를 구성하는 불길이 치솟으며 타올랐다

여전히 그 두 눈만은 뭔가에 목마른 듯, 휘황하게 빛나고 있엇다

 

"나의 원수여, 너와 나는 같은 같은 자다

자, 모든 것을 불태워 보자꾸나, 

아무튼 세상에는 증오할게 너무나도 많으니..."

 

그 말과 동시에 내 심장은 타올랐고

시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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