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프롤로그 (26)
8성 연합
* 텐가의 시점입니다 "내가 무슨 짓을 해버린 거야?" 나, 쿠루스 텐가는 귀가하자마자 후회와 함께 내 침대를 향해 다이빙했다 피식하고 어딘가 공기가 빠지는 소리와 함께 푹신한 이불이 나를 부드럽게 맞아주었다 그것이 왠지 모르게 나를 나쁘지 않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아서 침체되어 있던 기분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의 기분으로 전환되어 갔다 "그래, 그 녀석이 나빴던 거야 모처럼 오랜만에 내가 말을 걸어주었건만... 도망치다니 코토네와는 그렇게 즐겁게 이야기 했으면서..." 나는 이불을 꼭 움켜쥐며 쌓인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 내 소꿉친구 아사마 유키토는 정말 지독한 놈이다 성격은 비뚤어졌으며, 비굴한 주제에 입도 나쁘고 심술도 나빴다 얼굴도 그리 좋지 않았고, 머리 또한 좋지 않았다 그저 나쁜 점 투성이..
"대체 어찌 해야 할까......" 나는 손에 든 라노벨을 바라보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일이 있은 후, 기분 전환을 하려고 근처 쇼핑몰 내 서점까지 발길을 옮겼었다 목표로 했던 오늘 발매된 신작 라노벨을 발견하고 손에 쥐긴 했지만, 아무래도 기분이 상쾌해지지 않았다 그 이유야, 방금 전 일어난 일이 원인이였다 나는 소꿉친구인 쿠루스 텐가와 오랜만에 대화를 하였으나 그것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싸움을 전개하는 것으로 끝을 맺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 그 때는 주위가 보이지 않았지만 어쩌면 같은 고교의 학생에게 보여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지 않아도 텐가는 눈에 띄는 학생이였다 완전히 저질렀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카스트 제도 1위인 텐가와 언쟁을 벌인 밑바닥... 누가봐..
"너 왜 여기 있어? 반 얘들이랑 먼저 간거 아니였어?" "아, 오늘은 좀 볼일이 있어서 말이야" 내가 의문을 제기하자 텐가는 어딘가 당황한 듯 눈길을 돌렸다 뺨도 약간 붉어진 것 같았다 무슨 부끄러운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코토네처럼 교과서라도 잃어버린 건가 하지만 오늘은 숙제 같은 것도 없었잖아 나는 고개를 갸우뚱해도, 도저히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상황 또한 내겐 거북했다 여하튼 교문이랑 하굣길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기에 지금 우리 둘을 흘끔흘끔 쳐다보는 학생들이 있었다 특히 텐가는 눈길을 끄는 여자 오랜만에 대화할 수 있는 기쁨이 있었지만 더 이상의 호기심 어린 시선은 내가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떠나려고, 텐가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구나, 그럼 잘 ..
"에헤헤......" 그 날 오후는 매우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상쾌한 기분을 보낼 수 있었던 게 얼마만인가 적어도 중학교 시절 이후로는 처음일 것이다 아무튼 새롭게 추가된 남자애의 이름에 나는 나도 모르게 입술을 히죽거리고 있었다 드디어 나도 고등학교에서 친구가 생겼다 마음속으로 승리의 포즈까지 해버리는 나였다 솔직히 나도 처음부터 고립을 원한 것은 아니였다 오히려 학교에서 고립이란 지옥 그 자체였기에 말이다 체육교사의 두 명끼리 조를 짜라는 말, 그것은 내겐 정말 죽음이였다 그 선생은 매 수업 시간마다 기계마냥 그 말만 반복해서, bot선생이라고 부르곤 했다 매번 그런 일이 계속되다 보니 친구 하나 없냐는 듯, 멀찍히 쳐다보는 급우의 시선이 여간 따가운게 아니였다 하지만 오늘부로 그런 생..
"나도 그 게임하고 있어 유키 군도 하고 있었으면 가르쳐 줬어야지" 코토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마치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았다 예전과 다름없는 미소로 웃어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중학교 후반부터 왠지 서먹서먹해졌었지만 그런 기색 없이 지금 이렇게 말을 걸어주는 것에 대한 기쁨인지도 모른다 "아, 미안해 요즘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말야" 나는 감회가 복받친 나머지, 울 것 같은 자신을 가까스러 억눌렀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였다 미심쩍은 것 같은 것을 보이기 싫다는 나의 작은 오기가 나를 어떻게든 붙잡게 했다 "아 맞다, 친추해주지 않을래? 나 조금 막히는 것 같거든" "어? 정말!? 다.. 당연히 되지!" "좋..
그 날의 깨어남은 강렬했다 "얼른 일어나, 유키토!" "으악!" 귀에 익은 고귀한 명령조의 목소리를 뇌가 인식하는 동시에 내 머리에 적잖은 충격이 다가왔다 뒤늦게 강렬한 통증이 뒤통수로 밀려와서 그런지 나는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찌그러진 두꺼비 같은 소리를 배뱉은 나는 강제로 의식을 일으키게 되었다 휴일의 오전을 편안하게 보낼 생각이였던 나...... 아사마 유키토는 최악의 아침잠을 맞이하고 말았다 "...뭐, 뭐하는 거야 텐가..." 내 잠을 방해하는 악마같은 짓을 한 사람을 원망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자업자득이잖아?" 나를 문자 그대로, 때려 깨운 쿠루스 텐가는 전혀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흥하고, 콧방위를 뀌며 나를 여느 때처럼 깔보고 있었다 자신이 바쁜 짓을 했다는 것을 조금도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