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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21화 - 니시노의 고백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프롤로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21화 - 니시노의 고백 -

개성공단 2020. 12. 11. 21:34

 

 

 

 

 

 

 

 

"뭐랄까... 피곤하네..."

 

그 후, 그럭저럭 숙박시설 까지 돌아온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룹원 토론 이라는 고행이였다

 

실제로는 그다지 힘든 것은 아니였지만

내게는 역시나 라고 할까... 꽤 괴로운 것이였다

 

주제를 정해서 토론을 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진행은 니시노가 전담했지만

다른 멤버가 자꾸자꾸 의견을 내 가는 가운데

나는 그저 허둥지둥하는 것 뿐이였다

 

이야기의 흐름이 빠른데다, 화제도 자꾸 변하고

원래 머리가 좋지 않았던 나는 과열 직전까지 몰렸다

 

아니나 다를까 텐가는 또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고

스나하마는 그런 그녀를 보고 한숨을 내쉬기만 하고, 그렇게 끝나버렸다

 

 

그런 이유로 간신히 찾아온 자유시간을 나는 혼사거 구가하고 있었다

 

뭐 정확하게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내가 한심스러워서 혼자 있고 싶었다고 할 뿐이지만

 

 

나는 몰래 시설을 떠나

숲과 가까운 탁 트인 풀숲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물론 나는 못하겠고, 니시노나 텐가라면 가능하겠지

 

나는 그냥 잡몹인거다

예를 들자면, 전대물에서 초반에 간단하게 당하는 전투원

 

 

"정말로, 한심하네 나..."

 

 

이런 내가 텐가랑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니

 

오늘 하루만에 나의 얼마 안되는 자존심은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것 같았다

 

나는 닳고 닳은 마음을 내던지 듯

운동복 차림으로 풀숲에 드러누워 있는 와중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여기 있었구나"

 

"...니시노인가"

 

 

반의 인기인으로, 우리 그룹의 리더

 

오늘도 지독하게 그 우수함을 발휘하는데도

전혀 거들먹거리지 않는 남자

 

그야말로 완벽초인의 재현자인 꽃미남

니시노 코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옆에 앉아도 될까?"라고 허락을 구하며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는 것이였다

 

 

"여기서 혼자 뭐해?

저쪽에선 모두 즐겁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말야

쿠루스 씨도 걱정스러운 눈치더라"

 

"그게... 오늘도 보기 흉한 꼴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아서..."

 

 

분발하자고 다짐하자마자 이 꼴이라니

구멍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였다

 

 

"니시노, 너 정도 대단한 녀석이라면 모르겠지만

나는 전혀 안된다구, 뭐랄까 한심해서 죽을 것 같아"

 

"...난 별로 대단하지 않아"

 

 

니시노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뭐야, 이렇게까지 겸손하다니 넌 대체 어디까지 착한 녀석이야?

내가 너라면 바로 텐가에게 고백할거라고

그만큼 너는 대단한 녀석인데 좀 더 자신감을 가지라고

아니면, 내가 그저 너무나도...

 

 

"저기, 아사마 군은 내 머리 어떻게 생각해?"

 

"어? 뭐라고...?"

 

 

어디서 봐도 찰랑찰랑한 갈색 머리인데?

 

모델로도 스카우트 될 것 같은 그의 머리는 지금도 석양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더부룩한 검은 머리의 나와는 비교할 가치도 없었다

 

 

"너무 잘 어울리는 걸, 어디서 보나 꽃미남 그 자체잖아"

 

"아, 고마워

하지만, 내게는 아직 위화감이 있어

부모님도 내가 염색한 머리를 보자 놀랬기도 했고

솔직히 나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건 진짜 내가 아니지 않는가 하고 말이야"

 

"진짜 자신이 아니라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니시노는 불가사의한 존재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남을 열받게 하지 않으며, 주위를 신경도 서주며

이런 나에게도 몹시 친절했기에, 너무 좋은 놈이라서 화가 날 지경이였다

 

하지만 니시노는 그런 자신에게 전혀 자신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마치...

 

 

"응, 나는 이른바 고교 데뷔조야

원래는 그야말로 지금의 아사마 군처럼 음침한 사람이였어"

 

 

니시노는 그렇게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뭐... 그...그럴리가 없잖아!

지금의 너는 전혀 마이너스 아우라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 걸!"

 

"여러가지로 노력했으니 말이야

중학교 때 인기있던 사람들을 보고 연구하거나

나름대로 멋이나 공부에 힘써보기도 했어

지금으로서는 어떻게든 된 것 같지만

언제 꼬리가 잡히지 않을까 하고, 벌벌 떨고 있지만 말야"

 

 

뭐 요컨대 자신은 킹카를 흉내내고 있다는 건가

니시노는 웃는 얼굴로 말하고 있었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도저히... 나와 같은 동류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고작 몇 개월만에 이렇게 변할 수가...

적어도 난 절대 무리일거야

 

 

"...왜 고등학교에서 뜨고 싶었던 거야?"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단순한 의문이였다

 

니시노의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할 순 없었지만

사실이라면 어떻게 여기까지 변할 수 있었는지

순수하게 알고 싶었던 것이였다

 

 

나의 말을 들은, 니시노는 조금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왜 그러냐면 말이야... 역시 자신을 바꾸고 싶어서 그랬나 봐"

 

 

자신을

 

 

뻔한 이유지만, 하고 니시노는 웃었다

 

 

"너무 즐거워 보였어

여러 사람들고 웃고, 여러 가지 일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그들이 모습이...

동경했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나도 저렇게 누군가와 웃고 싶었던 거야

나를 바꾸면 그들과 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거지"

 

"...그래, 그런가"

 

"뭐... 사실 나도 내가 변했는지는 모르겠고

겉과 속을 달리 하다보니, 전보다 힘들어졌어

하지만 따분하지만은 않다고나 할까?"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는 니시노는 몹시 즐거워 보이는 얼굴이였다

 

그는 조금 전까지 보이지 않던 자신감을 이제는 한껏 내비친 것 같았다

 

아이처럼 순수한 얼굴로 웃는 니시노가 너무 눈부신 나머지

시선을 돌리고 싶었건만, 차마 그럴 순 없었다

 

 

"후회는?"

 

"응?"

 

 

하지만은 이것만은 들어야 했다

 

 

"후회는 안 했어?

지금까지의 자신을 버린 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어?"

 

 

이것을 듣지 않는다면, 내가 후회할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니시노는 내 질문을 받고 눈을 깜빡거리면서,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미소를 지어보이며, 내가 원하던 대답을 말해주었다

 

 

"응, 안 했어

지금까지의 자신이 있었으니까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의외로 내딛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그렇구나..."

 

 

범접할 수 없는 녀석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니시노는 달라진 것이다

나와는 달리, 내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텐가와 함께 있고 싶은 나머지

다른 무언가가 변해버릴까봐 내딛지 못한 나와는 달랐다

 

 

그러니까 이런 웃는 얼굴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도 눈부신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질투하고 있던 내 자신이 너무 작아 보일 정도로

지금의 니시노는 내게 눈부신 태양 그 자체였다

 

 

"...나도 변할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나왔다

 

내디딜 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 하지만 무서워

 

 

"괜찮아, 나도 할 수 있었어"

 

 

니시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말도 안 돼, 너랑 나랑은 다르잖아..."

 

"다르지 않아, 너의 기분은 나도 경험했었으니까

그저 내딛기만 하면 돼, 나도 도와줄게"

 

 

니시노는 그렇게 말하고, 내게 손을 내밀어 왔다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었던 그는 여전히 기쁜 모양이였다

 

 

"...고마워, 니시노"

 

"천만에"

 

 

나는 쭈볏쭈볏 거리며 그 손을 맞잡았다

뭐랄까, 완전히 얽매여 버린 것 같았다

니시노에게 있어서 나와 같은 동류의 기척 따윈 추호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이 그런 과거가 있었을 줄이야...

 

 

"그럼 가자, 아까도 말했지만 쿠루스 씨도 기다리고 있어"

 

"둘이 뭐하는 거야!?"

 

 

갑자기 쌀쌀맞은 소리가 들렸다

 

나와 니시노가 서로 악수하고 있는 와중에

남자의 우정을 읽지 못한 한 여자가 나타난 것이였다

 

 

"이런 어두운 곳에서 단 둘이 있다니, 너희들 설마..."

 

"뭐!? 너... 너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니시노 군, 여자에게 관심이 없던 것 같은데, 설마..."

 

"그건 오해에요, 스나하마 씨"

 

 

우리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텐가와 스나하마에게 추궁당한 채, 휴식시간이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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