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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화 - 과거와 원치 않는 만남-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장 카리아 버드닉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화 - 과거와 원치 않는 만남-

개성공단 2020. 2. 5. 09:55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냄새 였다

 

그리운 술과 담배 냄새와 피비린내가 섞여서 코가 마비 되어 버리는 그 냄새... 어렸을 때 부터 싫을 정도 맡은 냄새 였다

 

'맞아... 이 냄새는 그 옛날의...'

 

"야 임마! 언제까지 그렇게 뒹굴고 있을 거냐"

 

쿵, 하고 뒷통수에 강한 충격이 갔다. 순간적으로 얼굴을 들었더니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 펄쳐져 있었다

 

"루기스 또 무슨 도둑질이라도 한 것이냐?"

 

얼굴을 들고 자세히 보아하니, 흰머리에 흰 턱수염, 얼굴에 깊은 주름과 상처를 생긴 얼굴

 

말도 안돼. 그가 여기 있을리가 없어 그는 분명...

 

"리처드 할아범...? 당신 왜 살아 있는거야? 당신은 분명 죽었을 텐데...!"

 

어이쿠, 이번엔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세게 맞았다

 

"누구 맘대로 사람을 죽은 사람 취급하는 거야?"

 

사람을 힘껏 갈겨 놓고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들이키는 것을 보고는

나는 탁자에 엎드려 자고 있었던 것으로 상황을 파악했다

 

"아무리 그래도 루기스, 너무 잠이 덜 깬거 아니야? 오랜만에 좀 보러 왔더니. 이거야 원, 나한테 가르친건 모두 잊어버린거냐?

 

눈을 부라리며 술병을 든 채 이쪽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다시 쳐다 보았다

 

그래... 틀림 없어 잊을 수 없는  이 얼굴, 포악하고 악행을 좋아해, 약자를 스스럼없이 잡아먹는 악인이자 스승인 리처드...

 

하지만 그는 분명 선왕때의 대재앙으로 인해 이미 죽어버렷을 터 였다. 그런 그가 태연하게 모습을 보이며 나와 대화하고 있다

 

"어... 그게 이런 대서 자고 있었으니 잠이 잘 안왔을 뿐이야! 아직 한 참 클데 잖아"

 

그렇게 농담조로 말하자, 리처드 할아범은 주름을 깊게하고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어렸을 때부터 네놈의 잠자리는 항상 바닥이었잖냐 익숙하지 않았어?"

 

그건 확실히 그렇다. 리처드 할배 밑에 있을 때, 할배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마음이 내킬 때만 돌아오는 정도 였지만

나는 돈이 없어 항상 술집 테이블에 엎ㄷ려 하룻밤을 보내곤 했다

물론 10년 전의 이야기 지만...

 

순간적으로 내 몸을 다시 보았다. 이전의 내 몸 보다는 한참 왜소한  체구로 보였다. 근육은 시들어있고, 손발의 가늘기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그 자체 였다. 

 

'너에게 한번의 기회를 주겠다. 모든 것을 도려내고 삶이라는 그림에 새로운 인생을 칠할 기회를'

 

그 말이 머리 속에서 다시 맴돌았다

 

그렇건가, 그건 전부 사실이고, 진짜배기 계약 이었던건가

 

"언제까지 그렇고 서있을거냐 루기스. 오늘은 네게 일거리를 주겠다. 얼른 세수하고 와라"

 

나는 구세 여행에 합류한 그 중에 나는 과거로 회귀한 것이였다...

 

 

 

*

 

 

 

우리 스승은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다고 해야하나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았는데, 단적인 예로는 나를 정찰이라는 이름하에 방패로 써먹고 있었다

 

소리나지 않게 풀을 짓밟으며, 큰 나무가 다수 있는 숲을 나아갔다

 

"할배..."

 

나도 모르게 푸념이 쏟아졌다. 평상시의 물건을 꺼내려고 반사적으로 가슴팍에 손에 가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아 그렇지, 먹을 것도 구하기 힘들었던 이 시절의 나에게는 담배라는 기호품이 있을리가 없었다

 

"쯧" 하고 혀를 찼다

 

이런 젠장! 진짜로 10년여전으로 돌아와 버린건가 

그렇다고 해도 딱히 좋아진건 없군 

길드로부터 의뢰를 받는게 아닌 리처드 할배의 하청 업무를 받거나, 누구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 같은 걸 받을 분이다

과거로 돌아왔다고 해서, 인생이 잘 피는 건 아니였던 것이야...

 

이 큰 숲의 정찰도 본래라면 리처드 할배가 혼자서 해야 할 일이다. 그 일부를 강제로 받다시피 한 것이다.

 

대개 스스로 대형 마수의 토벌 의뢰를 맡아 두고, 그를 위한 위험한 정찰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다니...

악랄한 사람이다 저 할아범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숲 안쪽으로 가다가 딱 걸음을 멈추었다.

몸을 굽히고 땅을 응시하니 거기 있는 것은 흩어진 조약돌과 조금 구부러져 잇는 나뭇가지 였다

 

누가 먼저 와있는 거군... 틀림없이 사람이야. 가벼운 은폐의 흔적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로 만든거군

은폐라... 아마도 이 당시의 나라면 절대 몰랐을 흔적이다 그만큼 나는 무지하고 무력했던 것이다. 

구세 여정 중에는 정찰 임무를 원없이 받아본 끝에 익숙해 졌지만

 

그런데 대체 누구지? 이 위험한 숲에 은폐를 하면서까지 들어오려고 하다니

여기는 완전히 오지란 말이다. 과거에 이 숲에 들어간 적이...

 

"....윽!"

 

생각나버렸다 이런 젠장 바보같은! 나는 당시 할아범의 의뢰를 도와 여기에 있던 것을 알아채버렸다

 

거기서 나는 한 여자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천천히 공기를 들이마시고 한 숨을 내뱉는다 어금니를 깨물어 몸의 떨림을 없앤다. 그러고는 땅을 기듯이 몸을 굽히고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조용히 땅을 걷기 시작햇다

 

저 여자는 당시 기사단에서 견습이면서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그 누구보다 강했고, 길드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대도, 스스로 실력을 시험해 보겠다는 듯이 이 마수를 토벌하기 위해 숲속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이건 최악의 사태다

 

그 여자랑 마주치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 싶었다. 틀림없이 저 발자국은 그녀의 것이였다. 그렇다면 즉각 보다 빨리 목표에 도달해 목적을 이루고 바로 돌아간다. 그것이 최선책이다

 

' 키잉 키잉'

 

대형 마수의 본거지에 들 수록 칼싸움과 비슷한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히 그 녀석이 마수와 싸우는 소리 임에는 틀림 없다

 

순간적으로 나무에 올라가 소리의 발원지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는 잊을 수 없는 모습의 소녀가 자신의 신체보다 더 긴 검을 멋지게 다루며 은빛 궤도를 그리며 마수와 맞서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수습기사일 것이지만, 미래 기사단의 준영으로 구세 여행의 파티원 중 하나 였다

 

그 이름은 카리아 버드닉, 그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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