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1장 죽음은 만남을 알리고 (11)
8성 연합
"......." "......." 모든 게 끝났다 마음 속에서의 문제에 불과했던 나의 각오는 미사카기와 유우네의 죽음으로써 현실이 되었다 눈앞에서 사람이 살해당하고, 그것을 신고하지 않은 이상 난 이미 공범이다. 도주 방조라든지 그런 차원이 아니였다 그래도 실행범보단 죄가 가볍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 실행범이 하필이면 나나나기 시즈쿠.... 사형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징역 정도는 각오하는게 났겠지 무기징역이라던가 시즈쿠는 유우네의 시체를 발로 차고, 내 앞으로 걸어왔다 "내가 무서워?" "...아뇨" "그럼 왜 이렇게 떨고 있는 거야?" "......" 나나나기 시즈쿠가 무서운건지 아니면 목이 부러진 유우네의 시체가 무서운 건지 모르겠다 살인이란 행위가 무서운 걸까, 아님 쥐떼가 무서운 걸까 아님..
선한 자는 구경꾼일지언정 제 손으로 사람을 죽이진 않는다 보통 사람은 같은 사람을 죽일 베짱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벌 할 수 없는 것은 도덕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각오의 문제이기도 했다 살인이 범죄로 정의된 그 순간부터 선한 자들에게 그것은 불가침의 영역이 되었다 그러나 어떤 선량한 사람에게도 악성은 있다 즉 그것의 발산방법이야말로 말의 칼날... 불가시의 영역을 침범하는 원격 공격...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 최강이 된 순간이였다 그러나 그 최강은 끝없이 같은 층 아래 사는 인간이라야 성립되는 것 받는 쪽의 감성에 공격력이 좌우되는 말과는 달리 물리적 폭력은 위력이 일정했다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인간이 있는 것만으로 말의 최강성은 소멸하는 법이였다 예를 들어, 만약 이 순간 나에게 ..
사람에게는 버릇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먹는 법이거나 걷는 법이거나 대화를 나눌 때거나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반드시 존재하는 것이였다 그녀의 버릇을 깨달은 것은 작년 체육제 때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그녀가 시야에 들어왔을 때 깨달았다 "잠깐만! 유우네! 너 왜 날 때린거야?" 선캡을 쓴 인물의 정체 그것은 미사카기와 유우네였다 하지만 본인이라고 해도 여기서 반응은 하진 않을 것이다 선캡을 쓴 이유는 제3자로부터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이기 때문에 그녀는 쿵쿵거리며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뛰어도 나를 물리칠 순 없었다 보폭, 체격의 차이, 그리고 근본적인 체력 따라잡기라면 따라잡을 수 있다 어딘가의 약자마냥 파쿠르를 습득하고 있다면, 반대로 승산은 없지만 유우네에게 ..
의식이 오니,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움직이는 순간, 머리에 강렬한 통증이 강타했다. 나는 다시 내 몸을 땅에 눕혔다 "...여기는" 어디야? 허름한 민가로 보이는 공간이지만, 창 밖에는 무한한 어둠이 펄쳐져 있었다 현실 세계에 이런 장소가 있다면 어딘가의 지하실 정도 이겠지만 조금 전까지 학교에 있었던 내가 이런 장소에 있다는 것은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았다 시험삼아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프지 않군 그렇다면 꿈인 것일까 하지만 이렇게까지 의식이 명료한 꿈은 처음 꾸는 것 같았다 아픔을 실감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하면 현실세계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꿈은 기억의 일부라고도 하지만 이런 민가는 나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을 방침으로 삼던 나로서는 말이다 꿈 속에서 할 필..
"유우네가 날 원망했다고?" "응, 유우네는 어제 일어난 일을 전부 야나기마 탓으로 돌렸어 반드시 후회하게 할거라면서, 의욕 또한 넘쳐보였어 야나기마, 어제 유우네에게 무슨 일 있었어?" "뭐? 어제 너 없었어" "있었어 하지만, 원망해야 한다는 건 우리라고 생각해 야나기마를 원망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야" 확실히 정론이다 나를 원망하는 것은 매우 잘못 짚은 것이다 애당초 덤빈 쪽은 유우네인데다가, 구경꾼의 시선을 돌린건 나지만 실제로 스트레스를 그녀에게 준 쪽은 구경꾼이였다. "...그러고보니 너는 그 심문회에 참가했었어?" 마리아는 머리를 조금 갸웃거리며 도시락을 열었다 그녀의 도시락은 초라한 내 것에 비해, 매우 화려해보였다 "...멈추려고는 생각했어, 범인을 찾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잖아? 그저..
나나나기 시즈쿠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가져왔다 야식이나 목욕 같은 것은 가족이 잠든 심야에 몰래 할 수 있지만 유일하게 그렇게 할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취침한 사이 방 문을 열쇠로 잠금다면 어느 정도 대비할 순 있겠지만 가족이 여벌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을리가 없기 때문에 너무 늦게 일어났다간 가족이 이 방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자명종을 들여놓게 되었다 시간은 6시 반 자명종대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좋았지만 시즈쿠가 이 집에 머물러 있는 동안은 매일 이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 꽤 고생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딱히 못할 짓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안 자요?" 어젯밤 내내, 나는 온갖 힘을 사용해서 시..
여동생은 꼭 하고 싶다고 주장하며 나를 공원으로 데리고 갔다 사형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밖으로 외출하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부모님은 말했지만 위험하다고 안에서 움추리기만 한다면 제대로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나의 설득에 간신히 외출을 허락받았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사형수는 내 방에 있으니까 괜찮을 텐데 말이야 "오빠, 고마워" "공원의 놀이기구로 파쿠르 같은 건 절대 무리라는 걸 알려주려고 말이야, 뭐 기분 전환도 할 겸" 공원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와 아이가 여러 쌍, 노인이 한 쌍 있었다 인구밀도는 더할 나위 없고, 외부의 전망도 좋기에 갑자기 사형수가 덮쳐온다 해도, 도망 갈 수 있었다. 물론 구속의를 아직 벗지 않았기 때문에 시즈쿠가 덮쳐 올 일은 적다 나는 대체 왜..
미사카기와 유우네가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재난의 도래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 현장을 보고 있었다면 그녀는 범인을 알고 있었단 말이 되는 것이고 동시에 그 범인에게 협력한 나까지 알고 있다는 말이 된다. "자... 어떻게 할까요. 그 녀석의 입을 막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진정하라구, 너는 너무 서두르는 타입인거 같아" "서두르다뇨?" "너의 가정이 맞다면, 그 아이... 미사카기와 유우네는 심문 따위가 아니라 널 규탄해야 했을거야 그것이야말로 확실하게 널 몰아넣을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고작 심문에 그치고 말았지 애초에 봤다면, 네가 현장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아무래도 좋잖아? 내가 생각하기엔, 네가 날 데리고 돌아간 다음에 시..
자백하면 편해질까? 과연 그럴까? 이 놈들은 선행을 하고 싶은게 아니다. 그저 몰아붙이는 재미를 느끼고 싶을 뿐이야 잘못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심문해서 그저 잠깐의 명탐정 놀이를 하고 싶을 뿐인거야 물론 거기엔 악의란 없다 저들은 악의를 자각할 수 있는 행동 따윈 하지 못하니까 하지만 악의가 없다고 하면, 무엇을 해도 좋은 것일까? 물론 아닐 것이다 악의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면 악의 없는 살인은 무죄가 될 거니까 말이야 악의 없는 테러도 마찬가지 "그럼 심문을 시작하겠어! 야나기마 군, 앞으로 나와!" 이 중 몇 명이 정말 나를 의심하는 것일까? 분명 거의 반 정도는 장난으로 치부할거야 나와 사이가 좋다고 여겨지는 세 사람이 살해당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일 뿐 이것이 만약 다른 인물이라면, 그에 해..
"에... 어젯밤, 가까운 공장터에서 아토 히데야, 하나가사키 케이스케, 닛타 미즈키 이렇게 3명이 사망했습니다. 뭔가 짚이는게 있나요?" 떠들썩하게 가득 찬 교실내를 어느 정도 둘러보던 담임... 토키타 무네야는 고개를 떨구고 나서 소리를 질렀다 "알았어! 됐어! 다들 짐작가는게 없구나 시신은 경찰 쪽에서 조사를 받고 있지만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마을에 사형수가 도망쳐 왔다는 거야 모두 사람이 가까이 오지 않을 것 같은 곳에는 가지 말자" ... 그렇군, 도망쳐 온건가 전신 구속되어 잘 도망쳐 온 것이다 암튼 그녀에 대해선 아무래도 좋다 해야 할 일은 내 걱정이다 맥없이 죽어버린 세 사람은, 은근히 반에 녹아있었다 그 때문에 어째서 죽었는지, 한탄하고, 울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놈들은 죽..