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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25화 - 고백한 소년은 거짓말을 간파할 수 없었다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프롤로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25화 - 고백한 소년은 거짓말을 간파할 수 없었다 -

개성공단 2020. 12. 12. 12:59

 

 

 

 

 

 

 

"텐가... 와줄려나?"

 

 

 

현재 시각은 12시 반

텐가와의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나는 약속된 장소인 공원에 도착해 있었다

 

점심을 일찍 먹은 나는 얼마 전 구입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헤어스타일을 다듬어, 막상 고백에 임해 온 것이였다

 

 

예전보다는 겉모습이 다소 나아졌겠지

적어도 텐가에게 욕 먹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직 자신에게 자신을 가지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려웠지만

나는 오늘 다시 태어날 거야

 

그 결의를 가지고 지금 있는 것이다

이 고백이 성공하면, 난 텐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고 말겠어

 

 

그런 생각을 가슴에 간직한 채

나는 어떻게든 자신을 분발하게 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다리라 후들거릴 것 같으니까 말이다

 

 

약한 마음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안절부절한 이 와중에 빨리 와주지 않으면, 긴장으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직 시간은 있고... 곤란한데...

 

 

 

흘끗 시계를 보니, 겨우 40분에 접어든 참이였다

 

이대로 앞으로 20분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너무 버거운 심정이였다

 

물 한 번 마시고 자리를 잡을까 했는데

공원 입구에서 흩날리는 붉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텐가

 

 

그곳에 있었던 것은 텐가였다

 

그녀도 약속 시간보다 상당히 빨리 온 것 같았다

 

그것이 기쁘기도 했지만, 점점 심장의 고통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나의 모습을 발견한 텐가는

조금 얼굴을 붉히면서, 느린 걸음으로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역시 텐가는 이쁘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말았다

 

텐가는 어디에 갖다놔도 빛이 날 것만 같았다

 

쥐뿔도 모르는 놈이 보면

텐가는 어디선가 공주님으로 착각할 법도 하다

 

 

오늘 복장은 비싸 보이는 검정 원피스 차림

곳곳에 섬세한 자수가 놓여 있어, 보기만 해도 비싸 보였다

텐가 또한 어딘가 꾸미고 온 듯 했다

 

 

정말 예쁘다

 

 

그런 텐가에게, 나는 지금부터 고백을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침을 삼키며, 텐가에게 말을 걸었다

 

 

"텐가 와줘서 고마워"

 

"괜찮아...... 그래서 볼일이 뭐야?"

 

 

우선 감사의 인사를 했다

적어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은 있었다는 거니까

 

 

내가 머리를 조아리자, 텐가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었다

 

그것이 그녀의 머리 색깔과 어우려저, 더욱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옛날부터, 내가 쭉 좋아했던 그녀의 머리

 

성격도 건방지고, 기가 세서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이 녀석과 앞으로도 계속 함께 걸어가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나는 텐가를 좋아해, 그러니 나와 사귀어 줄래?"

 

 

계속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던 말을 꺼냈다

 

 

"뭐... 뭐라고?"

 

"나는 정말로 텐가 너를 좋아해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나랑 사귀어 줘!"

 

 

당황해하는 텐가를 무시하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내 모든 것은 텐가에게 부딫쳤다

 

얼굴을 들었을 때

텐가는 반드시 내 생각에 응할 것라고 믿었다

 

 

하지만

 

 

 

 

 

"흐음.... 그래? 그래도 좀 아쉽긴 하네, 미안해"

 

 

 

 

하지만

 

 

 

"나 좋아하는 사람 있거든"

 

 

돌아 온 말은 내게 있어서 절망이였다

 

 

 

 

 

 

 

"뭐...?"

 

"못 들었어? 난 네가 별로 안 좋다고 하는 거야"

 

 

들린다. 똑똑히 들렸다

 

하지만,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거짓말이지?"

 

"거짓말이 아니야

정말이지 네가 나한테 고백을 할 줄이야

분수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 아니야?"

 

 

나는 정말로 텐가를 좋아했으니까

 

 

"누구야?"

 

"뭐?"

 

"텐가는 누굴 좋아하는 거야?"

 

 

사실은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듣지 않으면 포기할 수도 없었다

 

 

"누구라도, 너랑은 상관 없잖아!"

 

"가르쳐 줘!"

 

 

그렇지 않으면 납득할 수 없단 말이야

 

 

"글쎄.... 그래, 니시노 군"

 

"니시...."

 

 

 

니시노?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내 안에서 쿵하고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니시노가 좋다고?

 

그래, 그럴만도 하지

 

그 녀석 좋은 놈이 잖아

그래, 나보다 훨씬 좋은 놈이고, 대단한 놈이지

 

뭐든지 할 수 있고, 리더쉽도 발군이다

 

거기다가 꽃미남이기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초인

니시노라면 텐가의 옆에 서 있어도

분명 아무도 불평하는 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텐가와 니시노는 이상적인 커플이 될 만큼,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였다

 

나 같은 것과는 다르게...

 

 

젠장할...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거였잖아...!

 

 

 

물론 나도 니시노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내디딘 니시노를... 그때, 솔직하게 존경했었다

 

그와 동시에 이렇게도 생각했다

 

 

나는 절대로 니시노를 이길 수 없음을

 

 

그러니까, 지금 내 가슴속에 있는 것은

니시노에 대한 증오나 질투 따위가 아니라

 

그 녀석이라면 분명 텐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체념과 납득의 감정이였다

 

 

나는 싸우기 전부터, 이미 니시노라는 남자에게 굴복했던 것이였다

 

 

 

"그래... 알았어, 니시노였구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발 끝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바다 속에라도 잇는 듯한 느낌이였다

 

발버둥칠 마음도 생기지 않았고

그저 이대로 어디든 떨어져 버리고 싶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나의 절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였다

 

 

"그래서 유키토에게 부탁할 게 있어!"

 

"나한테? 뭐야, 무엇을...?"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눈물조차 흐르지 않을 정도로, 내 마음은 부서져 가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집에 가고 싶었다

가슴을 쥐어 뜯으며, 왜 그런 분수 넘치는 마음을 품었느냐고

자신을 욕하고 싶은 심정이였다

 

 

하지만 텐가는 그걸 허락해주지 않았다

 

 

"나한테... 그래, 가르쳐 달라구

남자들의 취향이라든지, 여러가지 말이야!

유키토도 남자니까, 참고가 될지 모르니깐 말야

그러니까 내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이제부터 도와줘!"

 

 

내게 마지막 절망을 내던져주었다

 

 

 

나는 계속 텐가를 좋아했는데

 

 

그런 나에게 자신의 사랑을 도와주라며

 

 

나 이외의 남자와 행복해지라는 심부름을 시키는 그녀였다

 

 

그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망...

 

 

"...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알아?

찬 상대에게 거들어달라니, 제정신이긴 한 거야?"

 

"아, 알고 있어"

 

 

하지만, 난 역시 바보였기에

 

 

그래도 텐가를 좋아했었으니까

 

 

"...하... 알겠어"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너의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게"

 

 

 

 

 

 

 

이날 나의 첫사랑은 조용히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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