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장 카리아 버드닉 편 (24)
8성 연합
"근신 건은 대형 마수건의 단독 행동으로 그런 건가요?" "음... 어떻게 성과를 올리든 규율을 어긴 이상 처벌로 응하다니... 참으로 개탄스러운 악습이라고 생각을 안하나?" 공을 세웠으니 명예롭게 상을 줬어야 하는 것인데 라고 중얼거리며 카리아 버드닉은 짜증이 난 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렇게 되면 당신 같은 인간이 허풍만 떨게 되기 때문이 아닙니까? ...라고 말하려다가 하지 않았던 나의 자제심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확실히 그녀의 행위는 전례가 없던 것은 명확했다. 단신으로 마수를, 그것도 대형마수를 토벌했다면 그녀에게 보여주는 반응은 '경의'보다 '경악'을 내세웠을 것이다 카리아 버드닉 같은 재주를 지닌 자들은 그들의 행태를 이해 할 수 가 없었겠지만 나같이 평범한 인간은 천재를 경의를 표함과 ..
"안 보는 사이에 솜씨가 늘었잖아" 리처드 할배의 목소리를 귓전으로 넘기면서, 조용해진 술집에서 세수를 한다. 손님은 거의 돌아가고 개인실에서 묵는 손님과 바닥에서 자는 사람들 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나는 여기서 후자다 "늘긴 무슨... 이기지 못했잖아" 조그맣게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견디며 얼굴에 박힌 칼날 조각을 하나씩 제거해 간다. 칼날과 칼날을 주고 받는 싸움을 하면 반드시 이런 상처가 생긴다. 특히 이번은 나이프가 바로 앞에서 부러져 버린 만큼 더욱 심했다 "무승부라면 훌륭한 결과다. 견습이라고는 하지만, 그 아가씨는 기사다. 게다가 버드닉이라는 가문은 소문이 좋지는 않지만, 솜씨 만큼은 꽤 한다는 말이 있다" 승부는 무승부였다. 나의 칼이 카리아 버드닉의 목덜미에, 그녀의 장검이 나의 어깻죽지에..
첫 번째는 오른쪽 어캐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찌르기 였다. 이것을 피하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나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서 일격을 날리고 있다. 나는 주위를 배회하면서, 한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술집에서의 결투 규칙은 단순하다. 한 쪽이 피를 흘릴 때까지 결판을 내는 것이다 서로 목숨을 빼앗지 않는, 신사적인 룰이라는 것이다. 카리아 버드닉의 은빛 장검, 내가 마수에게 썼던 두 개의 짧은 나이프 이 두 무기의 차이는 어느 정도 일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당연히 이 쪽이 압도적으로 불하다 '키이이이잉' 은색의 장검이 하늘을 가르는 소리를 내고, 궤적을 구리면서 다시금 내게 다가 왔다. 짧은 나이프로는 멀리서는 그녀와 상대할 수가 없다 안으로, 더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승기가..
"자... 그럼 술집의 결투 룰에 따라서, 카리아 버드닉 양과 루기스 군의 결투를 시작 하겟습니다!" 리처드 할아범의 선언과 함께 동시에 난리법석을 떠는 구경꾼, 술을 담은 병을 탁자에 갖다대는 자, 안주를 추가로 주문하는 자, 어느 쪽이 이길 껀지 돈을 거는 자, 그 모습은 각각 다양하지만, 누구나 내 속도 모르고 재미 있어 하는 것은 틀림 없다 그렇다기 보다 리처드 할아범, 당신은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오 루기스, 네 무덤은 내가 잘 만들어 줄테니까, 적어도 조금만은 버텨 보라고" 이 악당에겐 더 이상 기대할게 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아니 예상 했던 거지만, 나도 모르게 깊은 한 숨이 새어 나왔다 허리춤에 있는 두개의 칼은 마수를 대하느라 그랬는지, 조금만 더 썻다간 아예 부서져 버릴것만 같..
"대... 대성당 이라고?" 나는 씹은 담배를 입에서 떨어뜨리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성당,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인 갈라이스트에서 국왕 직할의 종교 조직이며, 대개의 백성들은 대성당 교회에 소속되어 있다. 원래 이름은 대성교 였지만, 대성당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다 보니, 대성교라는 호칭은 버려진지 오래다. 내가 들은 소문으로는 국왕 직할이라는 강력한 권력을 사용해서 돈을 모으는 조직들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맞아, 대성당. 나는 몰랐었지만 나에게 마법의 소양이 있는 거 같데. 부호랑 색골에게 끌려가는 것보다는 나을꺼야 아마" 붕대를 다 감자 알류에노는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지만, 그 모습은 불안함을 일부러 감추고 있는 듯 해 보이기도 하였다. 나는 머리 속이 혼란한 채로, 생각하는 것을..
고아원 문을 통과한 곳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영락없는 과거에 보았던 알류에노의 모습이였다. 닿으면 부서질 것 같은 가는 손가락과 흰 살결, 은은하게 빛나는 옅은 금빛 머리카락은 잘 다듬어져 정돈되어 있었다 "어 루기스! 오랜만이지만 전혀 변하지 않았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녀를 보자 굳어 있던 얼굴을 묘하게 일그러뜨리고 말았다. 그 모습이 이상했는 지 알류에노는 입을 꾹 누르고 크게 웃었다 "왜 그래? 이상한거 봤다는 표정을 짓고, 혹시 모험자로 살다가 독기라도 뽑힌거야? 그렇다면 아주 좋겠지만, 재미가 없을 지도" 알류에노의 그런 모습에 나는 시선을 더욱 아래뤄 낮춰 버렸다. 왠지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어딘가 비꼬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그 모습에 대해 내 머리 속엔 한 가지..
저 정도라면 카리아 버드닉이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딱히 그녀에게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가까이 있어봤자 위험할 뿐이다. 리처드 할배로부터 하청 받은 일의 보수는 가볍게 사라져버렸다. 무심코 사버린 오래간만의 씹는 담배의 감촉에 눈을 가늘게 뜨면서 가도를 걸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은 상인, 위병, 모험자와 그들의 몸종 등으로 모두들 서로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느긋하게 시내를 걸을 여유 따위는 모두 없는 것이였다. 이런 시대의 나도 분명 그럴 여유는 없었다. 늘 배고픔에, 폭력에, 빈곤에 등등 무언가에 쫓기던 기억만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지금도 별로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기억이 있다해도 빈곤이 개선된 것은 아니니 때문이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향할 때 라면야 이 정도 ..
"알겠다. 나는 카리아 버드닉이다. 그렇다면 마수를 타도해 보이겠다. 네놈은 거기서 지켜보고 있어라" 카리아 버드닉에게 그 이름은 사실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였다 귀족 세계에서 버드닉이란 이름은 안좋은 축에 속했다 지난 대전에서 상급 귀족이면서도 당주의 부재로 인하여 유일하게 참전을 하지 못한 가문에 속했다. 그로 인해 전쟁의 책임을 물어 버드닉은 귀족 계급에서 기사 계급으로 추락했다 기사 계급에도 당연히 명가는 존재한다. 기사 계급과 귀족 계급의 혼인도 드문 일이 아니다. 기사 계급 자체가 좋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상급 귀족 계급에서 기사 계급으로 몰락한 경우는 역사상에서 드문일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몰락한 가문인 버드닉 가는 조롱과 함께 그렇게 회자 되었고, 카리아 버드닉에게도 그 소문은 당연..
"그.. 아아아아아아아아앍!!!' 대형 마수와 아직 다 자라지못한 루키의 정면 충돌... 나는 칼 두개를 마수의 미간에 찔러 넣은 채 근처 풀숲으로 날아가 버렸다 입 안에는 쇠맛이 배어 잇었다 "하하하! 알고 있다고! 네 놈은 미간이 제일 약하다는 걸" 너 같은 대형 마수는 나중에서 약점이 밝혀진다고 찰과상 투성이가 된 채 볼을 치켜 올렸다. 살을 도려낸 감촉이 아직도 손에 남아 있다. 돌발적인 행동 이었지만, 성공이다. 가슴은 고양과 성취감으로 치솟았다. 그래, 여기서 도망친다면 예전의 나와 다를 바가 없을 거야 나는 무슨 일이 잇어도 과거의 나를 타파해야 해. 그리고 미래의 나를 바꾸지 않으면 안돼 마수는 고통의 목소리를 울리면서 피를 미간에서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치명상은 아니였지만, 무시할 수도 ..
미래의 기사단 준영으로 있는 자랑스러운 기사인 카리아 버드닉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기사는 희곡이나 무대들에서 존중받는 기사와는 크게 다르다 카리아 버드닉이 말하는 기사는 단지 강자에 불과하다. 비록 나약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마음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약한 자라면 그것은 그녀의 가치관에서 기사로 인정 받지 못했다 따라서 그녀 안에서 강하다는 것은 약함을 지키기 위함이 아니다. 과거 그녀는 힘은 더 강한 무언가를 타파하기 위한 수단 이였다고 말했고, 강자는 노력한 사람이고 약자는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했다. 카리아 버드닉은 그 생각을 마음 속 깊이 박아두며, 언제나 그 사상을 옳다고 생각 했다 '강자의 이론'... 재주가 있는 자의 오만함 그 여자는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