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2장 피에르트 볼고그라드 편 (18)
8성 연합
갈루아마리아, 학원 내 수련장 나무로 만든 인형과 가벼운 마술 보조기구가 설치된 이곳은 항상 인기가 없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다 해야하나 이 학원에 다니는 사람은 대단한 가문이거나 혹은 부를 얻은 자들 뿐이다. 이들이 여기 다니고자 하는 이유는 마법이나 검술 같은게 아닌, 이 학원출신이라는 관록과 상급계급과의 커넥션을 위해 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검술 또는 마법 수련에 힘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에 뻔질나게 드나드는 사람은 마법에 목말라하는 소녀와 또 한 사람뿐 햇빛을 반사하여 하얀 빛은 양날검의 녹을 닥아내면서 헤르트 스탠리는 눈꺼풀을 가볍게 감았다 '슥' 그것은 숨막히는 듯한 일격이였다. 백색의 선이 햋빛을 가르고, 정지된 공간이 순간 단절되었다. 주위의 바람을 흩날리기 할 정도의 엄청난 일..
피에르트 볼고그라드가 깨어났을 때,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학원 기숙사 였고, 길드여진 침대에 누운 채 피에르트는 눈을 몇번 깜빡였다. 언제나 그대로의 광경 이였다 방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실험기구와 흩어진 책들이 쌓여 있을 뿐. 머리가 조금 어지러운지, 몸을 휘청거렸다. 혹시 그것은 꿈이였던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아무런 맥락 없이 피에르트의 가슴속에 탄성을 질렀다. 그 검은 눈동자에 비치는 광경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아침 이였던 것이다. 그럴테고 말고, 그런 일이 일어날리가 없지, 나를 위해 목숨을 걸어줄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정말 바보같은 꿈을 꿨다 그녀는 자신을 조롱한 자들을 반박하기 위해서 길드를 통해 바깥 세상으로 나갔지만, 이런 꿈이나 꾸는 자신이 너무 바보스럽게 여..
"영웅씨, 성녀님과는 어떤 이야기를 하셧는지요?" 라르그도 안은 아마도 그 호칭이 맘에 든 모양이였다, 내가 그 호칭에 아무리 항의해도, 그녀는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했다. 그러한 행동만 보면 그녀는 그냥 순수한 어린 꼬마 처럼 보일 뿐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말솜씨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자였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그녀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건 아니였을까 "성녀님... 아니, 마티아님은... 너무 사랑스러워요 마치 두 혀를 가진 악마 같잖아요" 자신이 신봉하는 종교의 성녀를 악마에 비유하는 라르그도 안도 이제보니 정상적인 사람 처럼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거... 상당히 신성모독 아닌가? "그 분에게서 목숨을 구하시고, 저라는 연락책까지 얻었는데, 제가 그 내용..
"그 마티아라는 성녀는 과연 그 문답으로 납득을 했을까요?" 말발굽이 땅 위를 차는 소리와 바퀴가 삐걱거리는 소리만 울리는 마차 안에서, 유일하게 입은 연 사람은 헤르트 스탠리 였다. "안 하겠지. 그걸로 납득한다면 그 성녀님은 진짜 사람을 믿는 것 밖에 모르는 성녀님 그 자체라는 것이 되버린다고" 그 여자가 진짜 그런 모습으로 보일까봐 나도 모르게 나의 목을 쓰다듬었다. 헤르트의 대화상대가 되나니,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직도 실신해 있는 피에르트와 그 옆에서 눈을 감고 있는 카리아는 대답할 길이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입술을 열고, 귀찮다는 듯이 목구멍에서 말을 짜냈다, "하지만 우리를 돌려 보내주었어. 그 년이 정말 경의를 표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콧구멍으로 느껴지는 냄새는 물건이 탄 냄새 였다. 나도 모르게 코로 숨을 들이마시니, 폐가 묘하게 아팠다. 목을 여러번 울려보지만, 신체의 위화감은 사라지지 않았고 가래가 조금 올라왔을 뿐이였다. "그럼 용사여 다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당신들의 신이 우리의 신과 같은지, 아니면 다른 가면을 쓴 거짓된 신인지" 호흡조차 아직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청량함을 유지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러 퍼졌다. 잠깐, 잠깐만 나는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잠이라도 하룻밤만 쭉 자면 좀 나아질텐데 그런 푸념을 하며 고개를 들어 올려서, 눈 앞의 인물을 올려다 봤다 그 목소리를 한 사람은 주변이 불씨가 아직 꺼지지도 않은 곳애서 일절 그 표정을 바꾸지 않는 대담함을 보이며 홀로 주위의 공기를 변질시키는 존재감을 뿜어내..
쓰러진 루기스의 상태는 영락없이 위독하다고 할 수 있었다 오른팔이 겨우 타다 만 것이 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고 등을 중심으로 상반신은 피부의 변질이 두드러졌다 그 광경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었기에 피에르트 볼고그라드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하지만 여기서 그를 구하지 않으면 죽어버리고 만다. 피에르트는 자신의 발걸음이 비틀거리는 것은 상관하지 않고, 쓰러져있는 루기스를 향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방화로 인한 신도들의 필사적인 진화 작업 때문에 그들은 이곳이 신경 쓸 겨를리 없었기에, 기회는 이 순간 밖에 없었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영락없이 저승사자가 그를 데려갈 것이고 설령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모험자로서 치명적인 장애가 남을 것이다. 그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할 수 없었다. 피에르트의 두 손이 그의 상처를..
그것은 너무나 바보스러운 광경이였다 사람이 불길에 몸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세살 먹은 어린얘도 알 수 있는 상식 이였다. 그런 짓을 했다간 죽기 십상 이였다. 당연한 소리다. 당연히 죽는다. 게다가 즉사라는 자비도 주어지지 않는다. 온 몸이 타들어 가면서, 기관지는 열에 휩쓸려서 숨도 못 쉬고 내장은 찌들어가는 등등의 최악의 고통을 느끼며 죽어간다. 아이도 알 수 있는 상식을, 그 남자가 모를리가 없었다. 그런데 왜 이 남자는 그런 짓을 하였나 이해가 안가는 행동 이였다. 지금까지 보편적인 상식으로 평생을 살아온 피에르트 볼고그라드에게 있어서 이것은 더더욱 상상 밖의 행동 이였다. 당신은 나처럼 평범하며, 힘 없이 운명에 저항 할 수 없는 사람이였을 텐데 어떻게 저런 평범한 인간이 그런 행동을 할..
지하 신전 통로, 조금의 빛만이 비춰지는 장소. 거기에는 겨우 호흡을 할 정도의 공기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 나를 여기로 이끈 것은 그 녀석이고, 그 손을 잡겠다고 한 것은 그녀석 이니까. 그렇다면 이미 선택은 정해져 있어, 나와 그 녀석은 동료 사이니까" 은의 장검을 뽑아 스탠리에게 겨누는 카리아. 그녀의 행동에 경악하면서도, 한 발짝 물러나 전투 태세를 취하는 헤르트 스탠리 카리아와 마찬가지로 그는 검을 뽑아서 그녀에게 겨누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좁은 통로안에서, 검을 서로 뽑아 든채,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서로 아직 움직임은 없으며, 정적만이 이 어둠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들의 심경을 나타내는 듯 한 한숨을 서로 내뱉으려는 것을 억제하고 있었다. 그 순..
그것은 마치, 간청하는 것처럼, 하늘의 있는 신에게 기도하는 것과 같은 말투였다. "아.. 같이 잡힌 것이... 헤르트, 헤르트 스탠리 였다면 좋았을 텐데...!" 그녀의 그 말을 듣자마자 폐에서 알 수 없는 뜨거운 무언가가 체내에서 만들어져서 혈관을 통해 몸 전체로 통하는 것을 느꼈다. 일찍이 이 여자와 함께 여행을 했을 때 조차도 이 처럼 굉장한 증오를 품은 적이 있었던가 이 시대에서도 네놈의 성격은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구나 물론 지난 세계에서의 당신은 이토록 절박한 면은 없었다지만, 하지만 나를 볼 때마다 하는 말이 있었다. "아 왜 너인거냐? 헤르트 였으면 좋았을텐데" 물론 시궁쥐에 불과한 나에게는 당연한 얘기였다. 그리고 피에르트의 가치관과 맞물려서 그녀가 내릴 수 있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
"괘씸한 사람들이여, 당신들에게 당신들이 저지른 죄를 깊이 후회하며, 신에게 참회할 시간을 주겠습니다." 성녀로 불리는 여자는 좋을대로 말을 남기고 시야를 돌려서 예배당으로 돌아갔다. 우리에게는 한 줌의 흥미도 없는 것 같았고 그저 도굴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방금 전 까지 피에르트가 활기찬 스텝을 밟고 있었던 책과 소품들이 수북혀 있는 방으로 포박당한채 들어갔다. 내 옆에는 등을 구부려서 눈망울을 적신 피에르트가 앉았다 몸 곳곳에는 비극을 표현하는 요소가 있는 듯 했다 비탄에 잠긴 눈물 젖은 뺨이라든지, 귀신처럼 창백히 겁에 질린 그녀의 두 어깨라든지 말이다. 물론 그것도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였다.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참수꾼 몇명이 이 곳을 배회하고 있었고, 탈출구는 아득히 멀어 보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